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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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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 센터 : 독일 / 1920년대 / 새로운 객관성 / 아우구스트 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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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e Pompidou : Allemagne / Années 1920 / Nouvelle Objectivité / August Sander 



오랜만에 퐁피두 센터에 다녀왔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관람객들이 엄청 많았다. 1920년대 독일의 예술을 보여주는 전시라는 광고를   많이 봤었는데 뭔가  내 취향은 아닐 듯하여 갈까 말까  망설이다 전시 막바지에야 오게 되었다. 결론은 역시 뭐든 섣불리 판단하지말고   많이 보고 배우며 판단하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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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Neue Sachlichkeit (새로운 객관성/신 즉물주의)의 예술적 흐름을 낳은 바이마르 공화국(1918-1933)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이 전시회는 회화와 사진 외에도 건축, 디자인, 영화, 연극, 문학 및 음악을 결합하여 1920년대 독일 예술의 총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올 초에 다녀온, 베를린이 생각나며 역시 예술 전시는 단순한 작품 감상에서 그치지않고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의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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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중심에는 특히 사진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 아우구스트 샌더의 (August Sander) 위대한 작품인 <20세기의 사람들>이 독일 역사와 사회의 격변과 왜곡을 반영하고 있다. <20세기의 사람들> 은 사회를 관통하는 단면이라는 모티브를 구조적 원리로 설정하고 "전시 속의 전시"로 독일 미술의 대 파노라마를 열어주는 두 개의 공동 관점이다. 



디지털 혁명의 한가운데에서 포퓰리즘 운동과  현대 유럽의 맥락에서 독일 역사를 살펴보고,  정치적 공명과 미디어의 세계를 관찰할 수 있게 유도한다. 올 초 베를린에 갔을때 즉석 사진 부스에서 여러 장 찍은 적이 있는데, 그런 사진들도 전시가 되어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찍은 사진들이 백년 후에는 미술관에 전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사진 하나를 찍더라도 책임감을 가져야겠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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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없어 보이거나 냉소적으로까지 보이는 초상화와 정물화들은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전위예술운동인 '미래주의' 의 그림들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사실 바로 이런 점이 전시장에 오는 것을 망설이게 된 주된 이유였다. 너무 차갑다 못해 무섭다는 느낌까지 주는 이러한 독일의 '신 즉물주의' 는 아직 나에게 많이 낯설은 사조이다. 하지만 요즘 어쩌다 보니 감정 노동을 하는 일을 하고 있는 나에게  이렇게 요동치는 감정이 결여된 듯한 느낌의 그림들이 더 편안함을 주고 있다. 자세히 알아보니 이 사조가  주관적인 표현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탄생했다 하니 내 느낌이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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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까지 큰 전시일지  예상치 못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넓은 전시장과 많은 관람객에 치어 피곤함을 안고 귀가했다. 집에와서 사진첩을 보니 무려 2백장 가량의 사진을 찍었을 만큼 수많은 작품들이 있었는데 포스팅에는 사진  선택을 해서 올려야하니 전체를 다 소개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래도 아트 샵은 지나칠 수 없어서 그냥 소소한 소비들을 했다. 샤갈과 피카소의 그림이 그려진 파일철, 전시 작품 마그네틱 그리고 '퐁피두 센터를 어떻게 어린이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라는 상당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샀다. 내친김에 상설전시장까지 내려가서 샤갈 그림도 감상하고, 몬드리안 그림앞에 앉아 책도 읽다 나왔다. 캬~ 이런 문화적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파리에 사는 행복이 아닐까?



 전시를 다 보고 내려가던 중, 퐁피두 도서관 안에서 진행중인 크리스 웨어의 (Chris Ware) 전시도 보게 되었다. 1967년 미국 출생 작가인 크리스 웨어는 30년 동안 만화 언어의 모든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탐구해 왔다고 한다. 이 회고전은 많은 원본 판과 희귀한 인쇄물, 오브제, 주석 등을 선보인다. 사실 도서관에 간 김에 앉아서 핸드폰 좀 하며 쉬다 가려고 했는데 다들 열공중으로 좌석이  꽉 차 있어서 약간의  반성과 죄책감을 안고 나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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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퐁피두의  마지막은 늘 그랬듯 퐁피두 사진부스에서 인증샷. 오랜만에 다녀온 내 영혼의 안식처 퐁피두 센터에서 그림도 보고 책도 읽고 사진도 찍고 좋은 시간을 만끽하다 올 수 있어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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