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주리 미술관 : 인상파 장식 - 수련의 근원에서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본문 바로가기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dc6844e799399dddb82e7941c1448de0_1729312633_4636.jpg
 


오랑주리 미술관 : 인상파 장식 - 수련의 근원에서

본문

Musée de l’Orangerie :Le décor impressionniste - Aux sources des Nymphéas



부활절 바캉스 기간을 맞아 프랑스를 방문하신 부모님과 함께 파리 시내 투어를 하면서 나름 프로 전시 관람러의 면모를 발휘해 여러 미술관을 모시고 다녔다. 오랑주리 미술관을 한 번도 관람하지 못하신 아버지를 위하여 효녀 가이드의 투어 일정에 추가했다. 부모님이 시차 적응도 채 하시기 전임에도 하루에 전시를 최소 2개씩 보러 다니는 강행군에 지치실만도한데 새롭게 배우고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아서 좋다 하셔서 다행이었다. 부모님의 이러한 예술 사랑과 지적 호기심을 고스란히 물려 받은 것 같아 감사하고 이제 이렇게 가이드까지 해드리니 부모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는 것 같아 뿌듯했다.



a2fa7b13daaaac94b8fee1388eaf574e_1680421356_4189.jpg



오랑주리 미술관은 자주 가봤지만 언제 보아도 감동적인 모네의 수련 연작들을 항상 먼저 감상하고 기획전들을 보러 가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 이 큰 그림이 어디 도망가거나 사라지지 않겠지만 파리에 있는 한 최대한 이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다. 오랑주리에서는 클래식 공연도 자주하는데 내가 다녀온 날은 공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피아노를 조율하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어렸을 때, 피아노 선생님이던 이모에게 체르니 40번을 배우다가 울면서 방을 나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ㅋㅋ



오랑주리 미술관의 건물은 나폴레옹 3세 때 튈르리 궁전(지금은 파괴됨)의 오렌지 나무를 수용하기 위해 1852년에 지어졌다. 정치인 조르주 클레멍소(Georges Clemenceau)는 1921년에 모네의 작품들을 이곳에 설치하자고 제안해서 현재까지 모네의 대작들이 전시된 것이다. 이 위대한 작품들 덕분에 오랑주리 미술관은 관람객들에게 끝없는 환상과 평화로운 명상의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인상파 장식> 이라는 제목으로 일상에서 아름다움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고민하던 인상파 화가들의 실험 정신을 드러낸 전시였다. 그들은 수련, 벽, 물건, 부채, 도자기 등등의 다양한 매체를 접하며 모든 가능성을 탐구했다. 인상주의 작품은 풍경, 꽃 또는 일상 생활의 장면과 같이 장식으로 인식되는 것이 낯설지 않다는 생각도 했다. 마네와 드가 같은 인상파 화가들은 평생 동안 그림과 장식물을 제작했다고 한다. 그들은 19세기 말 예술적 실천, 미학적, 사회적 반성의 중심에 있는 "장식"이라는 개념을 그들의 방식으로 재정의하면서 많은 기법을 실험했다는 것이다.



인상주의의 이러한 측면은 오늘날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모네가 그의 "위대한 장식"이라고 부른 오랑주리의 수련 연작이 ‘인상파 장식’ 분야에 대한 상징적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 모네가 그린 이 대작들이 마치 "벽지"처럼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시회는 세잔, 드가, 마네, 모네, 모리조, 르누아르의 작품들로 인상파의 또 다른 역사를 탐구하도록 한다. 르누아르의 말을 빌리자면 예술은 무엇보다 "벽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신념으로 인상파 화가들이 80여 점의 그림, 부채, 도자기 또는 드로잉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시 설명을 읽으면 예술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시를 큐레이팅하는 것이 정말 놀랍고 그들의 열일하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런 전시를 기획하는 것도 대단하고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만큼의 어마어마한 소장품이 있다는 것도 부러웠다. 



물론 상설전에서 만난 모딜리아니, 피카소, 르누아르, 마리 로랑생의 작품들도 잊지 않고 잘 챙겨보고 오면서 독자들을 위해 촬영한 사진도 함께 공유하고자 하면서 오랑주리 미술관에 대한 포스팅을 마무리 한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184 건 - 3 페이지




dc6844e799399dddb82e7941c1448de0_1729312774_3745.jpg
 



게시판 전체검색
다크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