부르델 박물관: 필립 코녜. 이후의 그림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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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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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델 박물관: 필립 코녜. 이후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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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ée Bourdelle : Philippe Cognée. La peinture d'après



2023년 3월 15일 재개관을 계기로 부르델 박물관을 근 1년만에 다녀왔다. 작년에 갔을때는 공사중인 장소들이 많아서 상설전과 정원밖에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부르델 박물관의 공간적 아름다움까지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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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나무가 예게 핀 4월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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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완 부르델 (Antoine Bourdelle)의 아뜰리에를 1929년 그가 사망한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겨진 흔적을 존중하면서 복원 및 개조했다고 한다. 부르델의 활동이 남긴 모든 흔적, 특히 손톱과 낙서까지 보존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가 살았던 시대가 느껴지듯 기억의 장소에서 그만의 고유한 시를 온전하게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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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박물관에서는 필립 코녜(Philippe Cognée, 1957년생) 회고전을 진행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필립코녜가 현재 파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임을 강조한다. 얼마전 오랑주리 미술관에서도 그의 특별전이 진행중인데 이 곳  부르델 미술관에서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다고 해서 방문한 것인데 역시 새로운 발견이었다. 화가이자 조각가이기도 한 코녜의 작품들을 선배 조각가 부르델의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것도 시대를 막론한 예술가들 간의 대화같아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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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녜는 낭트 근처의 베르투 (Vertou)에서 거주하며 작업하는데, 그의 작품들은 많은 작가들에게 찬사를 받았으며 퐁피두 센터, 낭트 미술관, 까르티에 재단 등의 최고의 현대 미술관들에서 매입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더욱 더 모르면 안 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 ㅎㅎ  1980년대부터 그는 고기, 플라스틱 정원 의자, 슈퍼마켓, 선반 등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적인 모티프를 탐구하며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페인트를 칠하면 작은 것이 웅장해지고 일상이 고상해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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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서 2015년 사이에 제작된 이 카탈로그 바젤 (Le Catalogue de Bâle) 세트는 천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아트 바젤 카탈로그를 다시 그려내며 이 작품을 완성했다. 이렇게 다시 그리기는 동일한 제스처와 움직임에 따른 인공물, 재생산, 사라짐 및 출현을 의미하며 다시 한번 그 자체로 작품이다. 그래서 피카소, 자코메티, 알렉산더 칼더, 앤디 워홀, 로스코, 제프쿤스 등등의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작년 10월 퐁피두 센터에서 전시했던 앨리스 닐의 작품도 커버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아는 작가들이나 작품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아는 것들이 더 많았다면 더 많이 공감하고 흥미로웠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더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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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들은 전시장 전체에 길게 늘여트려져 있었는데 마치 긴 미로를 해메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큐레이팅이 실제로 코녜의 회화가 관람객들에게 아리아드네의 실로 나타나길 바란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테세우스가 미로로 들어갈 때 실뭉치를 풀고 들어갔다가 나올 때 그 실을 다시 묶으며 길을 찾아오라고 꾀를 내어준 아리아드네의 이야기이다. 길잡이 역할을 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을 지칭하기 위해 그리스 신화에서 차용한  은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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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미로에 갇힌 듯한 커다란 방이 있었는데 꽃이 피거나 시들거나,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내는 꽃에 관심을 갖는다. 꽃과 마찬가지로 조각품, 특히 부르델의 조각품은 눈에 띄게 유기적이며 몸을 피부처럼 공간에 배치하고 빛을 탐하며 연약한 수액을 보호하여 시간의 변화에 ​​따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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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요한 프로젝트는 예술가의 작업에서 주요 개념인 "다시 칠하기"와 형식적인 확산의 선재와 정박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림과 조각은 코녜가 80년대 이후 그림, 광학 채도 및 그의 장로인 벨라스케스, 앵그르 그리고 루벤스의 유산을 탐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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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전시는 환경을 생각하는 프로젝트의 일종인데, 지속 가능한 개발의 과제를 고려하여 구상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쉽게 보관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픽처 레일, 장치의 설계, 조립 방법 및 제조를 사용했다고 한다. 사용된 재료의 깨끗한 분해를 허용하도록 고려되어서 전시회 레이아웃 70%는 향후 전시회에 재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책자도 함부로 버리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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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마저 조각같은 부르델 박물관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정원의 나무 마저 부르델의 작품같은 분위기의 이 멋진 박물관을 파리에 오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하고 싶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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