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꼴 데 보자르: 바알베크 레바논으로의 위대한 여행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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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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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꼴 데 보자르: 바알베크 레바논으로의 위대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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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x-Arts de Paris : Baalbek Le grand voyage au Liban 2022년 10월 19일 수요일부터 2023년 1월 15일 일요일까지



에꼴 데 보자르는 이번에 처음 가보게 된 곳이다. 미술학교인만큼 일반인이 들어가서 전시를 구경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전시 홍보자료를 보고 얼른 가보자 싶었다. 심지어 생제르망데프레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도 좋았고 근처에 크리스마스 마켓도 있어서 가는 길에 방쇼(따뜻한 와인)과 츄러스를 먹었다. 마침 이날은 종강일이라, 학기말 시험을 잘 보진 못했지만 이번 학기도 무사히 마친데 대한 자축 행사였다. 



파리 보자르(Beaux-Arts de Paris)는 예술 훈련과 예술적 실험, 전시회, 역사 및 현대 컬렉션의 보존 및 출판을 하는 학교이다. 루이 14세에 의해 17세기에 설립된 왕립 회화 및 조각 아카데미였고 현재는 국립 미술 학교로 문화부의 감독하에 있으며 높은 수준의 예술가를 양성하는 일차적 소명을 가지고 있다. 한국 유명 미대를 다니고 있는 내 사촌 동생도 이곳으로 유학와서 함께 생활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할 만큼 근사한 공간이었다. 물론 미대생의 삶을 하나도 모르지만 뭔가 예술적이고 자유로움이 넘쳐났다. 그리고 보자르 학생들이 학문적인 예술 탐구를 뛰어넘어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하고 그들에게 광범위한 예술 문화를 제공하는 것이 학교의 목표라니 자부심을 갖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근사하게 느껴졌다. 나같이 상상력이 없고 손재주가 없는 사람에게는 물론 꿈만 같은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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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자체도 17세기부터 20세까지 지었기 때문에 광대한 건축 앙상블을 형성한다. 기원은 1648년 마자랭 재상이 설립한 회화와 조각의 왕립 아카데미의 직계 후계자인 기관이었다고 한다. 이후, 1790년 큐레이터인 알렉상드르 르누아르(Alexandre Lenoir)는 이곳에 프랑스 기념물 박물관을 세웠고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의 사본과 뛰어난 조각 요소를 모았다. 혁명 동안 파괴 및 훼손 위험에 처한 작품과 기념물을 보관하기도 했다. 참고로 프랑스에서의 문화유산 보호 정책은 1789년 대혁명때의 무자비한 대규모 반달리즘으로 모순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번 전시는 아실 주와요 (Achille Joyau)와 가스통 르동 (Gaston Redon) 이 두 건축가들의 관심을 끈 레바논 북동부에 있는 베카 평원의 상징적인 장소인 바알베크를 소개한다. 19 세기 당시 로마의 프랑스 아카데미 소속이었던 이 두 명의 젊은 건축가들의 임무는 고대 기념물을 연구하고 그것의 복원을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는 고대 기념물의 복원을 해야하는 로마상(Prix de Rome)의 우승자에게 부과되는 작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수채화로 그림을 그려 세심하게 충실하게 보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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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둘러싼 산악 환경을 소개하는 25점의 미공개 작품은 1898년 첫 발굴이 시작되었는데 무명의 학자들이 밝힌 고고학적 유적지에 대한 귀중한 증언들이다. 실제로 바알베크 유적지는 오늘날까지 레바논의 주요 보석으로 남아 있다. 고고학적 증언답게 그림 속 깨알 같은 사람들과 동물들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정말 자세하고 현장감있게 그려냈음을 알 수  있었다. 찾아보니 바알베크는 프랑스의 대문호 라마르틴, 샤토브리앙 및 플로베르가 동경하는 레바논 베카 평원의 상징적인 장소였다니 뭔가 신비감이 느껴졌다.



그들은 로마를 벗어나 레바논에 있는 이 신화적인 장소를 파헤치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바알베크는 이미 거대함으로 유명했고 셈족과 동양적 요소가 풍부한 그레코로만 건축의 독창성이 그들을  유혹했기 때문이다. 그 곳에 도착하기 전에 그들은 각자 캐러밴이나 말을 타고 긴 여행을 하며 험난한 길을 건너고 경로에 따라 알렉산드리아, 카이로, 멤피스, 예루살렘, 다마스쿠스 또는 서머나에 머물었다고 한다. 그들은 5-10개월 정도를 이곳에 머물면서 훌륭한 수채화 조사를 통해 고대 기념물의 정확한 상태를 그렸다. 그들의 그림은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이 폐허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배경에 있는 안티-레바논의 높은 산으로 그들을 둘러싼 건조한 환경을 세심하게 충실하게 반영했다.



고고학자의 접근 방식과 유사한 그들의 접근 방식은 성역을 구성하는 많은 건물뿐만 아니라 벽의 부속품, 엔타블러처 및 기둥의 수도를 포함하여 다양한 건축 요소를 신중하게 복원한다. 여기에 사용된 재료, 무질서하게 폐허를 침범하는 초목, 눈부신 푸른 하늘에 대한 작가의 감성이 더해졌다.


 사실 전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아 많은 작품들이 있진 않았지만 보기 힘든 진귀한 작품들이라 하니 나름 값진 관람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재미있게도 2,5,10유로로 방문객이 내고 선택해서 입장료를 지불할 수 있다. 나는 과연 몇 유로를 내고 이 전시회를 즐겼을까? 그건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 ㅋㅋ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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