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희 개인전 《지상의 거처》 개최
캔파운데이션 모바이캔, 2026. 6. 5.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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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희 작가의 개인전 《지상의 거처》가 2026년 6월 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캔파운데이션 모바이캔에서 열린다. 스물세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전쟁과 기후변화 등 끊이지 않는 재난 앞에서 예술가가 느끼는 고뇌를 담은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은희, 나의 집으로, 2026, 장지에 채색, 60.6 x 50 cm.

전은희, 바다를 기다리는 사람들, 2026, 장지에 채색, 97 x 154 cm
전은희는 오랫동안 인간이 만들어낸 삶의 공간과 풍경, 그리고 그 안의 이야기에 주목해 왔다. 최근에는 국제 분쟁의 난민,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 자연 파괴로 터전을 잃은 동식물 등 보다 확장된 시선으로 재난과 위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의 무관심에 경종을 울린다.
전시 제목 《지상의 거처》는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에서 영감을 받았다. 네루다가 ‘거처’를 ‘머무는 곳’으로 사용했다면, 전은희는 여기에 ‘떠나온 곳이자 앞으로 향할 곳’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삶의 터전이 무너지는 시대에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전쟁을 반복하며 무엇을 잃고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를 묻는다. 작가는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우리는 내일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대표작 〈어제의 세계〉는 다섯 점의 연작으로 구성된다. 겨울 풍경처럼 보이는 화면 속에는 폐허가 된 땅과 그곳을 떠난 사람들, 그리고 다시 움트는 생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간의 역사보다 더 긴 자연의 시간성과 순환을 통해 무고한 희생을 애도하고, 같은 비극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출품작 〈사소한 일〉, 〈작아진 심장〉, 〈작은 사람들〉은 가자 지구 등 실제 재난 현장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작가는 세계 곳곳의 재난 이미지를 수집해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구성했으며, 현실 고발을 넘어 아름다운 색채와 안정된 구도를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기법적으로는 거친 목탄과 번지는 담채를 대비시켜 강인함과 연약함, 존재와 소멸, 물질과 정신의 층위를 표현했다. 한국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목탄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고, 전통 산수화의 범주를 넘어 사회적 문제에 적극 반응하는 점은 동시대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은희는 “생명력 있는 존재와 그 존재에 대한 존중”을 작품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타인의 삶 역시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어려움을 견디며 세상을 이어온 이들의 시간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품 전반에 담겨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늘의 아픔을 응시하면서도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
전은희는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화 분야의 유망 작가에게 수여되는 광주화루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또한 뉴욕, 런던, 도쿄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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