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은·이안 하·서지원 3인전 《An Empty Bed Isn’t Empty》 개최
상히읗, 2026. 1. 30. – 2. 28.
본문
상히읗은 오는 1월 30일부터 2월 28일까지 장다은, 이안 하, 서지원의 신작을 선보이는 3인전 《An Empty Bed Isn’t Empty》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미지와 대상, 사건과 의미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간의 어긋남’에 주목하며, 그 어긋남이 하나의 상태로 지속되는 지점을 탐색한다.
전시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사건 이후에 남겨진 흔적이기보다, 대상과 동시에 혹은 그보다 먼저 도착해 자리를 점유하는 존재로 제시된다. 이 이미지들은 대상을 재현하거나 보존하기보다는, 사건과 대상 사이에 생겨난 시간의 틈을 현재에 붙잡아 두는 역할을 수행한다. 《An Empty Bed Isn’t Empty》는 이처럼 비어 있음과 이미 점유된 상태가 공존하는 장면을 하나의 전시 구조로 엮어낸다.

장다은 <Performance <6>>, 2026 아교로 접착한 목판 위에 채색과 한지 75 x 185 x 5.3 cm © 작가, 상히읗

이안 하 <not as yet>, 2026 장지 위에 실크스크린과 채색 210 x 147 cm © 작가, 상히읗

서지원 <N U D E>, 2026 자카드 천, 흑채, 압정과 1960년대 필름 140 x 65 cm © 작가, 상히읗
장다은은 이야기와 기록, 이미지가 완결된 의미로 도착하지 못한 채 반복되고 전승되는 상태에 주목해 왔다. 신화와 설화, 동화처럼 여러 시간대를 가로지르며 변형된 서사들을 다루되, 이를 하나의 이야기로 재현하지 않고 서로 어긋난 서사들이 겹쳐진 구조로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개인전 ⟪Chorus⟫(프라이머리 프랙티스, 2025)에서 선보였던 퍼포먼스 〈6〉(2025)의 기록을 평면 작업으로 전환한다. 퍼포먼스 과정에서 축적된 기호와 텍스트는 반투명한 한지로 옮겨져 오려지고, 비워진 자리는 프레임 위에 그대로 남는다. 제거된 형상은 반전된 상태로 적층되며, 기록이 사라진 이후 이면에 쌓이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 작업에서 평면은 완결되지 못한 서사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의미들이 겹침과 공백의 상태로 응축되는 장소로 작동한다.
이안 하는 표면에 남은 얼룩과 잔여, 파편들이 맺는 새로운 관계에 주목한다. 그는 덮고 지우며 긁어내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이미지의 완결을 미루고, 화면 위에 축적된 흔적들이 하나의 서사로 수렴되지 않도록 유지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동아시아 회화의 전통적 도상인 사군자를 호출하면서도, 이름 모를 잡초와 장미, 날카로운 가시 등 이질적인 요소들을 끌어들여 기존의 질서를 교란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not as yet⟩(2026)과 ⟨돌고 돌고⟩(2026)는 떨어져 나온 재료의 부산물과 반복된 제스처들이 화면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안 하에게 회화는 생성과 소멸이 끊임없이 갱신되는 살아 있는 구조이다.
서지원은 일상에 지나치게 가까워 의심 없이 소비되던 이미지들이 서로를 지시하고 방해하며 훼손되는 지점에서 작업을 출발한다. 그의 화면에는 친숙함과 불안함, 아름다움과 혐오가 선후를 가릴 수 없는 상태로 겹쳐진다. 〈Pattern〉(2026) 연작은 화조도의 도상을 크롭하고 반전시켜 의미를 훼손한 이미지들을 낡은 벽지나 유흥가의 패턴처럼 재배치한 작업이다. 반복된 사포질과 얼룩을 통해 도상의 상징성과 출처는 점차 식별 불가능한 상태에 놓인다. 또 다른 신작 〈N U D E〉(2026)는 인화되지 못한 누드 필름에서 출발해, 군사기지 인근 마을에서 발견한 유흥업소의 문을 본뜬 구조물 위에 부착된다. 수없이 열리고 닫혔을 손과 시선을 암시하는 이 문은 끝내 내부를 드러내지 않으며, 평면을 ‘통과할 수 없는 입구’로 전환한다.
한편, 이번 전시는 류츠신의 소설 『삼체』 삼부작에서 착안한 시간적 구조를 개념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상히읗은 《An Empty Bed Isn’t Empty》를 통해 시간의 선형적 흐름에서 벗어난 이미지의 상태를 조명하며, 비어 있으나 결코 비어 있지 않은 장면을 관객 앞에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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