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웅거러 박물관 – 국제 삽화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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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ée Tomi Ungerer – centre international de l’illustration
겨울 바캉스 차 파리에 오신 부모님과 함께 스트라스부르에 다녀왔다. 6년 전쯤, 삼촌네와 함께 차를 타고 가봤을 때는 엄청 먼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차를 타고 갔더니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여서 약간 의외였다. 크리스마스의 도시이자 유럽의 수도 스트라스부르에 가니 겨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곳에 있는 세계적인 아동문학가 토미 웅거러 박물관에도 다녀왔다. 사실 지난 11월, 미테랑 국립 도서관에서 열린 콜로키움의 주인공이어서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그의 박물관을 가려고 계획했었다.
2007년에 토미 웅거러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센터가 설립된 것은 다양성과 풍부함이 뛰어난 그의 작품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박물관은 또한 아직 연구되지 않고 거의 전시되지 않은 예술, 즉 20세기와 오늘날의 삽화 그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세기를 장식한 위대한 디자이너 R. O. Blechman, André François, Maurice Henry, William Steig 의 원본 드로잉 컬렉션은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다. 토미 웅거러의 작품은 다양성과 창의성이 돋보이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그린 그의 어린 시절 그림은 이미 그의 재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스트라스부르가 그의 고향이기 때문에 박물관에는 토미 웅거러가 그래픽 작품과 다큐멘터리 아카이브, 개인 장난감 컬렉션을 14,000점의 작품들을 기부했다. 이곳의 컬렉션은 아동 도서용 그림, 풍자 및 광고 그림, 에로틱한 작품에 대한 섹션과 함께 주제별로 순환하여 제공된다. 20세기와 21세기 삽화가들도 화제성에 따라 미술관 방에 전시되는데 이번에는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이야기를 중심으로한 전시와 에로틱한 춘화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토미 웅거러 박물관은 20세기와 오늘날의 그림을 독점적으로 전시하는 프랑스 최초의 삽화 박물관이라고 한다.
삽화는 오랫동안 작은 예술로 여겨졌는데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예술이기 때문에 박물관이 세워진 것이다. 이 그래픽 아트 부문은 구스타프 도레 (Gustave Doré)라는 1832년 스트라스부르에서 태어난 일러스트레이터, 풍자화가, 석판화가, 조각가에 이어, 만화가 토미 웅거러 또한 1931년 스트라스부르그에서 태어나서 활동하며 발전시켜갔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이 다방면의 예술가는 아동 도서 디자인, 광고, 풍자 그림 등 그래픽 아트의 여러 분야에 접근했고 그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의 책들은 어린이를 위한 고전일 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점을 만장일치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정치 포스터와 사회 풍자 만화 또한 전 세계적으로 상징적인 이미지로 간주된다.
박물관 1층에는 토미 웅거러의 경력 초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잘 알려진 아동 도서의 원본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대화형 테이블을 통해 재미있는 방식으로 검색할 수도 있고 그의 작품들을 낭독해주는 서비스도 있어서 체험도 하고 왔다. 작가의 광고와 풍자적인 드로잉 포스터 원본과 작가의 장난감들을 비롯해, 그의 작품의 또 다른 축인 풍자적이고 에로틱한 드로잉을 볼 수 있다.
그래픽 아트 컬렉션의 특성상 박물관은 더 나은 보존을 보장하기 위해 작품을 교대로 전시하는데, 매년 3번의 전시회를 통해 토미 웅거러의 다양한 그래픽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의 목적은 아직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를 알리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삽화가들은 단행본 또는 주제별 특정 전시회에 출품된다. 그래서 2007년부터 Saul Steinberg, Bosc와 같은 몇몇 작가들과 프랑스-독일 커플의 풍자적 그림의 진화와 같은 주제가 이 곳 전시의 주제가 되었다. 지금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관련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 Illustr'Alice » 전시회는 특히 앨리스를 주제로 한 책의 삽화인데 앨리스라는 주제가 창간 이래 편재해 있는 동화책의 세계뿐만 아니라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삽화를 탐구하는 계기가 된다. 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앨리스의 주요 구성요소인 넌센스를 차용하여 매우 다양한 그래픽 표현으로 각색했다. 이야기 자체가 흥미진진하고 화려하다보니 시각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소재라서 그런지 여러 타입의 앨리스를 만나 볼 수 있었다.
주제는 예술가의 지리 문화적 감성에 따라 특징을 보이는데 프랑스, 영국에서 각각 매우 다르게 취급되었다. 앨리스 모티프는 J. 스태포드 랜섬( J. Stafford Ransome)이 삽화를 그린 블루더랜드의 클라라 (Clara in Blunderland)의 1902년 출판에서 발전한 그래픽 전통인 사회 및 정치적 비판을 목적으로 신문 만화의 풍자적 매체로도 사용되었다. 그래서 앨리스 테마의 보편성뿐만 아니라 이러한 형식적 다양성까지 볼 수 있다.
토미 웅거러 박물관과 스트라스부르 현대 미술관 (MAMCS)에서 동시에 진행중인 <앨리스>라는 주제를 선보이기 위해 힘을 합쳤다. 웅거러 박물관의 전시 제목은 « Illustr'Alice » 일러스트와 앨리스를 뜻하고 (illustration et Alice) 현대미술관의 « SurréAlice »은 초현실주의를 뜻하는surréalisme과 Alice의 합성어이다. 이 두 미술관이 콜라보를 하는지 몰랐는데 마침 두 군데 모두 다녀올 계획이었던 나에게는 더 좋은 기회였다. 웅거러 박물관에서 나와 도시박물관과 노트르담 박물관을 다녀온 후 마지막에 들른 현대미술관에서 만난 초현실주의 앨리스 전시는 다음 포스팅으로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