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정 개인전 《남김없이: 온전한 일체》 개최
김종영미술관. 2026.9.4. -11.1.
본문
김종영미술관이 조각 교육에 평생을 헌신한 김종영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해 온 『오늘의 작가』전에 장유정 작가를 초대한다. 2004년부터 매년 개최된 이 전시는 장래가 촉망되는 작가를 선정해 소개하는 자리로, 올해는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며 설치 작업을 이어온 장유정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 작가, 김종영미술관

사계절 가을 문턱
ⓒ 작가, 김종영미술관

<착륙Landing>, 가변크기, 천에 잉크젯 프린트, 폴리머 클레이, 2026 ⓒ 작가, 김종영미술관
장유정은 디지털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이미지가 정말 실재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스마트폰과 미디어 월, 인공지능을 통해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까지 손쉽게 만들어지는 현실에서 ‘보이는 것’과 ‘실재하는 것’의 차이를 조각의 방식으로 탐구한다.
작가는 자신이 본 장면을 먼저 사진으로 기록한 뒤 이를 손으로 직접 빚어 입체화하고 채색한다. 이후 완성된 입체를 다시 촬영해 평면 이미지로 되돌린다. 평면→입체→평면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그의 작업 핵심이다.
전시장 역시 이러한 과정을 반영한다. 1층에서는 회화처럼 보이는 사진 작품을, 2층에서는 사진의 근원이 된 실제 입체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그림처럼 보였던 작품이 사진이고, 그 사진 뒤에는 작가의 손으로 빚어진 실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전시 제목 《남김없이: 온전한 일체》 역시 이러한 작업 과정에서 비롯됐다. 사진은 특정한 각도와 순간만을 담아 실물의 일부만 보여준다. 장유정은 사진 속 대상을 다시 입체로 빚어 앞과 뒤, 위와 아래를 모두 가진 온전한 사물로 완성한다. 하나의 대상을 남김없이 붙잡아 ‘일체’로 만들려는 작가의 태도가 전시 전반을 관통한다.
특히 인공지능을 통해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이미지가 빠르게 생산되는 오늘날, 장유정의 작업은 ‘보는 것’과 ‘믿는 것’ 사이의 관계를 되묻는다. 사진과 그림이 평면 위의 환영이라면 조각은 부피와 무게를 가진 실체로 존재한다. 작가는 조각을 통해 관람객에게 시각을 넘어선 ‘확인의 감각’을 되돌려준다.
이번 전시는 이미지가 현실을 대신하는 시대에 무엇이 진짜이며 무엇을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손으로 빚어낸 조각과 사진의 순환을 통해 풀어낸다. 관람객은 장유정의 작품을 통해 눈에 보이는 환영 너머, 손끝에서 탄생한 실체의 의미를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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