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선 개인전 《소리쟁이들》 개최
히든엠갤러리, 2024.11.07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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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엠갤러리는 오는 11월 7일부터 12월 5일까지 최경선작가의 개인전 <소리쟁이들>展을 개최한다. 자연을 소재로 꾸준히 삶의 다채로운 감정을 담아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삶에 적극적인 반응자들’이라는 주제와 풀꽃을 주요 소재로 20여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풀꽃 중에 ‘소리쟁이’라는 풀이 있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풀숲 어디서나 도드라지게 크고 싱그 러운 잎을 보여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흥미로운 이름을 얻게 된 이유가 바람이 스칠 때 잎에서 소리가 나서라고 한다. 작가는 소리쟁이는 그 생김새조차 리듬감이 가득하며, 주어진 환경에서 온 몸으로 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풀꽃에서 만났다고 전한다.
최경선, 노래하는 개망초, 181.5X227cm, Oil on canvas, 2024.ⓒ 작가, 히든엠갤러리
최경선, 소리쟁이(4), 53X45.3cm, Oil on canvas, 2024.ⓒ 작가, 히든엠갤러리
최경선, 흔들리며 피는 부처꽃, 116.5X90.8cm, Oil on canvas, 2024.ⓒ 작가, 히든엠갤러리
최경선작가의 신작들은 풀숲의 기운을 강조하면서도 그 안의 풀꽃을 주시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작가는 풀꽃의 형상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표현하였다. 시기에 따라 다채롭게 변하는 소리쟁이를 그린 ‘소리쟁이’시리즈가 있고, 꽃을 앞세운 푸른 것들을 그린 ‘달리는 꽃’시리즈는 꽃 같은 사람 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밭을 경작하면서도 꽃을 귀히 키운 이웃 밭에서 엄마를 떠올린 ‘엄마의 밭’, ‘엄마의 정원’과 해마다 우세종이 바뀌어 매번 달라지는 작업실 마당을 그린 ‘비 그친 마당’, ‘빗소리’, ‘흔들리며 피는 부처꽃’등이 있다. 또한 길가 어디서나 흔하게 핀 개망초를 그린 ‘물 가의 풀숲’과 ‘노래하는 개망초’는 사람과 역사에 대한 애정을 담고자 했다.
“…풀숲에서 떼를 이루면서도 제 모양을 부지런히 드러내는 풀꽃에서 나는 나의 사람과 집을 떠올 렸다. 나와 유기적으로 이어진 생명의 장소로서 말이다. 풀숲에 햇살이 닿으면 개체들은 다채롭게 도드라져 마치 재잘거리는 듯하다. 실질적으로 식물이 빛을 받으면 소리(음향파)를 낸다는 것을 알았을 때 꽤 놀랐던 기억이 난다. 과학에서는 이를 ‘광음향 효과’라고 부른다는데, 풀꽃을 보면서 마음이 환해지는 것은 단순히 정서적인 이유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 (중략)
덤불 속까지 숨어 핀 꽃을 보노라면 햇살의 살핌을 느끼게 된다. 쉼 없이 주어진 여건을 누리며 제 생김새대로 무리와 조화를 이루는 풀꽃에서 나와 나의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 내고 있다는 격려를 받는다.” – 작업노트 중
어떤 대상을 안다는 것은 고유의 모양새를 아는 것일지 모른다. 작가는 스쳐보는 것에 익숙해진 요즘 섬세히 헤아리는 마음을 귀하게 여기며 ‘자연은 우리의 반응을 기다리며 지금도 그들의 목 소리를 내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본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은 풀숲을 맴돌며 풀꽃에서 생의 찬가 를 듣고 따라온 풀을 그린, ‘마음의 유연성’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번 <소리쟁이들>전 에서도 그러한 삶의 운율이 전해지기를 작가는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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