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찬, 양소정 2인전 《Transient》 개최
파이프갤러리, 2026. 6. 2 – 7. 1
본문
파이프갤러리는 6월 2일부터 7월 1일까지 김명찬(b.1992)과 양소정(b.1979)의 2인전 《Transient》를 개최한다. ‘일시적인’, ‘잠시 머무는’을 뜻하는 이번 전시 제목은 고정되지 않는 형상과 감각, 그리고 사라져가는 존재의 흔적을 붙잡으려는 두 작가의 공통된 태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붙잡음’은어떤 대상을 영속적으로 보존하려는 욕망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사라지기 직전의 감각과 형상에 잠시 머물 자리를 내어주고, 생성과 소멸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짧은 시간을 응시하려는 태도에 가깝다.
김명찬, 양소정 2인전 《Transient》포스터

김명찬, 양소정 2인전 《Transient》 전시전경
김명찬, 양소정 2인전 《Transient》 전시전경
회화는 오랫동안 물감이 굳고 표면이 고정되며 시간을 붙잡아두는 매체로 이해되어 왔다. 이미지는 시간의 흐름에서 분리되어 마치 하나의 고정된 장면처럼 남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김명찬과 양소정의 작업에서 회화는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들에게 회화는 무언가를 영구히 소유하거나 고정하는일이 아니라, 사라짐과 생성 사이의 짧은 시간을 감각하게 하는 잠정적 자리이다. 두 작가의 화면은 느림과 응시, 주저와 포착의 과정을 통해 붙잡히지 않는 형상과 흔적들을 잠시 머물게 하며, 사라져가는 것들의 윤곽을 일시적으로 붙드는 장으로 기능한다.
김명찬은 인간의 신체와 기계적 매체, 물질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각과 긴장을 회화적으로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인간과 기술,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중심에 두며, 속도와 효율 중심의 현대 사회 속에서 쉽게 사라지기 쉬운 감각과 존재의 흔적을 붙들고자 한다. 작가는 사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인간 형상을 재구성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과 대상들을 단순한 재현이 아닌 감각의 진동과 정서적 잔향을 드러내는 매개체로 전환한다. 낮은 채도의 색면과 미세하게 흔들리는선, 제한된 도구 안에서 발생하는 우연과 통제의 긴장은 화면 위에 머뭇거리는 시간의 밀도를 형성하며, 철판과 알루미늄, 나무와 같은 산업적 재료는 신체성과기계성이 충돌하는 물리적 장치로 기능한다. 금속 표면 위에 남겨진 흔적들은 단단히 고정된 이미지라기보다 곧 사라질 감각이 잠시 머무는 상태에 가깝다. 작가에게 회화는 감각이 발생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드러내는 물리적 사건이자, 동시대 이미지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실재 경험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장으로 작동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표면을 완전히 덮어 이미지를 완성하기보다, 일부를 남겨두고 드러내는 방식에 주목한다. 사포로 표면을 갈아내 알루미늄의 물성을그대로 노출시키고, 에어브러시의 기계적 분사와 사포질의 물리적 마찰이 교차하는 과정을 화면 안에 함께 포함시킨다. 이를 통해 그의 회화는 하나의 완결된결과물에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가 생성되는 조건과 감각의 흔적을 드러내는 장으로 확장된다. 갑옷, 황태 머리, 게, 국화와 같은 정물들은 전통적 정물화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오늘날의 신체와 감각이 기계적 조건 속에서 어떻게 걸러지고 남겨지는지를 보여주는 대상으로 등장한다.
양소정은 사라지는 과정에 놓인 형상과 그 변환의 순간을 회화의 핵심 탐구 대상으로 삼아왔다. 작가는 자전적 경험과 일상으로부터 수집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마른 식물과 연기, 얼음, 깨진 물처럼 소멸을 향해 변화하는 사물들의 윤곽에 주목한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사물의 고정된 의미나 서사가 아니라, 사라지기 직전의 상태에서 감각적으로 드러나는 형상의 흔적이다. 이러한 형상은 명확한 실체라기보다 생성과 소멸 사이를 떠도는 유동적인 존재로 다루어지며, 작가는 이를 평면 위에 잠시 붙들어두듯 기록한다. 특히 ‘폐곡선’은 평면과 공간, 신체와 이미지 사이를 연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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