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랑,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 ≪30 Years: Passages≫ 개최
예화랑, 5월 2일 부터 6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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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건립된지 30주년이 되는 해를 맞이하여 서울 신사동 예화랑에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 기획전 ≪30 Years: Passages≫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올해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건립된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베니스 각지에서 기획되어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관 건립은 당시만 해도 아시아의 작은 국가 한국이 1986년 제42회 전에 처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이래 이뤄낸 쾌거였다. 독립국가관을 갖지 못했던 한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비엔날레에 참가한 당시 소련, 동독,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등과 함께 외딴 건물에 더부살이를 해야 하는 형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첫 참가 이후 약 10년 만에 독립국가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우리 미술계로서는 매우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1995년은 베니스비엔날레 창립 100주년이 되었던 해로 주최측의 다양한 쇄신 노력과 대한미국 각계의 ‘세계화’ 기조가 만나 이뤄낸 성과였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올해 그 궤적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의 30년을 바라본다. 한국관이 건립되기 까지, 그리고 첫 전시를 개최하는 데 있어 기억해야할 인물들이 있다. 바로 한국관 건립에 적지않은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백남준 (1993년 독일관 대표작가로 선정되어 황금사자상 수상), 한국관 첫회 커미셔너였던 1세대 평론가 이일 그리고 4명의 대표작가 곽훈, 김인겸, 윤형근, 전수천이 그들이다. 이들 중 백남준, 곽훈, 김인겸을 재소환하여 30년전의 그들과 오늘을 관통하는 시공간적 통로들을 예화랑 전시장에 펼쳐놓는 ≪30 Years: Passages≫으로 오는 5월 2일부터 6월 8일까지 선보인다
1995년 덴마크 미술관 전시당시 백남준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총정리하는 이미지들로 제작한 판화집 (사진=예화랑)
백남준,비밀 해제된 가족 사진 1984 (사진=예화랑)
백남준 1963년 파르나스 갤러리 전시 전단지 (사진=예화랑)
3 층 전시장에서 백남준의 텍스트 및 드로잉 아카이브와 사진, 판화 자료들을 대거 선보인다. 1960 년대부터 TV, 비디오, 위성 등을 당대 하이테크 기술과 기기를 작품의 매체로 이용하여 예술적 가능성을 타진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진 백남준은 한국 미술계가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도 평가된다.
1984 년 첫 시연된 서울, 뉴욕, 파리, 도쿄를 연결하는 초국가적 위성 프로젝트 <굿 모닝 미스터 오웰 Good Morning Mr. Orwell>은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를 통해 예술을 통한 대통합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백남준이 한국과 글로벌 미술계를 연결시키고자 한 활약과 작가로서의 활동은 ‘통합’, ‘네트워크’ 라는 키워드를 공통으로 한다. 그가 남긴 텍스트, 드로잉 등 아날로그 매체에 남은 자료들을 통해 특유의 사유방식과 그 실천 방식으로서의 예술 활동, 소위 예술 외교가로서의 활약상을 관통해 본다.
곽훈,Halaayt, 2017 (사진=예화랑)
곽훈,겁소리 KalpaSound, 1993 (사진=예화랑)
곽훈,Drawing for performance, 2011 (사진=예화랑)
1층 전시장은 곽훈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1975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미국과 한국으로 오가며 일찍이 국제적인 감각을 익힌 곽훈은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첫 전시에서 야외 공간을 활용한 설치 퍼포먼스 <겁/소리, 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 Kalpa/Sound, What Marco Polo Left Behind>(1995)을 선보였다. 당시 만해도 1970년대 실험미술 세계들에게서 간간히 보여왔던 퍼포먼스나 이벤트를 제외하면 퍼모먼스 아트가 낯설었던 한국미술계에는 신선한 자극이 되는 작업이었으며, 옹기, 비구니, 대금 같은 서양인들에게는 생경하기만한 요소들로 인해 한국관 첫 전시의 인상을 강하게 각인 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본 전시에서는 <찻잔 Tea Bowl>, <주문 Incantations>, <겁 Kalpa>, <기 Chi> 시리즈들에 이은 근작 <할라잇 Halaayt> 시리즈로 이어지는 각 작업의 페인팅 작업과 드로잉을 선보여, 물질세계와 대비되는 영성, 정신성 등을 키워드로 하는 작가가 걸어온, 걸어갈 영적 통로를 마주하게 한다. 특히 한국관 전시작 <겁/소리, Kalpa/Sound> (1993) 와 동일 제목의 회화 작업과 야외 퍼포먼스 작업 <포크레인 드로잉>을 위한 드로잉 작업은 동일 개념을 설치 퍼포먼스 및 회화, 드로잉 등 매체를 달리하며 실험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들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인겸,드로잉 스컬프쳐 Dessin de Sculpture 1997 (사진=예화랑)
김인겸,빈 공간 Emptiness 2005 (사진=예화랑)
김인겸,스페이스리스 Space-Less 2016 (사진=예화랑)
2층 전시장은 1996년 파리 퐁피두센터의 초대로 도불하여 2000년대 중반까지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면 활동한 김인겸의 작업으로 구성된다. 김인겸은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첫 전시에 <Project21-Natural Net>.를 출품했다. 이는 아크릴 구조물, 물을 넣은 수조, 비디오 모니터, CCTV 등 인공적 구조물과 자연물, 테크놀러지 기기가 만나 1층과 2층을 연결하며 한국관 원형 전시장의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장소-특정적 설치 작업이다. ‘공간’과 ‘사유’ 등을 핵심으로 하는 기존 <환기>, <묵시공간>, <빈 공간> 시리즈들과 개념적으로 공명하면서 확장시킨 설치 작업 <Project> 시리즈의 일환인 본 작업의 공간감 및 미감은 이후 입체와 평면을 구분하는 경계를 넘나드는 <스페이스리스> 조각과 페인팅 작업을 예견한다.
본 전시에서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당시 촬영 영상 및 아카이브 자료, 2010년대 중반 스퀴즈를 이용한 특유의 페인팅 작업 <스페이스리스 Space-Less>, 면을 통해 입체를 구현한 조각 <빈 공간 Emptiness>, 특히 1996년 도불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스퀴즈를 이용한 작업 <드로잉 스컬프처 Dessin de Sculpture> 를 선보인다.
<드로잉 스컬프처>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데생과 조각을 동격으로 놓은 작가 특유의 개념을 구현한 작업으로, 그린다는 개념과 조각을 별개의 것이 아닌 하나의 것으로 해석하는 작가의 태도를 볼 수 있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스페이스리스> 시리즈 조각과 페인팅 작업의 본원이되며, 도불 이전과 이후 작업을 이어주는 키로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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