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개인전 개최 ⟪빛나는 그림자: 요셉 보이스의 초상⟫
타데우스 로팍, 2024년 5월 29일—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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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오는 5월 29일부터 7월 27일까지 앤디 워홀의 개인전 ⟪빛나는 그림자: 요셉 보이스의 초상(The Joseph Beuys Portraits)⟫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앤디 워홀이 보이스의 초상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 시리즈를 선보임으로써 워홀과 보이스의 역사적인 초기 만남을 재조명한다.
앤디 워홀, Joseph Beuys (Beige background), 1980.
캔버스에 아크릴과 실크 스크린. 50.8 x 40.6 cm (20 x 16 in).
©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DACS, London, 2024. 사진: Ulrich Ghezzi.
앤디 워홀, Joseph Beuys (Diamond Dust), 1980.
캔버스에 다이아몬드 가루와 잉크 실크 스크린. 101.6 x 101.6 cm
(40 x 40 in). ©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DACS, London, 2024. 사진: Charles Duprat.
앤디 워홀, Joseph Beuys, 1980.
린넨에 아크릴과 다이아몬드 가루, 잉크 실크 스크린.
101.6 x 101.6 cm (40 x 40 in). ©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DACS, London, 2024. 사진: Eva Herzog.
앤디 워홀, Joseph Beuys, 1980–83.
레녹스 뮤지엄 보드에 개별 트라이얼 프루프 스크린 인쇄.
111.8 x 76.2 cm (44.02 x 30 in). ©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Schellmann Art / DACS, London, 2024.
보이스의 초상화는 뉴욕 현대 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 PA), 런던 테이트(Tate, London) 등 전 세계 유수의 기관에 소장된 바 있으며, 일련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것은 1980년대 이후 처음 기획된 것이다.
미술사의 획을 그은 두 명의 거장은 1979년 독일 소재 한스 마이어 갤러리(Hans Mayer, Düsseldorf)에서 개최된 전시에서 처음 조우했다. 미국의 저술가인 데이비드 갤러웨이의 표현에 의하면, ‘마치 아비뇽에서 두 명의 라이벌 교황이 마주한 것과 같은 의식적인 아우라’가 감돌았던 이 만남은 유럽과 미국 예술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접선하며 중요한 접점을 이룬 순간이었다.두 사람은 1979년 10월 30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에서의 보이스 회고전을 비롯하여 그해 여러 차례 다시 만났다.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을 당시, 보이스 또한 사진 촬영을 위해 그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워홀은 자신의 폴라로이드 카메라(Polaroid Big Shot)를 사용해 펠트 모자와 낚시 조끼를 입은 보이스의 상징적인 모습을 담아냈고, 이 이미지는 1980년부터 1986년 사이에 제작된 스크린 프린팅 초상화 연작의 근간이 되었다.
워홀은 다양한 크기와 형식으로 보이스의 강렬한 시선을 반복적으로 담아냈다. 작가는 특유의 실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며 초상화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매체적 실험을 진행했는데,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트라이얼 프루프(Trial Proof), 라인 드로잉, 종이 작품에서 다이아몬드 가루를 활용한 작가의 초기 실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사진의 네거티브 효과를 보다 극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색조를 반전시킨 일련의 작품들과 나란히 전시되는데, 작가의 실험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워홀은 그의 광범위한 작품 세계에 걸쳐 마릴린 먼로, 모나리자, 마오쩌둥 그리고 요셉 보이스와 같은 주요 인물을 재현하는 연작 <리버설(Reversal)>을 지속했다. 이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다른 예술가를 표현하는 데 특별한 가치를 두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워홀은 원본 사진의 이미지를 단순화함으로써 인물을 상징적이고 아이콘스럽게 표현하였고, 스크린 프린팅 기법을 통해 작가의 직접적인 개입을 최소화했다. 실크 스크린 기법과 관련하여 작가는 ‘사진을 선택하고 확대한 다음, 접착제를 활용해 실크에 전사한다. 그리고서 잉크를 바르면 접착제가 없는 실크 부 분으 로만 잉크 가 통과 하 며 인쇄된다. 같은 이미지를 활용하더라도 이 방법을 통해 매번 조금씩 다른 무언가를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워홀은 이미지 자체보다 색상, 구성, 재료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변화를 꾀했다. 작가는 단조로운 단색 바탕 위에 실크 스크린 스텐실을 사용해 여러 색상으로 덧바르며 보이스의 머리와 어깨를 보다 선명하게 표현하였다. 그는 트라이얼 프루프 즉, 이미지의 다양한 변용을 실험해 보기 위한 개별 판화를 제작하며 작가적 연구를 이어 나갔다. 워홀은 이렇게 생산된 트라이얼 프루프를 자신의 판화 에디션이나 회화 작품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작업군으로 여겼으며, 1980년대 워홀과 긴밀히 협력했던 출판업자인 외르크 셸만(Jörg Schellmann)은 ‘트라이얼 프루프를 워홀의 원화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이는 판화와 원화 사이의 구분을 해체하고 예술 제작의 본질에 집중했던 작가의 혁신적인 사고를 보여주는 것이다.
보이스는 워홀에 관하여 ‘그는 일종의 영(靈)적인 존재로, 영성을 가지고 있다’며, ‘앤디 워홀이 초상화를 통해 행하는 타불라 라사(tabula rasa) 즉, 관습적인 상징을 비워내고 깨끗이 하는 것은 […]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고 말한 바 있다.
워홀과 보이스가 예술에 접근하는 미학적, 철학적 방식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지만, 각자의 작품 전반에서 일상적인 사물과 이미지를 활용하고 더 나아가 낯설게 만든다는 점, 그리고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구축하는 것에 대한 집념이 있다는 데서 교차한다. 주지하듯, 보이스는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유목민 타타르족에 의해 구출되었다는 신화적 기원을 지닌 예술가였으며, 워홀은 어디서든 한눈에 띄는 은발 가발을 착용한 ‘팝의 교황’으로 대중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낸 예술가였다.
워홀의 연속성에 대한 흥미는 유명 인사와 자아상에 대한 깊은 관심과 함께 결부되었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타인의 자기양식화(self-stylisation)를 포착해 냈고 반복, 매체 그리고 기술에 대한 예술적 탐구를 바탕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적, 문화적, 정치적 아이콘들의 강렬한 모습을 기록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팝 아트의 선구자인 앤디 워홀(1928-87)은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상품, 대중 매체 그리고 그가 촬영한 영화와 사진을 활용하여 20세기 후반을 규정하는 영속적인 이미지를 생산한 예술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28년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워홀은 카네기 공과 대학(Carnegie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수학한 후 1950년대에 뉴욕으로 이주하여 광고 대행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작가의 작품은 시드니 재니스 갤러리(Sidney Janis Gallery, New York)에서 개최했던 팝아트에 대한 첫 주요 기획전 《The New Realists》(1962)을 비롯해 페루스 갤러리(Ferus Gallery, Los Angeles)와 스테이블 갤러리(Stable Gallery, New York)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그는 1964년 맨해튼에 뉴욕 아방가르드 파티와 예술 행사의 구심점이 되어준 ‘팩토리(The Factory)’를 설립하였고 1969년에는 잡지《Interview》를 창간하는 등 수많은 젊은 저술가와 사진작가, 예술가들을 주목받게 하는 데 일조했다.
1987년 워홀의 타계 그로부터 2년 뒤, 뉴욕 현대 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하며 현대 예술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확고히 보여주었다. 이후에도 그의 작품은 루드비히 미술관(Museum Ludwig, Cologne, 2020-21),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London, 2020),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2018) 등 전 세계 유수 기관에서의 회고전을 통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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