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미술관, 백연수 개인전 《끝나지 않은 장면》 개최
김종영미술관, 2025.8.29. - 1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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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미술관은 조각 예술 교육에 헌신한 고 김종영 선생의 뜻을 기리며 2004년부터 매년 ‘오늘의 작가’전을 열고 있다. 올해는 나무를 깎고 채색해 일상 사물을 재현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진 조각가 백연수를 초대했다. 이번 전시는 2019년 개인전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제목은 《끝나지 않은 장면(Unfinished Scene)》이다.
백연수 , Black Forms 검은 형상들_가변설치 오동나무 2025 . © 작가, 김종영미술관
백연수 , Sphere 구체_70×53×14cm 느티나무 2018 . © 작가, 김종영미술관
백연수 , Unfinished scene_1 끝나지 않은 장면_지름70×188cm 소나무 2025 . © 작가, 김종영미술관
백연수 , Untitled_가변설치 천, 염료 2025 . © 작가, 김종영미술관
백연수는 오랜 시간 목조에 전념하며 사물 재현과 채색을 통해 독창적인 조각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목조와 관련해 새롭게 모색하는 지점을 담아내며, 영화의 장면전환 기법인 ‘오버랩’ 방식을 차용해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전시는 김종영미술관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며, 각 전시실마다 서로 다른 시도를 만날 수 있다.
2전시실에서는 일상 사물을 원목 일부에 재현한 기존 작업들을, 3전시실에서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소재로 조형 실험에 집중한 《쌓기 연습》 연작을 선보인다. 주 전시장인 1전시실에서는 최근작 《드러나는 것》과 《끝나지 않은 장면》 연작을 비롯해 과거 ‘구(球)’를 소재로 한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이들 신작은 커다란 통나무를 그대로 살린 상태에서 구, 입방체, 대봉감, 풀줄기 등을 조각해 재료와 형태의 긴장을 드러낸다.
나무는 전통 조각 재료 가운데서도 ‘살아 있는 재료’라 불린다. 갈라지고 비틀리며, 나이테와 옹이로 인해 작업 과정에서 많은 제약을 주지만, 동시에 작가에게 재료와의 깊은 대화를 요구한다. 백연수는 이러한 특성에 매료되어 나무를 단순한 재현의 도구가 아닌, 감정과 시간, 물성 자체를 드러내는 매개로 다뤄왔다.
작가는 “나무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타협과 조율의 과정이 작업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며, “작업 과정에서 생겨나는 감정이 전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제목 《끝나지 않은 장면》은 미완을 의미하기보다는, 새로운 탐구를 이어가는 ‘진행 중인 상태’를 뜻한다. 일상의 사물 재현에서 출발해 점차 추상적이고 환원적인 조형 연구로 확장해온 그의 작업은, 앞으로의 전환점을 암시한다.
김종영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대해 “무심해진 일상 속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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