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비갤러리는 오는 2026년 2월 3일부터 2월 28일까지, 신진 작가 그룹전 《New. Now. Next.》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헤드비갤러리에서 주최한 2026 신진 작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미성, 김선경, 김한울, 노연지, 오그림, 한원식 작가의 작업을 중심으로 기획되었다.
전시 제목 《New. Now. Next.》는 동시대 시각예술의 흐름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감각과 가능성을 포착하고, 그것이 현실과 미래를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탐색한다.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시선과 언어로 삶과 감정, 공간과 관계를 해석하며, 고유한 조형 언어를 통해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안한다.
© 작가, 헤드비갤러리
김미성, 쉬는시간, Oil on canvas, 80.3 x 116.8 cm, 2025 © 작가, 헤드비갤러리
김선경, Doll House III, Oil on canvas, 130.3 x 97 cm, 2025 © 작가, 헤드비갤러리

김한울, 꿈결, Acrylic on linen, 145.5 x 112 cm, 2023 © 작가, 헤드비갤러리
노연지, Luck Is Near, Mixed media on canvas, 53 x 53 cm, 2025 © 작가, 헤드비갤러리
오그림, Knock No.12-01, Mixed media on canvas, 80.3x80.3cm, 2025 © 작가, 헤드비갤러리

한원식, Aix en Provence 어느 카페에서의 오후 Un après-midi dans un café à Aix en Provence, Oil on canvas, 90 x 60 cm, 2023 © 작가, 헤드비갤러리
김미성은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감각과 기억의 잔상을 회화로 포착한다. 작가에게 기억은 선형적인 회상이 아닌, 하나의 감각을 통해 겹쳐 열리는 정서적 층위다. 낡은 사물이나 장면에서 촉발된 기억은 빛, 온기, 목소리와 함께 되살아나며, 이는 ‘버추얼 노스텔지어(Virtual Nostalgia)’라는 개념으로 시각화된다.
작품은 반복되는 결여의 몸짓과 침묵하는 인물, 비워진 풍경을 통해 말해지지 못한 감정과 사라진 존재의 흔적을 은유한다. 김미성의 회화는 기억과 감정, 허구와 현실이 겹쳐진 정적 서사를 구축하며, 감각의 깊이를 탐구하는 조형적 시도다.
김선경은 일상의 장면에서 파생된 상상과 질문을 회화로 풀어낸다. 옆자리의 소녀, 스쳐 지나간 연인의 표정, 문득 떠오른 단편적인 기억은 작가의 상상 속에서 서사로 확장되며, 하나의 장면이 된다. 이 상상은 영화적이면서도 담백한 현실성을 지닌다.
작가는 유년기의 기억과 디지털 시대의 경험을 교차시키며, 허구와 현실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시각화한다. 우리가 믿는 진실이 때로는 사회적 환상일 수 있다는 질문은 작업 속 주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김선경의 회화는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해, 이미지 너머에 놓인 감정과 기억, 그리고 각자의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서사의 출발점이 된다.
김한울은 일상의 작고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하듯 그려낸다. 아이와 반려동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은 고단하면서도 반짝이는 찰나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가는 그 감각을 회화로 포착한다. 사랑하는 존재들을 그리는 행위는 곧 일상을 기리고 기억하는 방식이자, 삶의 온기를 붙잡는 시도이다.
작품 속 너구리는 환상과 현실을 잇는 상징으로, 때로는 작가를 대신해 세계를 돌보는 존재로 등장한다. 모자 쓴 너구리, 아기, 동물, 식물 등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유머와 상상, 서사를 품고 유연하게 확장된다. 김한울은 천 위에 스며드는 물감의 흐름과 예측 불가능한 색의 중첩을 수용하며, 시간과 애정을 들여 그림을 완성한다. 작가의 회화는 일상을 관찰하고 감각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이며, 삶을 정성껏 돌보는 태도이다.
노연지는 전통 민화의 상징성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해, ‘운(Luck)’과 ‘복(Fortune)’에 대한 동시대의 감정과 욕망을 회화적으로 탐구한다. 호랑이, 토끼, 물고기 등 익숙한 도상을 형광색과 단순화된 형태, 팝아트적 어법으로 재구성해, 행운이 터지는 찰나의 감각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민화의 길상적 상징이 인간의 보편적 소망과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하며, 전통 도상의 확장된 해석을 시도한다. 네잎클로버, 폭탄 등의 현대적 기호를 활용해 우연과 에너지의 순간을 회화 언어로 번역한다.
두께감 있는 물성은 디지털 이미지의 평면성과 대비되며, 전통과 현대, 상징과 감정이 교차하는 ‘Minhwa-Pop’의 회화 세계를 형성한다. 노연지의 작업은 전통적 기원의 상징이 오늘의 정서와 만나 새롭게 작동하는 지점을 실험하며, 동시대적 행운의 감각을 기록한다.
오그림은 회화의 기본 조형 원리인 통일, 변화, 질서가 삶의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전제 아래, 감정의 흐름과 균형을 시각화하는 회화를 추구한다. 작업은 점, 선, 면과 같은 조형 요소와 반복되는 도형 구조 속에서 시작되며, 그 안에 우연성과 물성의 개입을 유도한다.
물감의 농도, 두드림의 강도, 손의 떨림, 빛의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표면은 작가의 의도와 통제를 벗어난 조율의 장이 된다. 의도와 우연, 규칙과 변주, 긴장과 완화가 끊임없이 교차하며 화면 안에서 균형을 이루는 순간, 그 과정 자체가 작품의 본질이다. 오그림은 회화를 통해 각자가 경험하는 내면의 질서와 균형을 환기시키며, 관객이 스스로의 삶을 조율해나가는 감각적 경험을 제안한다.
한원식은 일상 속 다양한 시선의 결을 포착하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정서적 반응과 내면의 움직임을 회화로 기록한다. 침묵과 존경, 의심, 몰입 등 인간의 감정이 담긴 시선뿐 아니라, 건물이나 자동차 같은 무생물에 투영된 시선까지, 작가는 우리가 지나치는 수많은 바라봄의 순간들을 탐색한다.
빛의 속도와 찰나의 감각 속에서, 얼굴의 주름과 몸의 자세, 움직임의 흐름은 저마다의 반응을 남기며, 그 복잡한 감정 구조가 화면 위에 축적된다.
한원식의 작업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시선들에 집중하며, 관찰과 응시를 통해 시선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풍경을 화면 위에 기록한다.
《New. Now. Next.》는 동시대 시각예술의 변화를 감지하는 감각적 접점이자, 헤드비갤러리가 주목한 신진 작가들의 작업이 교차하는 하나의 장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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