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원: 민정연 “완전한 사막 – 갈증, 잠, 침묵“//한국청년작가회 “존재와 출현”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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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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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원: 민정연 “완전한 사막 – 갈증, 잠, 침묵“//한국청년작가회 “존재와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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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e Culturel Coréen : « Désert plein – soif, sommeil, silence » Exposition de Min Jung-Yeon // « Être et Paraître » Exposition de l’Association des Jeunes Artistes Coréens


11월 29일부터 2023년 3월 11일까지

Désert plein – soif, sommeil, silence » Exposition de Min Jung-Yeon




한국 문화원의 아름다운 나전 전시가 끝나고 어떤 멋진 전시가 이어질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훌륭한 작품들이 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먼저 민정연 작가의 전시가 진행 중인데 몽환적인 분위기가 우리와 밀접하게 연결된 세상으로 초대한다. 2019~2020년 국립아시아미술관 기메에서 선보인 그의 기념비적이고 몰입감 있는 설치 미술 ‘직조’(Tissage)를 통해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숲의 상징적 형태로 한국인의 기억과 화해를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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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연 작가는 1979년 광주에서 태어났고 홍익대학교에서 시각예술을 공부한 후, 파리보자르(ENSBA)에서 학업을 계속했다. 그 이후 작가로 프랑스에서 활동중인데 그녀의 작품(소묘, 회화, 설치)은 국립 대만 미술관, 프랑스 기메 박물관, 모스크바 박물관 및 쇼몽 쉬르 루아르 등 주요 컬렉션에 포함되었을 정도로 현대 예술에서 가장 핫한 작가중 한 명이다.


작품들도 몰입도가 굉장해 마치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를 만큼 강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새의 깃털 그림은 정말 작가님의 애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짐과 동시에 관람자인 내가 다 허리가 아프고 눈이 빠질 것 같은 지경인데 작가님은 얼마나 힘들게 이 작품을 완성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감동 그 자체였다.



그녀가 3살 때 그린 선풍기 그림에 매우 감명받은 아버지가 딸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수많은 전시회를 보러 다니며 안목을 높여주었다고 한다. 또한 아버지는 화석 수집가, 어머니는 서예가였기 때문에 태생부터가 문화 예술적인 환경에서 자라나 예술가가 된 것은 어쩌면 운명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한 아이가 크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훌륭한 예술가에게는 타고 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주변에서 어떻게 도와주고 잘 다듬어 주느냐에 달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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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작업은 우리 현실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새로운 유동성을 향해 진화했다. 자유롭고 통제되지 않은 몸짓은 몸, 풍경, 우주와의 연관성을 일깨우기 위해 꼼꼼하게 그려진 형태와 얽히게 된다. 현대 과학, 특히 양자 물리학과 아시아 전통 철학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어우러져 있을 뿐더러 공허함과 충만함, 암흑 물질, 에너지와 시간성 뿐만 아니라 감정을 주제로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민정연은 욕망과 목마름이 욕구이자 원동력이고, 잠은 부재와 현존, 침묵은 가장 강렬한 상태인 지각의 열린 공간을 소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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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첫날이어서 그런지 작가님께서 나오셨길래 사진을 같이 찍고 싶다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찍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 큰 키에 세련된 멋쟁이 파리지엔느 느낌이라 웬지 '차도녀' 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유쾌하고 따뜻한 분이셨다. ㅎㅎ


« Être et Paraître » Exposition de l’Association des Jeunes Artistes Coréens


<AJAC> 는 1983년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결성된 협회이다. 매년 파리에서 활동 회원의 주요 연례 전시회를 조직하는데 단체전을 개최하며 교류와 공유의 정신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예술가들과 자주 접촉하려고 노력한다. 매년 그렇듯 한국청년작가회 회원들은 스스로를 새롭게 하고 뭉쳐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각자가 새로운 눈으로 자신의 작업을 담아 낼 주제를 탐색한다. 현대 사회의 현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여기 있는 예술가들은 미디어, 특히 대안 미디어로 알려진 미디어와의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모든 사람의 삶에 편재한 미디어의 영향과 결과를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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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대중은 전통적인 저널리즘 뉴스 미디어보다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얻게 되며, 이로 인해 가짜 뉴스와 음모론이 성행하게 되었다. 그 결과 겉 모습이 사실보다 우선시되고, 실재보다 감정과 의견이 중시된 것이다. 이 현상은 참과 거짓의 구별에 대해 무감각해져 결국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 전시 ‘’존재와 출현’’은 감각과 감정을 동원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을 통해 "거짓의 힘"에 도전하고, 진정한 의미의 해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에 따르면 "예술가의 역할은 대중에게 자신의 사회와 현실에 대한 초상을 제공하여 자신의 조건과 환경의 다양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라고 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의 시각 예술가들은 사람들이 보고 듣고 질문하게 하는 동시에 세상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미디어로부터 필요한 거리를 두도록 한다.



이번 전시들을 보고 나니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참 훌륭하고 재능있는 한국 작가님들이 많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이 파리에 많으니 이제 나만 잘하면 되겠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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