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 미술관: 가우디 & 마욜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본문 바로가기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dc6844e799399dddb82e7941c1448de0_1729312633_4636.jpg
 


오르세 미술관: 가우디 & 마욜

본문


Musée d’Orsay : Gaudí & Aristide Maillol (1861-1944). La quête de l'harmonie



부모님께서 오랜만에 파리를 오신 만큼 오르세 미술관 투어를 가게 되었다. 이번엔 특별히 프랑스 공인가이드의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유로 자전거나라의  투어 상품을 신청했는데 가이드님이  오르세 미술관의 작품들을 시대별로 자연스럽게 연결지어 해설해 주셔서 그림 속으로 푹 빠져든 시간이었다. 별점 다섯개 !! ㅎㅎ


a2fa7b13daaaac94b8fee1388eaf574e_1680419952_0208.jpg




파리 미술관 여행을 계획중이신 분들을 위한 꿀팁으로  유로자전거 나라 정희태 가이드님의  오르세 미술관 투어를 강추하며  전시 포스팅으로 넘어가고자 한다.^^



상설전 투어를 3시간 가량 듣고 부모님께서는 약간 피곤해 하셨지만 효녀(?)인 나는 부모님을 이끌고 기획 전시를 보러 갔다. 내심 나로서는 기획전시를 보고자 오르세 미술관으로 동선을 정한 것이라  부모님의 피로도는 뒷전이었다… 효녀인지 망나닌지 모르겠지만 이번 전시는 우리 가족에게도  의미가 있는 가우디 전시였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좋아하셨을 것으로 추정해본다. ! ㅎㅎ 가우디는 내가 10대 초반쯤 부모님과 스페인 여행을 가서 처음 알게 된 건축가였고 아마 내 인생 최초로 접한 건축가였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직선을 모두 곡선으로 바꾸고 스테인드 글라스 처럼 조각 조각 다른 색상으로 만들어 놓은 건축물들이 참 멋있고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시절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갔을 때 열심히 공사하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2026년이면 완공된다고 하니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는 것 같다.  



건축가이자 천재 창조자인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 1852-1926)는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했으며 오늘날에도 계속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오르세 미술관은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아르누보의 거장 안토니 가우디에게 헌정된 최초의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다. 19세기 말 카탈루냐에서 격변을 일으키고 가구의 디테일에서도 프로젝트 규모로 표현될 만큼  독특한 이 예술가의 비범한 창의성을 보여주고자 한 전시이다.  사회적, 정치적, 도시적 격변의 고통 속에서 카탈루냐 지방에서 활동한 고립되지 않은 천재로서의 독특함과  예술가로서의 새로운 비전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스페인의 모더니즘이나 아르누보 운동과 연결된 뛰어난  건축가의 창조적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가우디의 작업실, 그의 수많은 협력자들, 정교한 작업 기법을  이 전시는 보여주고 있다. 이 시대의 모든 창조에 도전한 건축가의 비범한 발명 능력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전시였던 것 같아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가우디의 몇 안 되는 드로잉, 모델 및 수많은 가구 작품을 통해 가우디의 특징인 공간과 색상을 재구성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특별한 프로젝트로 궁전, 도시 호텔, 공원, 교회 등을 만들어낸 과정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이끌었다. 또한 전시 캡션 속 가우디의 이름을 그의 작품처럼 표현한 센스도 귀여웠고 가우디 전시의 굿즈 중에 에코백도 너무 예뻤던 비교적 만족스러운 전시였다. 



가우디전시까지는 힘을 내시던 부모님은 결국 지쳐 버리셨고 반대편에서 열리는 마욜 기획전은 혼자 다녀왔다.  함께 보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흥미로운 전시였다. 몇 해 전, 자코메티의 개인전이 열렸던 뮤제 마욜을 Maillol Museum을 간 기억도 떠올랐다. (봉주르 파리 초창기에 작성했었는데 그 때의 글은 다시 읽으면 지금보다 더 많이 부족하니 다시 가서 읽기를 추천드리진 않는다..ㅎㅎ) 마욜 박물관은 파리 7구에 위치한 개인 박물관인데 조각가 아리스티드 마욜의 뮤즈인 Dina Vierny가 1995년에 만들었고 그의 수많은 작품과 회화, 조각 및 드로잉 분야의 20세기 현대 미술 컬렉션을 선보이는 곳이다. 



‘아리스티드 마욜 (1861-1944). 조화의 추구’ 라는 제목으로 시대를 초월한 마욜의 작품들을 통해 모더니티가 탄생하는 20세기 초반을 회고하는 전시이다. 처음에 화가였던 그는 태피스트리(카펫 장인같은 느낌)와 장식 예술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고갱과 퓌비 드 샤반을 관찰하고 나비스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그의 초창기 커리어는 벽화 장식의 원리를 재발견하고자 하는 열망하는 보여주기도 했다.


 

후원자 케슬러 백작을 위해 만든 ‘지중해 Méditerranée’ 조각은  로댕의 표현주의에 반대하는 형태의 종합과 단순화에 대한 열망의 선언으로 나타난다. 즉, 표현의 추구를 금지하는 그는 새로운 고전주의를 확립하고 신체에 강건하고 관능적인 여성성을 새긴 것이다. 어떤 주제도 순수한 형식의 미학의 긍정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적인 욕망에서 그는 주제에 신경 쓰지 않고 형식적인 아름다움에서 먼저 조각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마욜은 넓은 의미에서 원시 예술이라고 불렸던 이집트 예술, 고풍 및 고전 그리스 예술, 특히 올림피아 조각을 존경하고 통일성, 단순성, 종합뿐 아니라 형태의 건축도 추구했다고 한다.



« Le sculpteur, c’est un homme amoureux de formes. […] Et au-dessus des formes, il y a encore l’architecture, ce qui réunit les formes. » (“조각가는 형태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 그리고 형태 위에는 형태를 통합하는 아키텍처가 항상 있습니다.”) 마욜의 한마디인데 마욜과 더불어 가우디까지의 전시를 아우를 수 있는 마무리 멘트라 인용해 보았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184 건 - 3 페이지




dc6844e799399dddb82e7941c1448de0_1729312774_3745.jpg
 



게시판 전체검색
다크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