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중 개인전, 《Natural Being》
존재에 대한 성찰을 거듭하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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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Being-그곳 혹은 이곳(There or here) 23-28, 2023, Acrylic on canvas, 194 × 259 cm (사진=금산갤러리)
금산갤러리에서는 6월 13일부터 7월 4일까지 존재에 대한 성찰을 거듭하며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온 김근중 작가의 개인전〈Natural Being〉 展이 진행되고 있다.
80년대 후반 포스트모던적 경향의 실험성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김근중은 프레스코방식의 한국화를 시작으로 채색이 강조된 모란을 거쳐 단색화에 이르는 등 자유분방한 태도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다. 작가는 1986년 8월 대만 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 후 동양화의 근간은 ‘자유 정신’에 있다고 여기며 앞으로의 창작 태도를 결정했다. 그래서 다양한 재료 실험의 과정을 거쳤고 현대적인 재료를 사용한 작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 결과 1990년 금호미술관의 첫 개인전에서 고구려 벽화와 돈황 벽화의 예술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포스트모던한 벽화를 제작하여 ‘김근중현대벽화전’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발표하였다.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1993년 국제갤러리, 1996년 유나 갤러리, 1997년 일본 켄지다끼갤러리 등에서 계속 개인전을 이어 나갔다.
Natural Being(꽃 세상, 原本自然圖) 7-4, 2007, Acrylic on canvas, 161.5 × 130 cm (사진=금산갤러리)
Natural Being(꽃 세상,原本自然圖) 9, 2009, Acrylic on canvas, 92.6 × 120 cm (사진=금산갤러리)
Natural Being(존재, 存在) 21-49, 2021, Mixed media, Pigment, 162 × 130 cm (사진=금산갤러리)
Natural Being(존재, 存在) 21-49, 2021, Mixed media, Pigment, 162 × 130 cm (사진=금산갤러리)
그러다 2005년에 화폭에 화려한 색상의 모란이 가득한 12폭의 병풍을 목격하면서 작가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색상과 동일 화면이 12번이나 반복적으로 현현하는 모습이 현대적 조형 어법을 연상시킨 덕분에 작가는 모란이란 소재에서 큰 생명력을 느끼게 되어 곧바로 새로운 작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계속되는 변화 속에서 작가는 각기 다른 작품 속에 존재할 일관된 ‘나’에 대한 고민 끝에 꽃이라는 형상에서 10년 만에 벗어나게 된다. 그 결과 2014년 고려대학교 박물관 현대미술실에서 초대한 개인전을 통해 모란에서 나아가 대자연 존재들을 상징하는 추상화를 발표하기 이른다. 마침내 작가는 자신이 강조하던 ‘자유 정신’과 걸맞게, 고정된 형상과 관념이 갖는 한계성을 넘어 무궁한 상상력을 촉발하는 시적 연상이 가득한 작품 세계를 완성한 것이다.
이번 〈Natural Being〉展에서는 김근중의 대표 시리즈인 Natural Being 중 모란과 추상 뿐만 아니라 단색화 작품을 선보인다. 형태와 색채가 분명한 모란을 시작으로 질감이 강조된 단색화 그리고 무형(無形)의 꽃까지 모두 관람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작가가 수십 년에 걸친 ‘사실-추상-단색’의 변화를 통해 작가적 고민을 다듬어 온 과정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작가는 자신만의 화풍을 정립하고 이를 통해 진정한 정체성을 온전히 발현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동반되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약 20점의 드로잉까지 추가되어 ‘꽃, 이전(Before-Flower)’을 들여다볼 좋은 기회도 마련되었다.
김근중 작가는 “욕망을 담은 존재로 그려내던 모란을 해체함으로써, 내면에 더욱 깊이 다가가 보다 본질적인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이 각기 다른 형태를 띠지만 그 시작점이 나의 작가적 정체성과 본질적 내면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 하나로써 조화를 이루고 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황달성 금산갤러리 관장은 “수많은 변화가 가득한 현대사회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라며, “이번 전시가 방문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과 실존의 역동성에 대해서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6월 13일(화) 오후 5시에는 김근중 작가도 직접 참여하는 전시 오픈식이 금산갤러리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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