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메 국립아시아미술관: 요가. 고행자, 요기자, 수피교도/ 이미지와 사람, 20년 후 바미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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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Guimet: Yoga. Ascètes, yogis, soufis/ Des images et des hommes, Bamiyan 20 ans après
기메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하는 요가 관련 전시를 보러가게 되었다. 원래는 다른 전시를 가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 전시가 2월2일에 막 오픈한 따끈따끈한 시의성이 있었고 2년차 요기니인 나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학교 가기 전 혼자 최소 40분씩 꾸준히 요가를 실천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요가 관련 서적도 사 볼 정도로 관심이 항상 있었기에 이 곳으로 먼저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고대와 현대 인도에서 반복되는 고행자의 모습은 인도 예술에서 다양하게 표현된다. 요가는 정신적 육체적 훈련의 발전, 즉 세상과의 단절임을 보여준다. 금욕주의적 표현에 집중된 이 전시회는 10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인도 미니어처와 나무와 청동 조각 세트를 함께 선보인다.
전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고 작품들도 모두 70여 점 정도라서 관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이 작품들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만큼 소중한 기획전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별전에 대한 큰 기대감을 안고 간 것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요가의 역사를 재발견하게 된 것이 나름의 수확이었다. 게다가 그림 속 인물들이 행하는 어려운 동작들을 보니 '나는 언제 저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라는 부러움이 일었다. 하지만 그들이 기본적으로 하고 있는 요가의 가부좌 자세는 '연꽃자세' 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 자세도 그냥 책상 다리 하듯 앉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한 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위에 올리기 조차 힘든데) 이제 그 쯤은 문제없이 할 수 있으니 천천히 꾸준히 나아가자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을 도피하는 것은 인도에서 발달한 많은 종교적 흐름에서 일찍이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포기에 대한 열망' 은 아마도 환생에 대한믿음 때문이었으리라. 환생은 인간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는 고통으로 인식된다. 이것은 업과 그 결과를 모두 나타내는 산스크리트어 '카르마' 의 인과성과 관련이 있다. 좋든 나쁘든 우리 삶의 행동은 다음 삶의 행복한 재생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고행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인과관계의 사슬을 줄이는 수단이 된다.
나의 요가 구루께서 몸을 힘들게 하는 요가를 하는 이유는 마지막에 '송장자세' 라고 불리는 '사바아사나' 를 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셨다. 시체처럼 누워 몸에 힘을 완전히 빼고 등을 바닥에 붙여 몸과 마음의 완전한 휴식을 되찾는 것이다. 처음에는 완전한 휴식을 위해 고행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역설적으로 들렸다. 하지만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정신 수양을 하였더니 어느새 화와 분노가 많이 줄어 든 것 같기에 그 사실을 주변인들에게 이야기했으나 그닥 동의하거나 긍정의 대답을 해주진 않았다. ㅎㅎ 얼마나 더 수양을 해야 하나!
아쉬탕가 요가의 구루 파타비 조이스께서 말씀하시길.. 요가 수련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설탕의 달콤함을 맛보지도 않고 그의 단점만 찾으려는 것과 같다며 요가 입문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요가를 바르게 수행한다면 신체적 정신적 영적 행복을 얻을 수 있다니 독자들도 도전해보시길!!
참고로 남녀노소 모두 심지어 아프거나 허약한 사람들도 요가에 성공할 수 있다. 게으르지만 않으면 모두가 수련을 통해 요가 완성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2년차 요가인으로서 감히 말씀드린다.^^
요가 전시 관람을 마치고 약간의 지적 목마름이 있었는데 아래 층에도 특별전이 진행 중이라 들르게 되었다. 아프간 절벽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작품을 통해 바미안의 파괴된 유적지를 추모하는 전시였다. 바미안은 아프가니스탄 중부의 도시로 탈레반에 의해 석불, 고대 불화가 파괴된 곳이다.
시각 예술가 Pascal Convert의 사진은 이 불교 유산의 풍요로움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조명한다. 이 전시회는 80년 전에 사망한 바미안 고고학자이자 박물관 큐레이터인 Joseph과 Ria Hackin에게 경의를 표하는 전시라 한다. 미술관 측은 간다라에서 이슬람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 아프간 절벽에서 발견된 일련의 독특한 고고학 작품을 선보이며 특히 금박 유적을 보존하고 있는 두 손의 불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보편적 가치를 지닌 이 작품들은 실크로드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도, 그리스, 로마 등 모든 영향을 받는 이 계곡에서 불교 예술의 비범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음을 시사하는 전시이다.
오늘따라 학생들도 미술관에서 수업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이길래 사진도 찍고 뮤지엄샵에서 요가관련 책들을 파는 모습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소개할 전시는 비록 오늘 요가전시에 밀렸지만 멋진 전시라 조만간 다녀올테니 독자들은 기대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