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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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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오랑주리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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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Hockney - A Year in Normandie>



작년 키리코 전시 이후로 오랜만에 오랑주리에 갔다. 미술관 바깥 야외에서부터 관람객의 줄이 상당히 길었는데  전시장안도 북적여서  약간 의외였다. 아마  금요일 점심시간이라 그런듯했다. 우리나라도 시청 근처 직장인들이 덕수궁 현대미술관이나 시립미술관을 점심시간에 많이 찾고 있다 하니 파리나 서울이나 모두 바람직한 문화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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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여름 퐁피두센터에서 호크니의 '수영장 시리즈' 를 감명깊게 본 후 항상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4년만에 다시 파리에서 만나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전시 오픈 이틀만에 재빨리 다녀왔다.



2017년 퐁피두에서 만났던 호크니 전


 이번 전시는 '노르망디에서의 1년' 이라는 주제로  그의 집, 정원 및 주변 시골 풍경을 iPad로 그린 그림들로 가득했다. 그는 인상파의 방식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빛과 기후 변화의 효과를 팝적인 악센트와 병치된 평면 구성을 통해 표현했다.



사실 이 전시 시작 전에 원화가 아닌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들이라는 소식에 내심 실망했으나 도대체 이 위대한 화가는 아이패드로 어떻게 작품을 완성했을까 하는 호기심도 발동했다. 사실 아이패드로는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다 아무리 현대 작가들의 작업 기법과 표현 방법이 다양하더라도 아이패드를 이용하면 아무래도  무성의함과 호크니 특유의 화풍을 잘 담을수 없다는 선입견도 있었다. 그래서 속으로  호크니 클라스가 되니 겨우 아이패드에 그린 것도 오랑주리에서 전시시켜주는 구나 라는 냉소적인 생각도 했다.


하지만 막상 전시장에 들어서보니 '난 아직도 한참 배워야 할 것이 많은 하수구나' 싶었다.  이런 새로운 시도야말로 21세기의 현대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로 한 작업이라고 해서 절대 쉽게 그리거나 성의가 없어 보이지 않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과 나무들이 한 올 한 올 다 살아 있었고 얼마전 다녀온 데미안 허스트의 <체리블로썸> 속 나무의 모습과도 오버랩되었다.



자세히 보면 그림을 프린트해서 못으로 박아두었다. 



호크니는 2019년 프랑스 노르망디로 이주했는데 그 노르당디 집에 머물면서 마당의 꽃들을 위주로 한 드로잉 작업을 통해 코로나로 힘든 일상에 힐링을 주기 위해 이 전시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위대한 예술가가 노령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변화에 대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탐색하며 예술 세계와 표현 방법을 확장시키는 자세는 가히 명불허전이다. 




이것은 단지 아이패드 위에 그린 드로잉이 아니다


이것은 드로잉을 유통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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