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례 개인전 《나는 그냥 그린다》 개최
갤러리마리. 2026. 4. 24. – 5. 29.
본문
갤러리마리는 2026년 4월 24일부터 5월 29일까지 김두례(KIM DuRue) 작가의 개인전 《나는 그냥 그린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색채와 기억, 그리고 감각의 고고학을 탐구하는 김두례 작가의 회화 세계를 국내 관객과 만나는 자리이다.

Untitled, 2026, Mixed media on canvas, 90.9x72.7cm © 작가, 갤러리마리

Untitled, 2026, Mixed media on canvas, 162.2x130.3cm © 작가, 갤러리마리

전시전경 © 작가, 갤러리마리
갤러리마리는 오랫동안 이 전시를 준비해왔다. 본래 이번 전시는 아버지 김영태 화백과 딸 김두례 작가가 함께하는 부녀전 《DNA of Colors》-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이라는 주제 아래, 두 작가의 색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올해 백 세를 앞두신 김영태 화백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그 만남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크나큰 아쉬움을 안고, 갤러리마리는 이번 전시에서 김두례 작가의 세계로 먼저 들어서기로 한다.
어릴 적 몸을 덮던 이불의 온기, 손끝으로 더듬던 조각보의 결, 그리고 설명할 수 없이 오래 남아 있는 붉은색의 기억. 그것들은 각인되고 무의식 속 깊이 응축되어, 마침내 회화적 언어로 다시 태어났다.
김두례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형태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던 시절, 그녀의 시선은 바깥을 향해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삶을 거치며 그 방향은 서서히 바뀌었다.
그녀는 말한다. “실제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이 많지 않다.” 이 하나의 문장이 그녀의 작업 전체를 관통한다. 김두례의 회화는 단순한 추상이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기억이 색으로 재구성된, 시간의 구조다. 그녀의 화면은 색면의 단순한 병치가 아니다. 조각보처럼 분할되고 이어지는 구성 속에서 하나의 리듬이 흐른다. 한국적 감각과 서구적 추상이 충돌하지 않고, 물처럼 공존하는 리듬이다. 미국 추상표현주의가 색을 통해 숭고와 명상을 추구했다면, 김두례의 색은 더 개인적이고 동시에 더 집단적인 차원에서 기억과 정서를 호출한다.
형태는 걷혀나가고, 구성은 절제되며, 색은 점점 단순해진다. 그러나 단순함은 비움이 아니다. 그것은 본질에 도달하기 위한 정제다. 오직 감정과 에너지의 흐름만이 남는 자리에, 한국 전통의 오방색이 등장한다. 청(靑), 백(白), 적(赤), 흑(黑), 황(黃)- 이 다섯가지 색은 단순한 전통의 재현이 아니다. 기억과 시간,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이 스며든 내면의 색이다.
반복해서 돌아오는 붉은색은 단순한 색채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감각이 몸에 각인된 흔적이며, 작가가 끝내 벗어날 수 없는, 그러나 벗어나고 싶지도 않은 하나의 정체성이다. 그녀의 색은 감정의 확장이자, 의식의 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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