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뮤지엄의 서프라이즈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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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세계적인 명성이나 미술사적 흔적과는 별개로 그는 나에게 그다지 매력있는 작가는 아닌데다 여러번 와 본 탓에 파리를 여행중인 삼촌 가족을 위한 투어라 생각하고 입장했다. 현재 3.4층은 공사중으로 개방하지 않아 처음 오는 관광객들은 아쉬울 듯 했다. 프랑스인도 아닌데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자기이름의 미술관이 있다는 것은 작가 최고의 영광일 듯하다. 뮤지엄 건물 외관도 지극히 프랑스 스러운 나름의 위용을 과시한다.
그런데 입구에 보니 엄청난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걸려져 있었다. 피카소의 1921년 작품인 '정물화(Nature Morte)' 를 소유할 수 있는 추첨권 20만장을 100유로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추첨권 판매로 모인 수익금은 비영리 조직 국제원조구호기구에 전달될 예정이라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데 오늘 피카소뮤지엄에 가보니 그 판매대가 있었다. 이미 20만장이 완판되었는지 매표 창구는 닫혀있었다. 3월말에 생중계로 행운의 당첨자를 발표한다니 너무 기대되고 누가 주인공이 될 지 정말 미리부터 부럽다.
이번 피카소 뮤지엄의 전시는 여성의 얼굴 , 쇼파에 앉은 여자, 서있는 여자, 키스 등으로 '여자' 가 이번 전시의 테마인 듯하다. 몇몇 그림의 캡션에는 피카소의 특징인 여러 각도, 여러 방면에 존재하는 얼굴을 찾아 보게 하거나 다른 작품과 비교하여 공통점 차이점을 찾아보라는 등 능동적 관람을 유도하는 것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하던 피카소의 작품들을 원없이 볼 수 있는 곳인 만큼 작품 사진을 다른 곳과 달리 많이 찍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2017년부터 이 곳에서 했던 전시의 포스터를 옷 맡기러 내려가는 계단 벽면에 붙여놓은 것도 흥미로웠다. 앙스 아르퉁 전시에서도 보았던 이런 포스터 전시는 작가나 해당 갤러리의 포트폴리오와 역사를 보여주는 것 같아 센스가 있다.
피카소 뮤지엄에서 나와 길을 서성거리던 중 Musée Cognacq-Jay 라는 작은 미술관에서 무료 기획전을 한다기에 들러보았다.
입구에는 18세기에 출간된 계몽주의자들의 소설을 전시해 놓았다. 이번 학기에 배운 볼테르의 캉디드, 고독한 몽상가의 산책, 루소의 고백록 등이 눈에 들어 왔다.
우연히 들어간 전시치고는 선방한 느낌이다.^^ 17~19세기의 귀족 저택을 개조해 뮤제로 만들었는데 당시 귀족들의 침대, 피아노, 초상화 그리고 작은 소품들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무료입장이니까 지나가다 혹시 이 곳을 발견하면 들어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