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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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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텐블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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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âteau de Fontainebleau



중세 궁전으로 알려진 파리 근교의  퐁텐블로 성을 다녀왔다. 파리 시내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달려가면 도착하는데,  말로만 듣던 퐁텐블로 성을 직접 가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베르사유 궁전보다 훨씬 좋았다. 비교적 덜 알려져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여유로운 관람을 할 수 있고, 입장료도 베르사유보다 저렴하고,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잘 공개하지 않는 화장실이나 숨어있는 방들도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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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텐블로 성의 이름은 주변 언덕의 모래와 바위 사막에서 갈증을 해소하고 숲의 메마른 곳을 깨는 Bliaud 분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Bliaud(블리오)는 중세시대 남녀가 입었던 긴 튜닉 인데 수세기에 걸쳐 단어가 Belle Eau (벨 로/벨 오) 로 변했으며 이는 아름다운 물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물 분수 (fontaine Belle Eau, 퐁텐 벨 로)에서 지금의 Fontainebleau (퐁텐블로)가 된 것이다. 어원을 알고  성을 둘러보니  정원에 엄청 큰 호수가 있었다. ㅎㅎ 징그러울 정도로 큰 물고기도 많이 살고 있었다…



 퐁텐블로 성은 800년의 역사를 지녔는데 권력자의 성이라기 보다 중세에서 19 세기에 이르기까지 대대로 내려온 프랑스 왕의 "가족 집" 에 가깝다고 한다. 프랑수와 1세 (François I)는 1528년 성의 화려한 개발을 명령하여 중세 궁전을 재건하는데  이탈리아 스타일의 궁전으로 확장했다. 따라서 오늘날 이 성은 프랑수와 1세가 초대한 이탈리아의 로소 피오렌티노 (Rosso Fiorentino), 프리마티치오 (Primaticeo)  같은 예술가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스타일을 도입해   프랑스 르네상스로 이끈  흔적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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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수와 1세의 후계자들은 계속해서 성을 꾸며 나갔는데 앙리 4세 (Henri IV)도  화려하게 꾸미며 미래의 루이 13세 (Louis XIII) 의 탄생을 이 곳에서 맞이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부르봉 (Bourbon) 왕조의 요람이 되었다. 젊은 루이 14세는 이 곳에서 자신의 절대적인 권력을 주장했고,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 직전 베르사유의 화려함에서 벗어나 여기에 탈출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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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이후 황궁이 된 퐁텐블로는 나폴레옹 1세가 재건했는데 무엇보다도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나폴레옹 왕좌의 방을 유지하고 있다. 나폴레옹 1세가 퇴위한 곳도 바로 이 성이었다.( 그 후 엘바 (Elba) 섬으로 망명했다) 


 "왕의 진정한 거주지, 세기의 집" (« la vraie demeure des rois, la maison des siècles »)이라고 나폴레옹이 즐겨 말했던 것처럼 이 성은 마지막 나폴레옹 3세가 될 때까지 프랑스 군주들이 머무르는 장소가 되었고, 수 세기에 걸친 프랑스 역사의 권력, 취향, 예술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성 안에는 나폴레옹 1세 전용 박물관도 있는데 성 입장권으로 입장할 수 있다. 이 곳은 1814년 4월 20일 황제가 근위대에게 작별을 고하던 계단 근처에 위치해 있다. 500개 이상의 작품이 10개의 방에 걸쳐 전시중이며 가구, 예술 작품, 그림, 조각, 무기, 의상 , 도자기의 뛰어난 컬렉션을 통해 나폴레옹 1세의 통치 10년을 보여준다.   


 초상화, 흉상 및 예술 작품은 나폴레옹이 왕좌를 분배하고 유럽 왕국의 행정을 맡긴 그의 가족, 고위 인사 및  장교 들이다. 700개 이상의 작품이 대부분 황제의 정치 프로젝트를 위해 의뢰되었으며 눈부신 나폴레옹 시대의  서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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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거의 30,000점에 달하는 예술 작품이  공간 내에 전시되어 있다. 성의 역사적인 건축, 나폴레옹 1세 박물관, 그림 갤러리 또는 가구 갤러리 등을 두루 감상할 수 있어서 볼거리가 풍부했다. 컬렉션을 둘러보는 동안 베르사유 궁전과 비교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우리나라 궁궐 한복체험처럼 옛날 궁중 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도 제공했는데  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ㅋㅋ 



퐁텐블로 성의 전체 면적은 130헥타르 정도 된다고 하는데     4개의 주요 안뜰, 3개의 정원 및 공원 사이에 다양한 건물을 배치하고 있다. 다이애나의 정원과 영국식 정원은 영국식 조경 양식을 채택했고 베르사유 정원사로 잘 알려진 앙드레 르 노트르 (André Le Nôtre, 1660-1664) 의 고전적인 그랑 파르테르와 14헥타르의 프랑스식 정원을 볼 수 있다. 영국식 정원은 자연 상태 그대로를 보여주지만 프랑스식 정원은 잘 다듬어지고 기하학적인 규칙성을 강조하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보니 두 관점을 직접 경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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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고성은 거의  웬만큼은 몇번씩 가봤다 싶어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가장 흥미롭고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여유로운 일정으로  프랑스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해볼만한 곳이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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