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 기획전 모음: <파리 - 아테네>, <무대 위에 !>,<다른 곳에서 온 재료 및 여행 물건>, <Christian Boltanski에 대한 경의>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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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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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기획전 모음: <파리 - 아테네>, <무대 위에 !>,<다른 곳에서 온 재료 및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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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 ATHÈNES, Naissance de la Grèce moderne 1675 ‐ 1919> / <EN SCÈNE ! Dessins de costumes de la collection Edmond de Rothschild


Exposition Arts Graphiquesau>/ <VENUS D'AILLEURS, Matériaux et objets voyageurs>/ <Hommage à Christian Boltanski (1944-2021)> musée du Louvre



<파리 - 아테네, 현대 그리스의 탄생 1675~1919>와 <무대 위에 ! Edmond de Rothschild 컬렉션의 의상 디자인 그래픽 아트 전시회> 같은 기획 전들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매번 가야지 마음만 먹다가 전시 마감이 임박했다는 사실에 놀라 전날 밤에 예매를 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어마어마한 양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어 상설전만을 보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또한 말로 다 할 수 없는 문화적 가치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루브르가 얼마나 꾸준히 기획전을 준비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기획전시 공간들은 그런 탓에 복잡한 박물관 인파에서 벗어나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1. 먼저 <파리-아테네> 전시부터 이야기하자면, 1821년 그리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여 조직된 이 전시는 특히 파리와 아테네 사이의 관계를 추적함으로써 그리스와 유럽 문화 간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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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증샷은 루브르 카드로 대체한다!




전시장 입구는 사진 및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점이 흥미로워 양 옆으로 가서 한번씩 사진을 찍어보았다. 왼쪽에서 보았을 때는 그리스의 과거 흑백 사진이, 오른쪽에서는 회화가 비춰졌다. 상당히 재미있는 큐레이팅으로 보였다.



1821년 일부 유럽 국가의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받은 그리스 독립 전쟁이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1829년에 해방된 그리스는 1834년에 아테네를 수도로 선언했고 그 영토에 독일과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그리스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 신고전주의의 근원을 활용하여 현대 문화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1846년 프랑스 아테네 학파와 같은 고고학 기관의 설립으로 국가 유산을 보호했고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그리스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의 격변을 가져왔다고 한다. 이 전시의 기획의도는 처음으로 이 고고학의 역사와 그리스 국가 및 현대 예술의 발전사를 교차시키려는 것이다. 델로스(Delos), 델파이(Delphi) 또는 아크로폴리스(Acropolis)의 발굴은 신고전주의에서 멀리 떨어진 다채로운 그리스 재발견의 시작이다. 19세기 말, 주요 세계 전시회에서는 그리스의 비잔틴과 정교회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새로운 현대 그리스 미술을 선보였다.


사실 이 기획전에는 루브르직원인 아는 언니가 일하는 전시장이라 혹시나 만날 수 있을까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만나지는 못했다. 전문가인 언니를 인터뷰했더라면 더욱 유익한 정보를 많이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쉬웠다. 나로서는 그리스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해 특별히 눈에 띄고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은 별로 없었지만 그리스 신전 사진과 실제 조각들이 나란히 디스플레이 되어있어서인지 마치 그리스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그림 속 그리스 전통복장을 재현해두어 둘을 비교하며 보게 되니 더 새롭고 생동감이 있었다. 


그림 속 여인이 입고 있는 의상이 그대로 전시되어있었다. 


이 전시를 보고 난 후,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그리스를 꼭 한 번 가봐야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서양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만큼이나 두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다보면 수 많은 작가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인용하거나 비유하여 글을 쓸 때가 많아 그럴 때 마다 그리스는 어떤 곳일까 항상 궁금했다. 


지난 학기에도 세네카의 비극 중 하나인 <아가멤논>을 비평하는 시험을 봤다.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왔지만 아내와 그녀의 정부로부터 배신과 죽임을 당하게 될것이라는 경고를 카산드라의 목소리를 통해 알려주는 내용이다.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이 있는 트로이 공주인데 아가멤논의 포로로 끌려왔다. 그러나 그녀는 태양신 아폴론의 사랑을 거절하였다는 이유로 그녀의 예언을 아무도 믿지 않게되는 신의 저주를 받았다. 그리스 비극을 읽다보면 정말 누구 하나 악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만의 이유로 범죄를 정당화하거나, 주인공이 자신의 비극적인 결말을 알면서도 거부하거나 회피하지않고 받아들이며 순응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그리스 고대 연극장을 한 번 쯤 꼭 가보고 싶다. 



2. <파리-아테네> 전을 끝내고 바로 위층에 위치한 <무대 위에!> 전을 보러 갔다.


한국어 지도가 있는 루브르 박물관이라 그런지 한국어로 된 전시묘사가 있었다. 쓰여진 대로 새기고 세밀하게 그리고 소묘하며 파스텔로 그린 Edmond de Rothschild의 의상 디자인 컬렉션이다. 그림 속 인물들의 움직임과 표정들이 살아있어서 현장감과 재미를 준 전시였다.



이 전시회는 루이 14세 시대의 에드몽 드 로스차일드 남작(1845-1934)이 제공한 페스티벌, 발레, 연극 의상 컬렉션에서 약 100장을 모았다. 16세기 중반부터 프랑스와 로렌의 궁정에 설치된 오락을 장식한 예술가들(특히 Primacy, Jacques Bellange, Daniel Rabel, Henri Gissey 및 Jean Berain)의 발명품의 다양성을 드러낸다. 이 기간 동안 프랑스의 의상, 춤, 음악 및 공연의 역사에서 귀중한 자료라고 한다. 드로잉에 특정한 기술적 특성을 탐구하려는 의상 디자이너, 승마 엔터테인먼트, 무도회, 발레, 가장 무도회와 Jean-Baptiste Lully의 오페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당시 재료가 되었던 파스텔이나 목탄 등을 전시해놓고 재료별 그림을 그려 비교할 수 있게 해놓은 아기자기함이 귀여웠다. 




3. <다른 곳에서 온 재료 및 여행 물건> 전시는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보게 된 전시였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흥미로워서 길을 잘못 든 것이 오히려 행운이 되었다..


재료와 오브제를 통해 먼 세계 간의 교류 보여준다. 고대부터 홍옥, 청금석, 흑단, 심지어 상아까지 무역로를 따라 유통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전시였다. 이 재료들은 멀리서 왔기에 귀한것이기도 했겠지만 그냥 딱 첫눈에 보기만 해도 값비싸고 진귀해 보였다.



이 전시의 포스터 상으로는 거대한 조각상일 줄 알았는데 봇짐 장수처럼 생긴 이 조각상은 사실상은 검지손가락 정도의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약간 실망했지만 조각상의 디테일만큼은 굉장히 섬세했다. 



4. < Christian Boltanski에 대한 경의(1944-2021)> 는 사실 작년 11월 초에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봐서 굉장히 반가운 마음에 미리 인증샷부터 찍어두었다가 전시리뷰와 함께 이제서야 같이 올린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에 대한 오마주 전시로 루브르 박물관은 2021년 10월 13일부터 2022년 1월 10일까지 설치작품 ' Les Archives de Christian Boltanski 1965-1988' 를 전시한다.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의 가장 권위있고 상징적인 공간 중 하나인 그랑 갤러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볼탕스키는 "예술가는 유한성과 망각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항상 노력했으며, 인류의 깨지기 쉽고 불안한 형태의 집단 기억의 모든 '작은 기억' 을 통해 끌어내기 위한 삶을 산다"고 했다는데 역시 해설을 읽을수록 더욱 빠져들게 되는 작가이다. 아마 지난 가을 부산시립미술관에서도 볼탕스키 전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전 볼탕스키 전시에 대한 나의 포스팅을 본 시립미술관 큐레이터께서 댓글로 전시 초대를 해주기도 했다.



관광객이 아닌 현지 생활인으로서 누려 본 루브르의 기획전시는 부스터3차 접종후 컨디션이 안좋아 두문불출하고 있던 나에게 다시금 파리에서의 생활을 행복이라 느끼게 해 준 재미있고 알찬 전시모음이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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