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양호 개인전 《DASEON》 개최
갤러리제이원, 2025. 4. 28 ~ 5. 10
본문
오랜 구도자의 길을 걸어온 화가 윤양호가 회화를 단순한 표현의 수단을 넘어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수행적 사유의 방식으로 확장시킨 전시 ‘DASEON’으로 갤러리제이원에서 2025년 4월 28일부터 5월 10일까지 선보인다.
윤양호, 2-Daseon, 2025, mixed media on canvas, 97x97cm. © 작가, 갤러리제이원
윤양호, 4-Daseon, 2025, mixed media on canvas, 97x97cm. © 작가, 갤러리제이원
윤양호, 3-Daseon, 2025, mixed media on canvas, 97x97cm. © 작가, 갤러리제이원
서구 철학과 동양 정신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작가는 단색화와 색면추상이라는 현대적인 조형 언어를 통해 회화를 존재 인식의 장으로 끌어올린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핵심 개념인 ‘DASEON’은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사유하고 실천해 온 철학적 통찰이자, 그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고유한 언어로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DASEON’은 독일 철학자 칸트의 ‘Dasein(현존재)’ 개념에서 영감을 받았다. 칸트에게 ‘Dasein’이 감각 경험을 통해 인식되는 실재를 의미하며, 하이데거에게는 존재를 자각하는 인간 현존재를 뜻하는 반면, 윤양호에게 ‘DASEON’은 이러한 철학적 개념들을 예술적 감각과 수행의 실천 속에서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이는 곧 ‘지금 여기’의 생생한 존재 감각을 회화적으로 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작가가 사용하는 색채가 지닌 깊이 있는 상징성이다. 윤양호는 보라색을 신성함과 내면 정화의 상징으로 제시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힘을 부여한다. 단색의 심오한 깊이로 표현된 보라색은 관람객의 내면으로 깊숙이 침잠하는 감각을 일깨우고, 색 자체만으로 정화와 명상의 의미를 획득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연두색은 초심, 즉 생명의 본질과 근원을 향한 회귀를 상징하며, 봄의 새싹처럼 존재의 시작점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심화된 조형 교육을 통해 서구 현대미술의 구조적인 사고를 체득한 윤양호는 귀국 후 ‘선조형예술’이라는 독자적인 개념을 정립하고 대학원 과정을 신설하여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그의 이러한 학문적 노력은 단순한 형식 실험을 넘어선 미학적·미술사적 개념의 이론화로 이어졌으며, 다수의 학술논문을 통해 자신의 예술 세계를 학문적으로 견고하게 구축해왔다. 현재는 한국과 독일 쾰른을 오가며 철학과 예술, 그리고 수행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