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화랑, Origin, Emergence, Return (기원, 출현, 귀환) 개최
뉴욕 록펠러 센터에서 2023년 6월 8일부터 7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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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여년간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을 앞장서온 조현화랑이 뉴욕의 상징인 록펠러 센터에서 2023년 6월 8일부터 7월 26일까지 <Origin, Emergence, Return / 기원, 출현, 귀환 >라는 제목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개최한다.
이배 작가의 <Issu du feu> CG 렌더링, 록펠러 센터 채널 가든, 뉴욕.(사진=조현화랑)
이번 전시에는 한국 현대 추상의 선구자인 박서보를 필두로 이배, 진마이어슨이 참여하여 약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록펠러 센터의 중심인 채널가든에서는 이배 작가의 6.5M 높이의 이배 작가의 대형 숯 조각이 설치되어 뉴욕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린다. 이외에도 윤종숙의 한국 전통 수묵화와 독일 추상표현주의를 동시에 담아낸 회화 작품이 록펠러 센터의 로비에 설치될 예정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각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은 그들만의 화법으로 추상적 개념을 탐구하고 도전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적 세계를 표현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Origin, Emergence, Return/ 기원, 출현, 귀환 >의 각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시간성과 신체성은 박서보, 이배, 진마이어슨의 작업에서 전반적으로 보여지는 고유한 표현방식을 주목한다. 명상과 수행, 반복으로 탄생된 박서보 작가의 묘법시리즈는 색에 대한 동양적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흑색으로 수렴되는 동양의 작품들이 그들의 초월된 정신성에 집중된 것과 같이 숯으로 구현된 이배의 작품은 ‘지속’과 ‘영속’을 보여준다. <return/ 귀환>에서 보여지는 진의 작품은 입양아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작가로서 작업에 임하는 태도가 고도의 에너지가 응축된 회화로 발현된다.
박서보, Ecriture No. 060303, 2006,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260 x 160 cm (사진=조현화랑)
진 마이어슨, DESCENDANT 4, 2023,
Oil and acrylic emulsion on canvas, 190 x 190 cm(사진=조현화랑)
윤종숙, Sun, 2023, Oil on canvas, 160 × 135 cm (사진=조현화랑)
박서보, 이배, 진마이어슨은 각각 한지, 숯, CG와 AR(증강현실)을 사용하여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해왔다. 물을 머금고 색이 번지는 한지의 특성은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한 박서보에게 중요한 매체이다. 불로 태우는 격렬한 과정 이후 몇 천년으로 연장되는 숯의 특징은 이배에게 영원이라는 시간의 응축을 상징하며 삶에서 계속 생동하고 지속되는 태도를 대변하는 오브제이다. 또한 진마이어슨이 보여주는 AR과 CG에 대한 탐구는 평면회화가 가진 한계를 가상현실, 존재와 부재, 빛과 그림자의 관계성으로 확장시키는 중요한 시도이다.
세계가 한국의 문화를 주목하고 있는 각 세대를 대표하는 한국작가들을 작품을 통해 예술세계에 대한 다양한 언어와 태도를 소개하고 연결함으로써 보다 깊은 한국의 미술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Origin(기원) –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박서보 작가는 전후 한국 미술과 맥을 함께해왔다. 197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반세기에 걸친 그의 작품 활동이 한국의 현대미술에 미친 지대한 공헌에 초점을 맞춘다. 박서보의 Écriture 연작은 1960년대에 시작되어 한지와 서예, 단순한 물성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한국의 명상적 전통을 보여주었다. Écriture 연작의 초기작은 아직 마르지 않은 단색화의 여러 종이 표면 위에 서예적인 연필선을 반복적으로 그렸고 이는 결국 진화하여 한지와 색채를 도입했다. 박서보의 회고전이기도 한 <Origin, Emergence, Return/ 기원, 출현, 귀환 >는 그의 핵심 활동 시기별 Écriture연작 작품을 조망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맥락화한다. 물성에 대한 박서보의 깊은 이해는 후대의 한국 현대미술가들이 독특한 물성을 탐구하도록 길을 텄다. 이번 전시에는 박서보의 절제된 작업과 그의 손끝에서 보여준 확장과 수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비디오 아트가 동반될 예정이다. 박지환 씨가 감독을 맡은 비디오 아트는 삼성의 플래그십 146인치 LED 디스플레이인 The Wall IAB에 상영되어 방문객들이 박서보의 작품을 다양한 시각에서 경험하도록 초대한다.
Emergence(출현) – 이배는 그의 회화와 설치작품을 통해 동아시아 수묵화의 정신을 재해석하며, 숯의 표현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다. 수 백 년을 살아온 소나무의 시간이 숯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수 천 년의 시간이 되는 것을 보며 숯을 영원함이 응축된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배의 전시작은 1991년에 시작된 그의 '불로부터(Issu du Feu)' 시리즈의 대표작이 포함된다. 캔버스에 부착된 절단된 숯이 타일처럼 배열되고 마감되어 영롱한 심연의 빛을 띈다. '붓질(Brushstrokes)' 연작의 새로운 대형 회화작품도 전시되어 서예적 움직임과 제스쳐가 핵심이 된 작가의 기운생동(氣韻生動)을 보여준다. 락펠러 센터 건물 외부 채널 가든에서 이배는 락펠러 센터에서 야외 조각품을 선보이는 최초의 한국 작가가 된다. <Origin, Emergence, Return/ 기원, 출현, 귀환 >의 입구를 장식하는 커다란 숯덩어리를 높이 쌓아 만든 이 작품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피할수 없는 재난의 기억을 환기시키며 동시에 주변 고층 건물과 대조를 이루어 일종의 문명과 차원의 벽을 마주하게 만든다. 인간의 사유에 의해 세워진 도시 환경 한복판에서 숯의 자연스럽고 원형적인 특성을 특별한 형태나 이미지가 아닌 거대한 덩어리로 묶음으로써,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을 정화(淨化)하려는 열망을 나타낸다.
Return(귀환) –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의 가정으로 입양된 진 마이어슨은 이주, 문화유산의 상실, 후기 식민주의, 그리고 전세계에 퍼진 한국의 디아스포라에 대한 고민을 한다. 마이어슨은 < Origin, Emergence, Reture/기원, 출현, 귀환>에 신작을 발표함과 동시에 증강현실(AR) 오버레이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1990년대 후반, 프론티어 광학(Frontier Optics)의 선구자로서 마이어슨은 스캔 이미지 위에 컴퓨터 그래픽과 무작위화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대형 회화를 그리며 구상과 추상을 연결하고자 했다. 아이덴티티 미술의 일반화를 탈피한 대안을 모색하고 그림의 매체적인 한계를 넘어설 비계층적 공간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스캐너와 무작위화 소프트웨어를 발견한 마이어슨. 그의 작업은 역사적 맥락 확장의 불가능성과 이미지 샘플링을 사용한 후식민지 복기법이라는 이중 서사를 영위한다. 회화 작업을 근간으로 활동하는 마이어슨은 기술의 발전에 발맞추어 자신이 살았던 뉴욕, 파리, 홍콩, 자카르타, 서울 등의 여러 장소에 대한 병렬적 접근을 비디오와 설치물로 반영하고 표현한다.
전시 <Origin, Emergence, Return / 기원, 출현, 귀환 >의 일환으로 30년째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윤종숙(1965년생)의 최근 회화 작품 3점이 락펠러 센터에 위치한 1230 Avenue of the Americas의 사이먼 앤드 슈스터 빌딩 로비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한국의 자연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독일의 표현주의, 동굴 예술, 그리고 동양 전통의 수묵화에 영향을 받은 윤종숙의 추상화는 작가의 사고와 감정이 외부의 풍경과 융합하여 캔버스 위에 표현된 "마음의 풍경"이다. 이번이 윤종숙 작가의 미국 최초 공공예술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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