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드마른 현대미술관 : 진실의 눈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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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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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드마른 현대미술관 : 진실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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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MAC VAL (Musée d’art contemporain du Val-de-Marne): L’œil vérité


2023년 5월 13일부터…


 


MAC VAL은 1950년대부터 프랑스 예술을 전문으로 다루는 유일한 박물관으로, 2005년 비트리 쉬르 센(Vitry-sur-Seine)에 개관하여 1982년부터 시작된 컬렉션을 대중에게 제공한다.   1950년대의 현대 예술부터 가장 동시대적인 예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프랑스 창작물과 만날 수 있게 친절하고 실험적인 활동을 제공하는 창의적인 공간이다. 입구에서부터  장 뒤뷔페(Jean Dubuffet)의 조각이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어서 아주 기분 좋은 입장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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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날은  교수님과 함께 수업의 일환으로 미술관을 방문해 관객을 위한 전시 캡션의 기능을 탐구했다.  캡션은 각 작품을 설명하고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전시 구성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다. 박물관 측은 ‘감각적인 캡션 (cartels sensibles)’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캡션을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하기 전에 우리와의 만남에 선보이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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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실의 눈” 전시회는 박물관측의 컬렉션 확장으로 구축되었고 1950-1990년과 그 이후 프랑스 현대 미술의 역사를 소개하며 오늘날의 예술을 더 깊이 있게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즉 프랑스 현대 미술의 역사를 제시한다.  마르셀 뒤샹이 예술과 창작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술의 한계를 깨 버린 작품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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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벽에서 영화관, 패션에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광학 및 키네틱 예술의 역동성을 출발점으로 삼아 진동하는 선, 빛의 유희, 반복되고 각인되는 색상 및 패턴의 흐름으로 전달한다.  기하학적 추상과 비공식 예술의 교차점에서 연속성과  다양한 움직임 사이의 영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광역학 예술의 시작을 강조한다. 팝 아트, 초현실주의, 내러티브 형상 등 여러 경향 ​​간의 교차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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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키네틱 아트의 대표적인 인물인 소토(Soto)가 직선과 곡선이 겹쳐서 만들어지는 광학 및 깊이 효과를 표현한다. 프레임 앞에 매달린 금속 막대는 우리가 움직일 때 시각적으로 진동한다. 그렇기에 관객의 움직임은 이 작품에서 불가피한 요소다. 작가는 이 주제에 대해 “나는 원동력으로서 눈 외에는 다른 것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전기 모터나 기계 장치를 사용하려고 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관객을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구현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감각적인 캡션에는 작품을 소개하는 명언 한 줄이 적혀 있었는데 그 한 줄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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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공간을 색채 조각으로 대체하는 것은 추상 미술, 더 광범위하게는 정신의 역사를 의미한다. 하늘이 파랗게 변하고 그 사이로 신성한 빛이 구체화된다. 지나 파네(Gina Pane)는   ‘말아올린 푸른 아침의 기억 (1969)’ 을 통해 기억 과정과 같은 정서적 기억의 생산을 가시화하려고 한다.  작가가 어린 시절 이탈리아에서 경험한 화창한 아침과 같은 행복했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알루미늄 구조물에 고정된 파란색 펠트를 나무 두루마리에 붙였다고 한다. 기억과 같은 시적인 힘은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보존하려는 시도이다. 



이 작품을 위한 감각적인 캡션에는 « 시간을 내어 이 작품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그런 다음 눈을 감고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인생의 행복한 순간, 색깔을 기억해 보세요. 지나 페나의 하늘만큼 파랗던가요? 청록색인가요?  라벤더블루?  차분한 느낌을 주나요?  아니면 우울?  폭풍?  외로움? » 라고 적혀져 있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캡션의 제안을 따라 작품을 감상해보니 단순히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작가와의 유대감과 이해도가 생기는 듯해 만족스러웠다. 만약 혼자 작품만 보았다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알기 어려워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텐데, 이런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작품과 작가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생겨났다. 전시 기획이라는 것이 단순한 작품들의 나열이 아니라 관람객과의 상호적인 소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 한번 깨닫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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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예술은 때때로 터무니없으면서도 우스꽝스럽고, 관객을 혼란스럽게한다. 특히 그 시대의 회화적 표현에 반기를 들음으로서 예술이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도록 촉구한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더 이상 자리를 잡지 못하는 방식, 일반적으로 우리가 진부하다거나 추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조차도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키고 예술 작품의 존엄성으로 승격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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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르의 ‘압축1995’은 구부러지고 뒤틀린 자전거 프레임, 바퀴, 핸들바와 페달이 서로 중첩되어 다양한 색상과 질감이 뒤섞여 있다. 감각적인 캡션에는 자전거를 구부리고 왜곡시켜 예술가가 표현하는 금속을 압축하는 힘을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서로 눌러보라며 관객의 촉각적인 참여를 제안했다. 손으로 압력을 주며 작품을 보니 괜시리 꾸겨진 자전거들이 얼마나 숨막혔을까? 하는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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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캡션들을 읽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나니, 현대 미술관은 역할은 예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보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관객에게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불러일으키는지,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예술을 능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눈 획기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일부 미술애호가나 평론가들을 위한 예술이 아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이해와 공감을 줄 수 있는 전시기획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전시였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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