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계남 개인전 《 One Day, Perhaps…》 개최
갤러리 세줄, 2026. 8. 20. - 10. 10.
본문
섬유와 한지, 먹을 통해 시간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해 온 고(故) 차계남 작가(1953~2025)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 열린다.
갤러리 세줄은 오는 8월 20일부터 10월 10일까지 1·2층 전시장에서 차계남의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삶과 작업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그의 예술이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는 자리다. 전시는 일요일 휴관한다.

Untitled 5321_026, 81x122x7cm, 2021 ⓒ 작가, 갤러리 세줄
Untitled 5348_1, Sisal hemp, 75x200x200cm, 2001 ⓒ 작가, 갤러리 세줄

Untitled 5360_2, Korean ink on Korean paper, 610x244x7cm,2013 ⓒ 작가, 갤러리 세줄
차계남의 예술은 재료의 물성을 넘어 시간과 존재에 대한 사유로 확장된다. 섬유와 사이잘마, 한지와 먹 등 연약한 재료를 반복적으로 염색하고 꼬고 쌓으며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했다.
초기 섬유 작업에서는 사이잘마를 염색·압축해 조각적 구조로 발전시켰다. 실과 섬유는 장식적 요소를 넘어 공간을 점유하며 관람자의 신체와 마주하는 독립적인 존재로 변모했다. 특히 작품 속 검정은 종결이 아닌 생성과 가능성을 품은 깊이로 작용하며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유와 무를 동시에 담아낸다.
2000년대 이후의 한지와 먹 작업에서도 이러한 태도는 이어졌다. 작가는 한지에 글귀를 적은 뒤 종이를 잘라 실처럼 꼬고, 이를 한 가닥씩 붙이는 반복 행위를 통해 시간을 축적했다. 글자는 형태를 잃으면서도 점과 선의 흔적으로 남아 작가의 기억과 사유를 시각화한다.
차계남은 이러한 작업을 ‘그리려는 욕구를 통제하고 무심의 상태에서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수행’으로 설명했다. 검정과 흰색으로 구성된 화면은 산수의 풍경이자 기억의 지층처럼 관람객에게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작품의 형태를 넘어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침묵, 작가의 사유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다.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난 차계남은 효성여자대학교 미술과를 졸업하고 교토시립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1980년대 일본 교토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1984년 교토 갤러리 마로니에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92년 오사카 국제조각트리엔날레 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조형 작가로 주목받았다.
2021년 대구미술관 대구작가시리즈 다티스트(DArtist) 원로부문에 선정돼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22년에는 갤러리 세줄에서 25년 만의 서울 개인전을 열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오사카 국립국제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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