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 대지미술 /포장된 개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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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의 사후 첫 작품인 개선문 패키징 소식을 <봉주르 파리> 독자들에게 발빠르게 전하고 싶어서 토요일 알바가 끝나자마자 (사실은 나부터 무척 궁금) 1호선을 타고 샹젤리제 거리로 향했다. 지난주부터 학교가 개강을 해버렸기 때문에 작품 철수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 같아서 오픈 첫 날 다녀왔야만 했다. 아마 당분간 학기중에는 바빠서 전시 리뷰 포스팅이 뜸할 것 같다는 점을 미리 독자들에게 밝혀둔다.
평소 같으면 개선문 밑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출입구들이 전시기간동안은 다 통제되었다.
지난주 샹젤리제에 나왔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인파가 북적거렸다. 횡단보도나 개선문을 중심으로 한 별모양 로터리는 차없는 거리가 되어서 도로 한 가운데서 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물론 바리케이트와 안전요원들은 대기중이었다.
아래는 지난 9.5일 개선문 에서 찍은 사진인데 이때는 거의 작품의 윤곽밖에 알 수가 없었다.
9.18일 개선문의 풍경은 이러했다.
크리스토의 책자도 파는 작은 1인 부스도 있었다.
개선문(Arc de Triomphe)이 2021년 9월 18일부터 10월 3일까지만 Christo의 예술 작품으로 변모한다. Christo와 Jeanne-Claude가 설계한 프로젝트의 실현으로 25,000제곱미터의 재활용 가능한 은색 패브릭이 완전히 개선문을 감싼 것이다. 불가리아 출신의 미국 예술가가 2020년 5월에 사망한 이후 그가 없이 구현된 첫 번째 프로젝트지만 이는 1962년부터 아내 Jeanne-Claude와 함께 구상을 했었고 그의 조카 블라디미르 자바체프가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진행했다. 작품명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Wrapped)>
크리스토의 작품은 초등학교때 리움미술관에서 뉴욕 센트럴파크를 주황색 천으로 둘러싼 '게이트'라는 작품을 보았던 것이 처음이다. 그때는 대지미술이라는 것의 개념도 몰라서 대체 뭐가 작품이지? 저 곳을 찍은 사진이 작품이라는 것인가 스케치한 것이 작품이라는 것인가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공공미술 작품이 설치되었던 센트럴파크의 풍경 그자체와 이를 위한 수많은 스케치, 설계도, 사진 등이 다 작품의 일부라는 것을 훗날에야 알게 되었다.크리스토는 1985년 파리의 퐁뇌프(Pont Neuf), 1995년 베를린 독일 의회도 천으로 둘러 씌운 적이 있다.
<아래는 작년 2020년 퐁피두에서 전시했던 크리스토 전을 포스팅한 내용이다>
https://m.blog.naver.com/mangchiro/222074204234
Christo & Jeanne-Claude 크리스토(Christo Vladimirov Javacheff)는 1935년 6월 13일 불가리아 ...
아래는 이번 전시에 대해 프랑스 언론에서 다룬 내용들을 번역해 작품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먼저 왜 크리스토가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착수했을까?
Christo에게 정확한 용어 "패키징"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포장(Emballage) 에 관한 것이 아니라 패키징(Empaquetage) 에 관한 것이다. 이 단어에는 여행, 이동이라는 도피적이고 유목민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일상을 색다른 방식으로 강조하는 패키징이다. 이는 시선을 멈추고 정지된 시간을 만드는 방식이다. 1957년부터 그는 이미 모든 종류의 작은 물건을 (가구, 유모차, 슈퍼마켓 카트) 랩핑했다. 그런 다음 1968년 Barrel Wall, Visconti Street Iron Curtain과 같은 거리 규모로 확장 했다. 그 후 그의 작업은 기념물을 감싸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Jeanne-Claude와 Christo가 포장한 개선문은 공공 공간에서 현대 미술에 대한 논쟁을 되살린다. 두 작가의 사후 작업은 미학적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논쟁의 일부이다. 모든 프랑스인이 이 기념비의 새로운 스타일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은 몇 주 동안의 긴 준비와 거의 100명의 로프 접근 기술자가 기념비를 패키징하며 1,400만 유로를 지출했지만 이는 결국 작가의 재산으로 자금을 조달한 작품이라는 것에 분개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의 감상은 소셜 네트워크의 논란과는 거리가 멀다. 내가 지금 이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택받은 것 같은 느낌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에 이 기념비적이고 장엄한 현대 작품이 설치되었고 심지어 아주 일시적인 (단 보름동안만 볼수 있는)볼 수 있는 이 대지미술 작품이 직접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 흥분되는 일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파리의 하늘 아래 최신이자 최고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도시자체가 예술이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