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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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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재단: 마크 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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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dation Louis Vuitton : MARK ROTHKO 


2023년 10월 18일부터 2024년 4월 2일까지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는 색상의 직사각형 배열이 특징인 예술가이다. 로스코 회고전인 이번 전시회는 약 115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워싱턴의 국립 미술관, 런던의 테이트, 워싱턴의 필립스 컬렉션, 그리고 예술가 가족의 컬렉션을 포함한 최대 규모의 국제 기관 및 개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1999년 파리 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처음 있는 로스코 회고전인 만큼 전시장내에 인파가 엄청났다. 심지어 전시가 시작된 지 꽤 지났음에도 관람 열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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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에 있는 귀여운 루이비통 재단 길 안내판 


 


작가의 작업을 연대순으로 재단의 모든 공간에서 전시하는데 그의 첫 구상화부터 오늘날 그의 작품을 정의하는 추상화까지 예술가의 전체 작품을 시대별로 감상할 수  있다. 1930년대 뉴욕 지하철 장면과 같은 친밀한 장면과 도시 풍경을 그린 작품부터 전시는 시작된다. 로스코는 가족과 함께 러시아의 라트비아에서 미국의 오레곤 주 포틀랜드로 이주하고 나중에 뉴욕으로 이주하여 젊은 시절의  작품은 주로 도시 풍경을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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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로스코의 예술은 1940년대에 전환기에 접어들었고, 그곳에서 그는 비극을 표현하기 위해 고대 신화적 주제와 초현실주의에서 영감을 받은 레퍼토리를 통해 전쟁 중 인간의 비극을  표현한다. 개인적으로 로스코의 초창기  작품들은 처음 접해 보는 만큼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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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그의 작품은 색상과 레이어링을 통해 떠다니는 형태를 탐구한다. 그는 얇은 페인트 층을 사용하여 캔버스에 얼룩 효과를 만들고 이를 통해 색상이 서로를 통해 볼 수 있는 복잡한 영역을 만드는 기술을 사용했다. 로스코는 « 나는 그림을 음악이나 시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었기 때문에 화가가 되었다 »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작품이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그래서인지 로스코의 작품은 음악을 들을 때와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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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자신의 그림을 캔버스 안에서만 순수한 감정으로 인식하도록 작가가 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이  집안 인테리어에 제법 잘 어울린다는 점은 미묘한 색의 조화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때문은 아닐지!  로스코의 원작을 살 수는 없지만 전시 포스터를 2장 구매해서 집에 걸어두기로 했다. 그 안에 담긴 의미에 관계없이 미니멀리즘과 순수함 속에서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색의 조합이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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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에 로스코는 순수한 색상의 영역으로 캔버스를 그렸고 이를 직사각형 색상 형태로 더 추상화했는데, 이는 그가 남은 생애 동안 끊임없이 탐구하는 주제가 되었다. 50년에 걸친 경력 동안 그는 새롭고 열정적인 형태의 추상화를 창조했다. 로스코의 작업은 색상, 모양, 균형, 깊이, 구성 및 규모와 같은 형식적 요소에 대한 탐구가 특징이다. 색면회화의 선구자로서 로스코는 색, 빛, 비구상적 형태의 표현성을 보여주었다. 색채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며 그림의 공간적 구성을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흰색 톤의 리듬에 따른 직사각형 모양으로 빠르게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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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의 조각들과 함께 전시되어 로스코의 신비함, 영속성, 관객과의 대화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다.  로스코의 그림을 경험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특히 가장자리 주변의 색상, 모양 및 배경이 어떻게 서로 상호 작용하는지 보는 것이다. 그의 색면을 둘러싸는 부드럽고 솔직한 테두리는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유사하거나 다양한 톤을 번갈아 병치하면 서로 다른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낸다. 로스코는 시그니처 구조를 사용하면서 무한한 변형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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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초교파 예배당인 로스코 채플(Rothko Chapel)의 미니어처도 볼 수 있었다. 로스코의 작품은 특히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단순한 미술관으로 부르지 않고 채플이라고 부른다. 그의 예술을 통해 관객은 주변의 분위기, 소리, 그림, 사람, 삶의 사건에 받아들이기에 깊은 감정 수준에서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것 같다. 로스코의 작품이 눈앞에 있을 때 자연스레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은 아마 혼자 짊어지고 있다고 느꼈던 것을 표현해 준 데 대한 공감이 아닌가 싶다. 아직 삶의 깊이를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그저 작품에 대한 감탄만 나왔지만 함께 감상한 어머니는 생애에 다시 볼 수 없는 잊지 못할 전시였다고 한다. 전세계의 로스코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는 루이뷔통 재단의 파워도 새삼 느낀 전시였다. 내년 4월까지 열리는 만큼 봉주르파리 독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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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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