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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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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특집: 주제 사라마구 재단 & 렐루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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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AÇÃO JOSÉ SARAMAGO & Livraria Lello




가을 바캉스를 맞이해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포르투로 부모님과 함께 1주일간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가서도 <봉주르 파리 > 컨텐츠를 구상하는 나를  사로잡은 곳은 바로 ‘주제 사라마구 재단'과 '렐루 서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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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눈먼 자들의 도시", “수도원의 비망록", “미지의 섬”의 작가로 잘 알려진 포르투갈의 대문호 주제 사라마구(José Saramago)는 1922년 리스본 근처 아진하가(Azinhaga) 마을에서 태어났다. 리스본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갈베이아스 궁전 Palácio Galveias 공공 도서관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들은 그의 글쓰기 훈련장이 되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주제 사라마구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포르투갈을 넘어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되었다. 사라마구는 예술적, 교육적, 정치적, 사회적 차원에서 표현력을 발휘하며 광범위하고  다양한 영향을 끼친 세계적 작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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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사라마구는 1995년 루이스 데 카몽이스 Luís de Camões 상 (포르투갈어권에서 가장 중요한 문학상으로 포르투갈 국립 도서관과 브라질 문화부가 공동으로 수여하는 연례 국제 상이다.), 1998년 노벨 문학상 등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는데 사라마구는 유년 시절부터  지적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열망에 이끌려 시작된 독서 사랑은  곧 그의 글을 세련되게 만든 토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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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노벨상 수상으로 사라마구의 사회 참여 활동이 확대되었다.  5개 대륙을 여행하면서 문학적, 사회적, 정치적 성격을 지닌 회의를 열고, 학위를 받고, 회의에 참여하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존엄성과 계몽주의 실현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인류에게 파괴적인 패권 다툼이 아닌, 인간이 절대적으로 우선되는 공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선언의 이행을 요구하는 행동에 참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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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에 사라마구 이름으로 리스본에 재단이 설립되는데  이 재단의 주요 목적은 현대 문학의 옹호와 보급, 인권헌장 준수에 대한 옹호이자 작가의 작품의 가치와 삶에 대한 그의 태도를 이해하는 것에 있다. 포르투갈의 생명력을 지닌 주제 사라마구의 사회적, 정치적, 윤리적 사고에 대한 강조도 여기에 포함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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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022년에는 사라마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이 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작가의 전기적, 교육적, 시민적 경로에 초점을 맞춘 작품 읽기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독자, 특히 젊은이들을 확보하기 위해 문학 산책, 영화 상영, 시 낭송회, 문학 출판물 관련 강연, 워크숍이 이어졌다.  때마침 그 때 출판된 “눈먼 자들의 도시" 리미티드 에디션 출판물을 구매할 수 있었다. 물론 포르투갈어는 까막눈이지만 해외 여행을 갈 때마다 그 나라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을 원어로 수집하는 것이 취미이기 때문에 굉장히 뿌듯한 소비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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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마구라는 한 사람의 어깨에 그가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짐, 그가 가지고 살아온 생각, 많은 사람들의 나침반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말, 끊임없는 문학적 노력과 연구를 알아 볼 수 있었다. 또한 사라마구의 작품과 삶을 재발견하고 세상을 향해 외친 그의 목소리를 들어 볼 수 있는 귀한 체험이었 다. 문학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표현이자 그 안에 표현되는 인간의 희노애락을 경험하며 삶에 대한 통찰력은 더욱 깊어지는 것이 아닐까! 특히 인간 내면의 심오한 감정들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작가의 노고로  문학은 영원히 사랑받는 이유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상은  문학도로서의 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한마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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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마구 재단의 건축물은 부리의 집 Casa dos Bicos이라고 불리며 특이한 외관을 가졌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아줄레주(타일)로 덮여 있고 이 튀어나온 부리들은 16세기 리스본의 민간 주거 건0329d3fb2bee2a62973a8ae2b46e43b4_1698948397_0216.jpg


 


그렇게 리스본에서의 가장 큰 일정을 마치고 포르투로 이동했다. 포르투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유명한 렐루 서점 (Livraria Lello)을 방문했다. 1906년 문을 연 이후로 한 세기가 넘는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서점이다. 건축물과 내부의 아름다운 계단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네오 고딕 양식의 독특한 건축학적 디테일 덕분에 책과 작가의 가치를 높이는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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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리브라리아 렐로가 실제로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유명한 호그와트 풍경에 영감을 줬다는 이야기도 있다. JK 롤링이 포르토에서 영어 교사로 일할 때 주말에 서점을 방문하면서 시작되었다고는 하는데 진실 여부는 불확실하다. 아무튼 정말 해리포터 속에 나오는 도서관의 느낌이 들기는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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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리브라리아 렐로와 주제 사라마구 재단의 파트너십으로 사라마구의 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이 공간에는 초판본,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작품, 작가 개인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포르투갈어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유일한 작가인 사라마구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조금 특이했던 점은 어린 왕자 테마 룸이 있었다는 것이다. 리브라리아 렐로와 FASEJ(앙트완 드 생텍쥐페리 재단)의 파트너십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라고 한다. 그래도 포르투갈에서 만나니 더 반가운 어린 왕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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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관광 명소가 된 만큼 책방 본연의 기능은 상실한지 오래된 것처럼 보였다. 조용히 사색하고 책을 즐기는 것보다는 건축물 내부 관람이 주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 조금 아쉬웠다. ​​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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