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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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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s Vignerons indépendants(와인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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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서 걸어서 10분거리 ‘Exposition Porte de Versailles’

트램을 탈 때를 제외하고는 엑스포쪽으로 올 일은 그닥 없는 편인데 작년 여름 초콜릿 엑스포를 우연히 구경한 이후 이 멋진 건물  이웃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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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부터 가려고 마음 먹었던 <Salon Des Vignerons indépendants >에 저녁 6시쯤 들렀다. 폐장 2시간전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관람객들이 너무 많았을 뿐 아니라 300개 이상의 와인 부스마다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이 각종 와인 품평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고품질의 와인들이었다.  



와인, 샴페인, 꼬냑 등등 프랑스 전국에 내로라 한다는 와인 자영업자들이 총출동한 엑스포인데 대형 와이너리들이 참가한 것은 아니고 독립적이고 소규모인  와인 생산업자들이 그들이 만든 와인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박람회였다. 와인을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에게는 당연히 인기있는 박람회 여서인지 입장할 때는 물론이고 한바퀴 돌고 나올 때도 인파는 끊이질 않았다. 게다가 나오는 사람들 손에 최소 와인 한 박스 정도는 들려져 있기에 나도 한 병 정도는 사야지 마음 먹었는데 결국 한 병도 사질 못하고 행사장을 나왔다. ㅜㅜ


와인 잔은 입장객에게 선물로 하나씩 주었는데 학생이라고 입장료도 내지 않았는데 선물까지 받으니 은근 뿌듯했다. 인파속을 헤치며 와인잔을 들고 다니면서 나름 레드. 화이트, 로제 각 한 잔씩은 시음해 보았다.



사실 와인을 못 산 이유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시음을 하는 것도 힘들었는데다가 프랑스 인 특유의 말 많은 기질 때문에 와인 부스의 소비자 상담 줄이 너무도 길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였으면 와인을 살 거면 일단 시음하고 간단한 조언을 들은 후 바로 구매를 결정하고 부스를 떠날 것 같은데 뒤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거나 말거나 너무 할 말 들이 많아서 도대체 내 순서가 올 것 같지가 않았다. 아니 무슨... 뒤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질문자나 상담자나 할 말이 많아도 눈치껏 조절하고 끊어주는 센스가 있어야는데 이 사람들은 그럴 기미 조차 안 보였다. 프랑스 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이에도 말문이 터지기 시작하면 아주 끝낼 줄을 모르는 편이다. 우리 집주인 아저씨 또한 빅토르 위고 이야기만 내리 몇시간을 하시던데 역시 이 곳의 와인 부스들마다 한결같이 수다(?)로 인한 행렬이 끝이 없었다. 정말 수다스러움을 싫어하는 한국 사람 한지수는 지친다 지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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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대회에서 상 받고 품질 좋은 와인도 7~10유로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에 에 살 수 있었는데 이 정도 클라스의 와인이 한국에 가면 얼마나 비싸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Bourgogne, Bordeaux, Charentes, Alsace,Champagne, Vallée du Rhône 등 귀에 익은 지방의 와인들과 함께 와인 부스 중간 중간에 푸아그라나 jambon, 프레즐, 바게트, 치즈나 올리브 등 와인과 어울리는 대표적인 프랑스 음식들도 팔고 있었다. 한편 술 박람회에 걸맞게 술 취해서 시뻘건 얼굴로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행패 직전까지 간 주정뱅이들도 어김없이 눈에 띄었고 선물로 나눠 준 와인잔 깨먹는 부주의한 사람들도 여럿 보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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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해 행사장에서 오래 머물진 않았지만 이 엑스포야말로 진짜 프랑스 스러운 행사였고 내 인생 속 새롭고 신선한 경험으로 기억속에 자리 잡을 것 같았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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