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현 개인전《므네모시네(Mnemosyne)》 개최
엄미술관, 2024년 10월 10일 - 2025년 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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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미술관(관장 진희숙)은 2024년 10월 10일(목)부터 2025년 1월 31일(금)까지 조덕현의 개인전《므네모시네(Mnemosyne)》을 개최 중이다.
조덕현은 과거 인물의 사진을 극사실주의 형태로 그대로 재현하여 사진 속 과거의 흔적과 지나간 시대를 현실의 공간 안으로 불러오는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사진-드로잉(Photo- Drawing)’이라 불리는 이러한 작업 방식을 통해 작가는 역사라는 거대 서사와 담론에 가려진 다양한 개인의 주관적인 삶을 조명하며, 역사를 통해 개인의 삶을 유추하는 방식이 아니라 역으로 익명으로 사라져간 개개인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구성한다.
Cho Duck Hyun, Mnemosyne-1. 2024. Graphite and charcoal on canvas, 145 x 112 cm. © 작가, PKM Gallery and ummuseum.
Cho Duck Hyun, Mnemosyne-6, 2024. Graphite and charcoal on canvas, 194 x 130 cm. © 작가, PKM Gallery and ummuseum.
Cho Duck Hyun, Mnemosyne-installation 1, 2024. wood structure, mirrors, monitors, frame, etc. © 작가, PKM Gallery and ummuseum.
조덕현의 작업은 왜곡되고 사라진 기억의 파편들을 복원(復原)하여 인간의 주체와 존재감을 되살리는 여정이다. 이 과정에서 키워드는 ‘기억’이다. 《므네모시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기억의 여신이다. 레테의 강물을 마시고 전생의 기억을 모두 잃게 되는 것과 상반되게 므네모시네의 강물을 마신 이들의 기억은 다시 살아난다. 이러한 신화를 모티브로 작가는 관람객에게 과거에 대한 모든 기억에 대해 현재를 투사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한다.
지금껏 조덕현의 전시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허구의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기억을 재생하고 복원시켰다면, 이번 엄미술관의 전시에서 작가는 관객이 시공간에 몰입되어 감각적인 시지각의 경험과 숭고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한다. 고미술 수장가이자 일제 강점기 개성의 신진 엘리트였던 욱천 진호섭(秦豪燮,1905~1951)과 그의 주변 인물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관객 스스로 지나간 과거를 현재의 시점에서 읽어 내기를 바라며, 지금껏 친숙하지 않은 그 시대의 또 다른 이면을 제시한다. 엄숙하고 경건한 전시공간 속에서 누군가는 당시 굴곡진 역사에 희생된 한 수장가의 아픔을 떠올릴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식민지배라는 수난 속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았던 한 가족을 통해 민족적 자긍심을 느낄 것이다.
본 전시는 7점의 캔버스 회화(3폭으로 구성된 2점의 회화 포함)와 거울을 이용한 영상, 골동품 오브제를 활용한 가변 설치 작업 등 모두 10점의 신작으로 구성된다. 2층 전시장에는 텍스트를 활용한 문학과 미술의 상호텍스트성을 다루는 작품으로서 원로 추상 조각가 엄태정의 싯구가 담긴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가천대 명예 총장이자 초상화 연구가인 이성낙 박사와 함께 하는 <아이코노그래피(Iconography), 시대 의 얼굴을 진단하다>가 계획 되어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빛 바랜 초상 속 과거의 인물들을 기억하고 그림 속에 숨겨진 진실을 탐색해본다. 이는 초상이 과거에 대한 기억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과거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 현실과 연결 짓는 매개체임을 일깨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엄미술관장 진희숙은 “기억을 테마로 하는 조덕현 작가의 전시는 과거에 함몰되어 의미를 찾지 못하는 다양한 기억들을 현재로 가져와 새롭게 하고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거시적으로는 오늘날 기술이 대변할 수 없는‘인간성’ 및 ‘주체성’의 회복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며, 미시적으로는 우리의 전통과 근대성에 경의를 표하는 하나의 오마주 작업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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