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발리드/ Napoléon n'est plus(나폴레옹은 더이상없다)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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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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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발리드/ Napoléon n'est plus(나폴레옹은 더이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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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생활 5년차에 접어들지만 앙발리드(한국에서는 주로 앵발리드로 불림) 에 직접 들어가 본 것은 처음이고 이 곳에서 전시중인 < Napoléon n'est plus>를 관람하게 되어 기록을 남긴다. 앙발리드는 우리나라의 현충원과 전쟁기념관을 연상시키는 곳이고 2024년 파리 올림픽 때 양궁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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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고 군사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도 졸던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나 가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폴레옹 재단과 공동 주최한 전시회가 있다는 소식에 이참에 군사박물관도 구경하게 되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티켓팅 부스에 나폴레옹이 쓰던  모자를 종이로 접어 쓸수 있게 해놓았는데 아주 재밌어서 나도 한번 만들어 써보았다.



먼저 군사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서 나폴레옹 전시가 열리는 공간으로 이동했는데 군사 박물관의 규모가 어찌나 방대하던지  나폴레옹 전시를 보기도 전에 이미 진이 다 빠져버릴정도였다. 원시시대때부터 중세를 거쳐  2차세계대전까지의 모든 군장과 무기 등등이 있었다. 역시나 어릴때나 지금이나 이런 무기 변천사나 전쟁의 히스토리가 담긴 박물관은 나에게 여전히 지루했지만 <봉주르 파리>독자들을 위해 사진으로 남겨왔다.




군사박물관의 긴 통로 반대편 전시실에 마련된 < Napoléon n'est plus 나폴레옹은 더이상 없다>  전시는 나폴레옹의 전성기를 보여주는것이 아니라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부터  앙발리드 입성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1층에는 나폴레옹의 죽음을 상징하는 작품들이 있었다.



이 작품은 나폴레옹이 유배되어 있던 세인트헬레나 섬의 풍경으로 한 미디어아트


사실 입장부터 죽음을 맞이하다보니 약간 섬뜩하고 당황스러웠다.



이 전시는 기존의 나폴레옹에 대한 관점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각으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주요 주제로 회귀하는 것이다.  1821년 5월 5일 나폴레옹 1세의 죽음은 당시 세상 사람들에게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지만 망명 중인 그의 동료들에 의해 매우 잘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풍부한 기억 구술, 편지, 스케치, 유물 및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고증이  부족한 부분에서의 불확실성이나 모순이 드러나기도 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역사적 출처와 이 역사의 물질적 증거를 완성하기 위해 새로운 과학 분야(고고학, 의학, 화학)를 소집하는 군사박물관( Musée de l'Armée)은  방문자가 스스로 조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공한다.



이 전시회는 황제 서거 200주년을 기념하여 조직된 나폴레옹 시즌 2021의 일부이며  박물관측은 나폴레옹의 개인적인 모험의 끝을 불러일으키는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적 제안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전시 해설에는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나폴레옹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폴레옹이 잃은 것이다. 우울한 나폴레옹, 더 이상 프랑스에 있지 않은 나폴레옹, 망명 중인 작은 섬일 뿐! 그것은 더 이상 타오르는 태양도, 더 이상 빛나는 태양도 아닌 이미 지는 태양이다. " 라고 써 있다.



전시장에서 본 나폴레옹의 가장 화려한 시절의 초상화와  533500명의 군사를 이끌고 러시아 원정에 나선  나폴레옹을 현대 추상화의 개념으로 풀어낸 그림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평소 관심 없이 지나 다니던 앙발리드는 나에게 Bonne découverte(좋은 발견)이었다. 무엇보다 영웅의 화려함과 업적을 조명하는 전시가 아니라 이렇게 죽음과 허무함을 찾아낸 기획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다. 전시장을 나오면서 나폴레옹의 포즈를 따라서 사진을 한번 찍으며 집에 가서 찬찬히 그의 삶을 탐구해보기로 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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