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률 , 유벅 2인전
갤러리내일, 2026. 3. 20 -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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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갤러리내일이 오는 3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박항률·유벅 2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미술적 언어를 구축해 온 두 작가의 작업을 한 공간에서 조망하며, 회화와 설치·자연예술이 교차하는 사유의 장을 마련한다.

박항률, Mistake, 1977, Pasted paper, 26.5×20.3cm © 작가, 갤러리내일

유벅, fish variable dimension,,물,물고기,링겔팩 2023 © 작가, 갤러리내일
이번 전시는 특히 박항률 작가가 1974년부터 1980년 사이 제작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의 회화가 ‘보여지는 평면’에서 ‘읽혀지는 평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동시에 자연을 정복하고 관리하려는 인간 중심적 사고에 질문을 던지며 과정예술 혹은 자연예술의 맥락을 보여주는 유벅 작가의 설치 작업이 함께 소개된다. 서로 다른 조형 언어를 지닌 두 작가의 작업은 한 공간에서 호흡하며 관람객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과 사유의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항률의 회화는 초기의 ‘읽혀지는 평면’에서 출발해 중기에는 색채 면들이 화면을 구성하는 기하학적 추상으로 발전하고, 후기에는 사물과 세계를 조용히 응시하는 정적인 화면으로 확장되는 점진적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형식적 실험을 넘어, 일상 사물과 인간 내면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깊어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그의 작업은 생활 속 사물을 매개로 감각과 사고를 연결하고, 내면적 질서를 탐구하는 회화적 장으로 확장된다.
미술평론가이자 조형예술학 박사인 서길헌은 평론 「사물과 사유 사이에서」에서 “박항률의 회화는 일상의 낯익은 소재를 통해 감각과 사고, 기억과 시간, 그리고 인간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조용하면서도 깊이 있게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작업은 1970~80년대 한국 미술에서 나타난 ‘일상의 내면화’와 ‘감각적 이동’이라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으며, 현실의 구체적 풍경을 작가의 감각과 경험 속에서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대적 경향과도 연결된다.
한편 유벅의 작업은 자연과 생명, 인간의 욕망을 둘러싼 철학적 질문을 시각적 언어로 구현하는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는다. 그의 시리즈 작업에서는 비닐봉지 안에 형성된 버블 공간 속에 갇힌 작은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이 장치는 빛과 욕망이 이끄는 죽음과 인간성의 모순을 드러내며,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생존의 역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벅의 작품은 단순한 충격적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는다. 현대 사회와 인간 정신을 비추는 거울이자, 예술적 경험의 낯선 장을 열어가는 시도로 평가된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시각적 체험을 넘어 욕망이 만들어내는 역설적 균열의 공간을 마주하며 철학적 사유와 윤리적 질문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갤러리내일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조형 세계를 구축해 온 두 작가의 작업을 통해 회화와 설치가 만들어내는 사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일상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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