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드킨 뮤지엄 : 시대의 조각 - 차나 올로프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본문 바로가기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dc6844e799399dddb82e7941c1448de0_1729312633_4636.jpg
 


자드킨 뮤지엄 : 시대의 조각 - 차나 올로프

본문

2023년 11월 15일부터 2024년 3월 21일까지

Musée Zadkine : Sculpter l'Époque - Chana Orloff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134_0321.jpg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082_0317.jpg



오십 자드킨은 러시아 출신 20세기 위대한 조각가 중의 한 명으로 파리에서 주로 활동했다. 자드킨 뮤지엄은 원래 자드킨이 살던 집이자 아뜰리에였는데 현재는 조각가의 작품을 기리는 새로운 창조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리 지붕의 빛, 계절의 리듬에 따라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나무, 돌, 청동 등 다양한 재료들이 관람객을 조각의 세계로 빠지게하는 매력이 넘치는 공간이다.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095_5725.jpg

 


2023년 11월 15일부터 2024년 3월 21일까지 자드킨 뮤지엄은 한 시대를 장식했지만 현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각가인 차나 올로프의 조각들을 소개했다. 강인하고 자유분방한 조각가였던 올로프의 작품관을 들여다볼 수 있고, 특히 그녀의 여성성과 모성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반영하는 총 100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107_1891.jpg

 



1971년 이후 파리에서 열리는 최초의 헌정 개인전이라고 한다.  사실 그녀는 생전에 프랑스와 이스라엘 등 국제 컬렉션에서 작품이 상당수 소장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라고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녀를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것이 박물관측의 바람이다.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147_5518.jpg




실제로 차나 올로프의 아뜰리에가 자드킨 아뜰리에 근처에 위치했었기에 이번 헌정전을 위해 이 박물관이 이상적인 장소라고 한다. 게다가 두 조각가는 모두 유대인 출신으로 러시아에서 태어나 파리의 몽파르나스 지역에 정착해 각자의 방식으로 당대 예술에 흔적을 남겼다는 공통점도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이 두 예술가들은 서로를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 친분을 떠나서 각자의 존재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166_0346.jpg




올로프의 작품은 여성의 신체를 통해 모성애를 드러내면서도 강인하고 자유로운 여성 인물을 표현하고 있는데 작가의 감수성과 작품이 주는 감동과 의미는 아주 깊고 따뜻했다. 조각은 단순한 물질의 형태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담아낼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됐다. 섬세한 디테일의 아름다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어머니의 삶과 그 의미를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운이 좋아 마침 파리를 방문한 어머니와 함께 관람했는데, 그래서인지  감동이 더 배가 되었다.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175_2279.jpg
 

 


차나 올로프는 자신의 뿌리인 유대인의 상징과 문화에서 깊은 영감을 받기도 했는데 전시회는 2차 세계대전의 공포와 이스라엘 국가를 위한 주요 기념비적 커미션의 완성이라는 전후 작업을 회상하며 마무리된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그 성공은 갑자기 중단되었고 유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은 올로프는 아들과 함께 간신히 스위스로 도피했다.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185_8959.jpg
edf7d0264aa88d19b4f3dbe9d9775409_1718158197_429.jpg
 

 


한 시대의 역사적 어둠과, 시대를 초월하는 모성애의 숭고함을 조각으로 새긴 이번 전시는 차나 올로프의 예술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과거의 상처와 인간 본연의 사랑이 조각 속에 공존하며 이런 부분들이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성찰을 선사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195 건 - 1 페이지




dc6844e799399dddb82e7941c1448de0_1729312774_3745.jpg
 



게시판 전체검색
다크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