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앤제이 갤러리, ART SG 2024에 서용선 작가 솔로 부스로 기획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 (10 Bayfront Ave, Singapore 018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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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G 2024에서는 서용선 작가 솔로 부스로 기획하여 그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계유년〉(2015-2021)과 〈태백산 산신령〉(2015-2021)은 역사화로, 과거의 시간 속 한 장면을 담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역사화를 그릴 때 역사적 사실 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한다. 역사 또한 ‘인간’이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에 대한 가치판단은 보는 이의 몫으로 남겨둔다.
Suh Yongsun, 〈Brooklyn 1〉, 2023.Acrylicondakpaper, 149 x 76 cm(원앤제이 갤러리)
Suh Yongsun, 〈Brooklyn 2〉, 2023.Acrylicondakpaper, 149 x 76 cm(원앤제이 갤러리)
Suh Yongsun, 〈Brooklyn 3〉, 2023.Acrylicondakpaper, 148 x 76 cm(원앤제이 갤러리)
〈브루클린 1~4〉(2023)은 고도로 도시화 된 현대 사회 속에서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고독을 보여준다. 마치 위와 아래를 반전시킨 듯한 이 작품들은 불안정하게 부유하는 현대인의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 특히 도시인을 그린 서용선의 작업에서 인물은 강렬한 선을 여러 번 덧칠하여 얼굴을 강조한다. 인물과 대비되는 색을 배경에 사용하여 시선을 분산시키다가 궁극적으로는 인물의 얼굴로 회귀하게 만든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인물의 표정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이목을 집중시키고는 정작 그 실체는 텅빈 것으로 남겨버리는 것. 서용선 작가가 선사하는 도시 초상화의 메타포이다.
〈그리기〉(2019-2020)는 자화상 시리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자아를 엿볼 수 있을 만큼 자전적인 색채가 강하다. 여러 개 겹쳐진 거대한 눈동자는 어딘가를 꿰뚫어 대상을 끈질기게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켠에 자리잡은 손은 펜을 쥐고 작가로서의 사명인 ‘그리기’ 행위를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서용선 작가는 ‘인간’을 주로 그린다. 작업의 모든 형상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그는 자화상을 비롯하여 과거의 역사적 인물과 같은 특정 인물을 그리면서도, 서울, 뉴욕, 베를린과 같은 세계 곳곳의 대도시 속에서 마주하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불특정 다수의 군상을 그리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인간상은 캔버스 위에서 매우 과감한 원색과 강렬한 붓터치로 표현된다. 특히 빨간색이 두드러지게 사용는데, 작가에게 감각적으로 굉장히 투명하게 느껴지는 색임과 동시에 일종의 저항 의식을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서용선 작가는 대비되는 색을 이용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색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우리들 내면에 자리잡은 본질적인 감정을 끄집어낸다. 그 대상은 때로는 역사 속 한 인물로, 때로는 도시 속 스쳐 지나가는 이름 모를 행인으로, 때로는 작가 스스로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보여진다. 작가가 캔버스에 펼쳐낸 인간상은 적나라한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들을 반추하게 한다. 이는 그가 스스로 갖고 있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실존적 고민의 흔적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서용선 작가의 작품 속에서 ‘인간’은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피사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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