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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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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우리의 세계는 불타고 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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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느강변 파리 16구에 위치한 <팔레 드 도쿄> 를 다녀왔다. 인근에는  파리 근대미술관과 귀메 미술관이 있는데 이곳에 '도쿄' 가 붙은 것은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프랑스와 일본이 사이가 좋았던지라 도쿄 거리로 불렸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프랑스 현대미술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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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지구는 불타고 있다'를 관람하려고 왔는데 2개의 기획전이 더 열리고 있어서 천천히 둘러 보기로 했다.


 우선 Kevin Rouillard의  <Le Grand mur>는  sam art projets 상을 받은 현대 미술 작품이었는데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어떤 메시지를 주려는지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거대한 벽이라는 제목과 트럼프가 멕시코국경에 장벽을 세운다는 것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캡션을 통해 대충 짐작할 뿐이다. 프랑스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앙드레 브르통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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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본 전시는 울라 폰 브랜든버그의  < Le milieu est bleu>였다. 우리말로는 '가운데는 파란색입니다' 이다.


 울라 폰 브랜든버그(Ulla von BRANDENBURG)는  개인과 집단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독일 작가로 본인이 문학 작품 등을 통해서 얻은 영감으로 설치 작업과 조각, 다양한 영상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관람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새로운 주제와 형태를 제시하면서 허구와 현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하는 전시이다. 사실상 이 전시 또한 나를 더 혼란스럽게  한다. 텍스트 없이는 전혀 이해가 안되는 전시다. 사람 모형 같이 앉아 있는 인형들이 계속 있어서 볼 때마다 소름 돋고 놀랐는데 어떤 의미인지 고민해 보게 된다. 제목처럼 바깥은 여러가지 색인데 안으로 들어갈 수록 파란색이 나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오늘 작정하고 보러 온 전시 <우리의 지구는 불타고 있다-Nôtre monde brûle>를 소개한다.


이 전시는 페르시아만에 대한 현대미술적 접근이다. 늘 국제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는 중동의 정치적 불안과 환경 위기로 인한 인간의 비극을 돌아보며 아마존, 시베리아, 캘리포니아 등의 거대한 산불이 초래한 재앙도 다루고 있다.


제목을 보면서 핫한 환경 문제를 다룬 사진전인줄 알았는데 설치 작품들(와엘 샤키의 27분짜리 설치영상 포함)이 많았고 환경이 메인 주제가 아니라 민감한 중동 이슈를 다루고 있었다. 




 한동안 친숙하게 다가왔던 현대미술과의 거리감은 오늘의 팔레드도쿄 전시들을 본 후 다시 확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팔레드도쿄에는 다른 프랑스 미술관과는 달리 젊은 학생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현대미술 전문 미술관이다보니  미술 전공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곳인 듯하다.


아트샵의 구성도 흥미로왔는데 보통 미술관 기념품샵에서 보는 전시 관련 책자나 식상한 마그네틱과 달리 패션이나 영화등 다양한 잡지를 함께 판매했고 엽서도 퀄리티가 상당했다. 게다가 미술관 안의 카페는  카페 방문만을 위해서라도 와 볼 만큼 멋스러웠다. 아트샵과 카페까지 모두 팔레드도쿄 그자체였다.




 지금 파리는 패션위크 주간이라 팔레드도쿄 전시관 0층에서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어 모델들의 백스테이지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주 방문 목적인 <우리의 지구는 불타고 있다>는  배경지식이 부족한 건지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그다지 크게 인상적인 전시는 아니었다는 게 솔직한 리뷰이다.  학생 할인을 받아 무려 9유로나 냈음에도 불구하고 ㅜㅜ 다만 이  입장권 하나로 모든 기획전시를 다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약간의 위안이 되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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