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모탕 모네 박물관: 게임 중! - 예술가와 스포츠(1870-1930)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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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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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모탕 모네 박물관: 게임 중! - 예술가와 스포츠(1870-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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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4일~9월 1일

Musée Marmottan Monet : EN JEU ! - LES ARTISTES ET LE SPORT (1870-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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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개최되는 2024 파리 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기념하여 마르모탕 모네 박물관은 2024년 4월 4일부터 9월 1일까지 « 게임 중! 예술가와 스포츠(1870-1930) » 전시를 진행한다.  오랜만의 마르모탕 박물관 방문이다. 사실  외국인이라 그런지 프랑스인과 달리 파리 올림픽이 꽤나 기대가 된다. 그런데 내가 아는 모든 프랑스 지인들은 다 파리 올림픽을 혐오하고 올림픽 시즌에 파리를 떠나 지방으로 바캉스를 갈 계획을 짜고 있어서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한다. 프랑스인들의 마음은 정말 종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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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에는 스포츠가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변화시켰는데, 이는 곧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스포츠를 통해 현대성을 탐구했던 것이다 스포츠는 귀족이나 부유한 집안 출신의 영국 엘리트들 사이의 소셜 클럽에서 활동으로 이어졌는데 주로 승마, 요트 경주, 테니스, 펜싱 등을 했다고 한다. 사실 지금 현대인의 눈으로도 귀족 스포츠로 간주되는 종목들이지 않은가 ? 어쨌거나 이러한 스포츠들은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알프레드 시슬리, 에드가 드가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 주제가 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물론 일반 대중들도 스포츠를 즐기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  오노레 도미에나 펠리시앙 롭(Félicien Rops)이 유머러스하거나 약간 풍자적인 캐리커처 만화로  표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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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대중적인 스포츠가 국제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영국 축구와 럭비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에서도 행해지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엘리트들의 고급 스포츠(승마, 로운 테니스, 펜싱)와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대중 스포츠(공놀이, 사이클링, 복싱)가 공존했다. 사회가 더욱 도시화되고 산업화되면서 노동의 분업에 따라 개인 시간이 생겨났고, 스포츠는 여가와 자기 관리의 활동으로 여겨졌다. 이 과정에서 스포츠의 지위가 대중화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복싱 선수들의 초상화가 보여주듯, 이제 누구나 스포츠 선수가 될 수 있었고 성과를 추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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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스포츠는 남성들의 신체적인 힘을 과시하는데 사용되었으며, 이는 영웅적이고 남성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럭비나 복싱과 같은 종종 공격적인 스포츠는 여성들을 가장자리로 밀어냈다. 그렇게 여성들은 주로 출산의 역할에 한정되어 있었으며, 남성들의 업적을 관람하는 관객으로만 인식되었다. 1900년의 올림픽에 여성들이 등장했지만, 근대 올림픽 경기의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 (Pierre de Coubertin)은 그녀들의 스포츠 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었고 그녀들의 역할은 "승자의 왕관을 씌우는 것"이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여성들을 위한 스포츠 경기가 개최되었고, 여성들은 특정 여성 단체에 모여 첫 번째 현대적인 우승자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남성 화가들에 의한 여성 스포츠 선수의 모습은 춤추는 듯한 자세, 에로틱한 몸매, 우아한 의상 같은 성적인 측면만 강조되어 표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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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인상주의부터 입체주의까지 스포츠, 운동선수가 어떻게 모더니즘이나  아방가르드의 주체로 자리매김했는지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가 흥미로웠던 이유는 그 기획력과 창의성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이 스포츠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도 새삼 신기했고, 미술관 전체를 가득 채울만큼의 다양한 작품을 모아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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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를 보면서  18세기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 중 씨름도 분명 이 전시 대열에 끼워 넣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을 다니면 혼자 이런 저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나라면 어떤 전시 기획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구성해볼까? 이런 생각을 종종 하는데 그럴 때마다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갖게 되고 여전히 많이 배우고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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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클로드 모네의 « 인상 해돋이 »를 오르세 미술관이나 오랑주리에 가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사실 마르모탕 모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간 김에 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7월 14일까지 오르세 미술관에 예외적으로 대여되었으며, 이후 2024년 9월 8일부터 2025년 1월 19일까지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에 대여된다고 한다. 아쉬움이 남으니 ‘해돋이’가 미국 출장을 떠나기 전에 조만간 오르세 미술관에 다녀와야겠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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