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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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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IMATE FIGHT-아시아 무술/자크시락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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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IME COMBAT- Arts martiaux d’Asie> Le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새해를 맞아 한번도 안 가본 뮤지엄들을 가보려고 찾다 때마침 1월1일에도 문을 여는 자크시락 뮤지엄으로 발길을 향했다. 에펠탑 근처라 지나다니던 곳이고 늘 궁금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리움 미술관을 설계한 장 누벨의 건축물이어서 조만간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 Le musée du Quai Branly>은 RER C선을 타고 La gare du Pont de l'Alma에서 내리면 찾아갈 수 있게 표지판이 바로 있다. Jacques Chirac 박물관은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및 아메리카(비유럽 문명)의 예술 및 문명 박물관이다.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Jacques Chirac이 주도하고 Jean Nouvel이 수행한 이 프로젝트는 2006년 6월 20일에 오픈한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문화 강국 프랑스는 대통령들이 항상 자신만의 문화 사업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데 (프랑수와 미테랑 대통령의 프랑스 국립도서관,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의 퐁피두 센터 등 ) 2019년 세상을 떠난 자크시락 또한 그의 이름을 딴 박물관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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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속 자연처럼 입장하면 갈대밭이 펼쳐진다. 




건축가 장 누벨이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및 미주 사람들의 예술을 정의하고 발전에 기여하기를 원했던 자크시락 대통령에게 바친 메시지가 입구에 전시되어있다. Monsieur Jacques CHIRAC, Président de la République로 시작하는데 프랑스는 자기네 나라 대통령을 일컫을때 공화국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상설전은 아프리카 아시아권 문화의 의상과 생활양식들을 전시해놓았다. 마치 고대 부족을 탐방하는것처럼 느껴지는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길다랗게 쭉 늘어진 전시장에 보이는 파티션은은 관람객이 앉아 쉴 수 있도록 배려해놓았다. 몇년전 건축문화단지에서 <건축가의 가구전> 을 보고 난 이후에 역시 건축가에게 의자는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오브제라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이 곳의 컬렉션은 규모가 엄청났는데 사실 약간 섬뜩하게 느껴지는 전통 가면들이 많아서 빠른 발걸음으로 지나가긴 했으나 이런 문화유산을 흥미로워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가볼만 하다. 



그리고 한복도 발견해 순간 반가웠는데 전시된 한복이 너무 낡고 볼품없는데다 남성용 한복은 아예 전시되어 있지도 않아 아쉬웠다. 사실 유학 초창기였으면 '오, 우리 한복이 프랑스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다니!' 라며 기뻐했겠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간만큼 당연하게(?) 바라보거나 심지어 전시 상태에 불만을 표하는 경지에 올랐다. ^^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를 연상 시키는 작품들도 많이 있고, 그 조각들이 원형의 투명관안에 전시된것은 마치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를 떠올리게했다. 아마 인류최초의 기원이란 뜻이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혼자 넘겨짚으며 기획전으로 향했다!



기획전은 아시아 무술의 기원과 특징에 대한 내용으로 300여 점의 고대 및 현대 작품과 역사적 인물 및 가상의 영웅을 통해 전시되었다. 아시아 무술의 상징적인 인물인 이소룡과 함께 대중 예술과 문화, 특히 영화에 대한 이야기 여행이었는데 문제는 이소룡과 브루스리가 같은 사람인지 조차 몰랐던 나에게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다. 오히려 전시장 입구에 마련되어있는 뮤지엄샵의 아시아 간식들에 눈길을 빼앗겼다. 이소룡의 팬들이 알면 기가 찰 노릇이겠지! 



전시는 힌두교와 불교 예술에서 전투를 표현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서유기의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의 코스튬과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는데 그 정도까지는 내가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전시관이 어두워서 사진이 선명하지 못한 점은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군사 지식과 아울러 신체, 자연 및 세계를 나타내는 중국 소림 승려들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그들은 육체적 정신적 힘을 개발하기 위해 불교 명상의 호흡을 사용하고 인체 구조를 파악해 혈자리를 공부했다고 한다. 



아시아 무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 이소룡에 대해서는 수많은 포스터와 잡지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여러개의 스크린을 통해 그의 무술을 현장감있게 보여주는 구간도 있었다. 그 유명한 "아뵤~!"가 생각났지만 그런 것을 따라하는 성격은 아니라 조용히 관람만 하다왔다. 생각보다 관객이 많아서 의외였는데 상영해주는 영화의 일부를 앉아서 길게 보는 사람들도 많아서 놀라웠다. 나만 그닥 흥미가 없지 사람들은 다 재미있어하는구나 싶은 전시였다. 특히 프랑스인들에게 동양의 무술이나 무술영화는 상당히 신선한 흥미꺼리인듯 했다.



일본 무술은 선불교에 뿌리를 둔 고대 사무라이 전쟁 기술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과 함께 일본 특집이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사무라이와 일본의 칼 문화가 제국주의를 떠올리게해 거부감이 있는데다 음산한 기운마저 감돌아 빨리 지나가고싶은 구간이었다. 



전시장 출구앞에는 로보트나 장난감이 전시되어있고 실제 그 관련 게임을 할 수 있게 설치해두었다. 아이들한테 인기가 많아보였지만 나는 큰 로봇 앞에서 빠르게 인증샷을 찍고 전시장을 나섰다. 왜냐하면 상설전을 나오는길에 도서관을 발견해서 그 곳을 빨리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해 1월1일인데도 도서관에 사람들이 꽤 있어서 다들 열심히 살고 부지런히 공부하는데 나만 연말연시에 빈둥빈둥 한량처럼 산 것 같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는데 다행히 그 와중에도 졸고 있는 분이 계셔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이런 곳에서 공부하면 되게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에 여기와서 공부를 할까 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밖에 보이는 대나무숲과 자연이 주는 안도감 덕분에 숙면에 빠져들 것이라는 나 자신에 대한 수십년간의 데이터베이스들이 그만 결론을 내려줬다.ㅎㅎ 잠깐 평온한 도서관을 들렀다는 것에 만족해야지! 



나가는 길에도 뮤지엄샵이 크게 따로 하나 더 있었는데 재미있는 상품들이 쏙쏙 보였다. 참고로 저 생선 조형물은 무려 4500유로였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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