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글라스의 도시: 노트르담 드 파리 - 스테인드글라스 논쟁(1935-1965)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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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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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드글라스의 도시: 노트르담 드 파리 - 스테인드글라스 논쟁(1935-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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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2일부터 2025년 3월 9일까지

La Cité du Vitrail : Notre-Dame de Paris : la querelle des vitraux (1935-1965)


 


‘스테인드글라스의 도시’는 프랑스 트루와(Troyes)에 위치한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중세와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의 가치와 기법을 탐구하며, 그 역사와 제작 과정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 곳은 복원 중인 스테인드글라스를 전시하여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연구자와 복원 전문가를 위한 연구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만 상설 컬렉션이 없기 때문에 <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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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Cité du VitrailPhoto: Han Ji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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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Cité du VitrailPhoto: Han Jisoo   



트루와는 중세 시대부터 스테인드글라스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으며, 12세기부터 21세기까지 약 10세기의 유리 공예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이다. 그래서 실제로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에 대한 문화적, 역사적 자부심이 깊다. 트루와 대성당에서 소박한 농촌 교회에 이르기까지, 오브(Aube) 주는 유럽에서 독특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19세기부터 운영되고 있는 유리 공예 아뜰리에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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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Cité du VitrailPhoto: Han Jisoo   




스테인드글라스는 여러 색상의 유리 조각을 결합하여 만든 예술 작품으로, 주로 창문이나 벽을 장식하는 데 사용된다. 중세 유럽의 교회와 성당에서 많이 활용되었으며, 각기 다른 색상의 유리 조각을 이용해 다양한 패턴과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납으로 유리 조각을 고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빛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할 때, 각 유리 조각의 색상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빛나며, 경건함을 더해 주기 때문에 종교적 주제를 표현하는 데 특히 인기가 있다. 물론 현대에도 스테인드글라스는 주택, 공공 건물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며 현대적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어 장식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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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Cité du VitrailPhoto: Han Jisoo   


그동안 스테인드글라스를 떠올리면 성당의 엄숙함이 먼저 떠오르곤 했다. 그런데 박물관에서 발견한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패턴으로 꾸며진 유리 작품들을 보면서 약간의 편견이 깨졌다. 장식용으로 너무 아름답고, 각기 다른 빛으로 공간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가졌던 엄숙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경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매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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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Cité du VitrailPhoto: Han Jisoo   



이번 기획 전시회는 1935년부터 시작된 '노트르담 대성당의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에 관한 논쟁' 을 다룬다. 90년 만에 처음으로 이 스테인드글라스 작품들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게다가 2024년 12월로 예정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장을 기념하는 전시로, 대성당 복원 및 보존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부터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장을 향하여 (Vers la réouverture de Notre-Dame de Paris)" 라는 라벨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6월 파리 지하철에서 우연히 이 전시 홍보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때마침 트루와에 사는 친구와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의 매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개인적으로는 친구와의 소중한 시간도 보낼 수 있게 한 전시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938년 이후 처음으로 공개되는 약 15개의 가늘고 긴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을 비롯하여, 약 20개의 모형과 스케치, 여러 회화 작품 및 다양한 아카이브 문서(도면, 사진, 언론 기사 등)가 전시되어 그 시기의 격렬한 논쟁을 설명한다. 이 논쟁은 "역사적 기념물에 현대 미술을 삽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현대 창작이 그곳에 자리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전시회는 1935년부터 1965년까지의 30년에 걸친 이 사건을 다루며 여러 주요 사건과 중단, 반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논쟁은 예술계 뿐 아니라 대중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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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Cité du VitrailPhoto: Han Jisoo   

 



빅토르 위고(Victor Hugo)가 1831년에 출간한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와 관련된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고 있다. 그 당시 노트르담 대성당은 매우 열악한 상태였고, 이로 인해 대성당의 상징적 및 역사적 가치를 인식하게 되면서 중요한 보수 및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대규모 프로젝트의 감독으로는 건축가 외젠 비올레 르 뒥 (Eugène Viollet-le-Duc)과 장 바티스트 라쒸(Jean-Baptiste Lassus)가 선정되었다.


 


비올레 르 뒥은 대성당의 본당 높은 창문에 새로운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는 작업을 맡았다. 13세기에 장식된 유리창이었지만 1753년에 더 많은 빛이 들어오도록 철거되었다. 원래의 중세 모델이 없었기에 부르주 대성당(Cathédrale de Bourges)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참고하여 새로운 유리창을 디자인하였다. 이 새로운 유리창은 약 1855년에서 1860년 사이에 유리 제작자 니콜라 코페티에(Nicolas Coffetier)에 의해 식물 모양 회색 음영의 디자인을 제작되었다. 하지만 이 작업은 역사적, 미학적 관점에서 불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논쟁거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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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Cité du VitrailPhoto: Han Jisoo   




이 프로젝트는 당시 가장 저명한 12명의 유리 마스터들에 의해 추진되었으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하여 역사적 건축물에 현대 미술을 삽입하려는 이 논쟁은 2019년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이후 복원 때와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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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Cité du VitrailPhoto: Han Jisoo   



마지막으로, 스테인드글라스 전시장에 입장하기 전에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그것은 12세기에 설립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약국인 호텔-디유-르-콩트(Hôtel-Dieu-le-Comte)이다. 이 약국은 1725년경에 설립되어 수녀들과 약사들이 환자들을 위해 약을 제조하던 장소로,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당시 약사들이 사용하던 다양한 도구와 보존 용기, 의학적 물품들을 전시하며, 현대적인 박물관 전시를 통해 약사의 역할과 역사적 중요성을 소개한다. 특히, 약국의 넓은 홀과 높은 사다리, 구리 용기, 작은 증류기, 저울, 흰색 바탕에 파란색 장식이 있는 도자기, 약 제조실 그리고 고딕 아치형 천장과 모자이크 바닥은 과거 약국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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