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주리 미술관/조르조 데 키리코(2020.10.26)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본문 바로가기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dc6844e799399dddb82e7941c1448de0_1729312633_4636.jpg
 


오랑주리 미술관/조르조 데 키리코(2020.10.26)

본문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 1888~1978)는  초현실주의의 초기 단계인 형이상학파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는 타워, 아케이드, 사람이 없는 건물들이 주로 등장한다. 중앙 및 다양한 시점에서 본 공간의 구조가 투영되어 있다. 후기에는 꿈꾸는 듯한 생경한 사물들을 작품 구성에 포함시켜 비현실적인 구도로 배치했다. 대표작으로 〈정물〉,〈무한의 향수〉등이 있다. (위키백과 발췌)



 Toussaint (투쌍-가톨릭의 제성첨례일) 바캉스를 맞아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 의 전시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오랑주리 미술관을 찾았다.




a2fa7b13daaaac94b8fee1388eaf574e_1680429663_0959.jpg
 




오랑주리에서 하는 전시는 첨 올리기에  키리코의 기획 전시가 열리는 지하 전시장으로 가기전, 1층 상설전 모네의 작품부터  파노라마로 찍어 소개한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파리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주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특히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걸작인 수련(les Nymphéas) 연작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처음 파리에 왔을 때 이 곳에서 모네의 수련을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아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까지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a2fa7b13daaaac94b8fee1388eaf574e_1680429728_0744.jpg 


위의 사진은 오랑주리의 외관이고 아래의 사진은  콩코드 광장와 튈르리정원인데 오랑주리에 오면 이 곳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전시장입구에는 " 땅위에(지상에)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종교보다 태양 아래를 걷는 사람의 그림자에는 더 많은 수수께기가 있습니다." 조르조 데 키리코. 1911 


라고 쓰여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는 무슨 이유에서 인지  사진 촬영이 안되는 작품들이 있어서 약간 당황스러웠다.



 



키리코의 작품 들은 대부분 건축물, 과일,낮 1~2시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 연기를 뿜으며 떠나는 기차, 석고상 혹은 마네킹 등을 담고 있어 각 주제나 소재끼리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았다. 낮시간임을 강조하려는 강렬한 색감과 빛과 그림자를 통한  색대비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의 작품에 기차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실제로 작가가 여행을 많이 다니며  낯선 곳을 탐구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조국 이탈리아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아닐까!  기차를 타고  고국을 떠나왔지만 '언제나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이탈리아' 라고 생각한 듯 하다.





 



 


키리코는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에게도 영향을 주었다고 하는데 비교적 딱딱한 느낌을 주는 달리의 작품 성향과는 다르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키리코가 작품속에서 많이 사용한 '오후 2시' 라는 시간대의 영향이지 않을까 싶다.



햇빛의 따뜻함을 보다보니 조르주 모란디라는 이탈리아 화가가 떠올랐는데. 그 역시 이탈리아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화가였다. 이탈리아 출신 화가들은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듯하다. 모란디에 관해서 함께 관람한 친구와 얘기하던 중  놀랍게도 옆 코너를 도니 바로 모란디의 그림이 있어서 놀랐다. 그의 그림은 그림자를 통해 따뜻함을 시각화했는데 그가 사용한  브라운톤이 따뜻함을 더해 주었다.



 


키리코가 현실과 동떨어지게 형이상학적으로 작품을 표현한다면 모란디는 현실적 사물을 가지고 형이상학적 작품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유리병 같은 구체적 사물이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 노년기에 제작된 모란디의  그림들을  보면 인생의  덧없음과  자연으로의 회귀를 드러내면서  경계상실의 시각화 마저 나타나고 있다. 죽음이 다가올수록 한 줌  재가 되어  마침내 자연으로 돌아가는  심리적 본능이 화가에게 스며드는 것 같다. 물체의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던 초창기와 달리 노년으로 갈수록 모호하면서도 추상적으로 표현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이 다가올 수록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본능이 작동해 추상화의 경향이 뚜렷해지지 않았을까!




 



 


거장들도  이렇게 스케치를 여러번 수정한 후 작품을 완성한 흔적을 보여준다. 



 



 



 



 




키리코의 '오후의 수수께끼' 앞에서 앙드레 브르통을 찍은 만레이의 사진인데 앙드레 브르통과 함께 초현실주의를 이끈 선구자인 만레이를 보니  지난 학기에 폴 엘뤼아르가 쓴 시에 만레이가 삽화를 넣은' 자유로운 손들'(les mains libres)을 읽고 발표하던 것이 떠올라 반가웠다.




 



키리코와 인연이 있는 작가들의 사진이나 코멘트도 볼 수 있었다.


"Giorgio de Chirico는 조용하고 명상하면서 조화롭고 신비로운 구성을 만듭니다. 시간의 정치에 대한 조형적인 개념." -1914 년 기욤 아폴리네르-




키리코는 프랑스의 유명 작가 장 콕토의 책에 삽화를 그려주기도 했다.



 


한편,상설전에서  모딜리아니도 만날 수 있었는데 오른쪽 작품은 모딜리아니가 그린 폴귀욤( 이 곳 오랑주리를 설립한)의 초상화이다.



 



튈르리 산책은 이번 전시 관람의 덤이다.



*늘 <봉주르 파리> 포스팅때마다 많은 도움을 주고  미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제공하는  친구 Mademoiselle Lee 에게 이 지면을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184 건 - 4 페이지




dc6844e799399dddb82e7941c1448de0_1729312774_3745.jpg
 



게시판 전체검색
다크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