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제 개인전 ‘조립은 분해의 역순’ 개최… 기억의 파편과 재구성의 예술적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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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 작가 박군제의 개인전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부산 동구 범일동 아이테르에서 열린다.
(영상=아이테르)
이번 전시는 박군제가 18년 동안 몸담았던 공간인 ‘야드(Yard)’가 주제로, 그곳에서의 기억을 예술적 형태로 재구성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전시의 핵심은 사라진 공간을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억의 왜곡과 변형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데 있다. 박군제는 이 작업을 통해 공간과 시간, 그리고 기억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지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박군제가 오랜 기간 머물렀던 공간인 ‘야드’는 이제 재개발의 영향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그곳의 마지막 거주자였던 박군제는 10년 동안 그 공간을 기록하며 자신의 기억과 정서를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기록한 데이터와 감정이 어떻게 분해되고 다시 조립되는지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사라진 공간을 기억 속에서 되살리고자 한다. 특히 그의 작업은 기억이란 단순한 재현이 아닌 각기 다른 주관적 경험과 해석을 통해 재구성될 수 있는 유연한 개념임을 강조한다.
‘도트 유니버스의 어느 분신사바’: 기억과 디지털의 충돌
전시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인 ‘도트 유니버스의 어느 분신사바’는 디지털 이미지와 아날로그적 기억의 충돌을 다루고 있다. 뉴타운 개발 지구에서 귀신을 불러내는 의식을 통해 사라진 과거의 유령들이 다시 소환된다. 박군제는 흐려진 픽셀 속에서 사라져버린 과거의 공간과 장소들을 되살리며,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기억의 파편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 작품은 과거의 풍경과 장소들이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재편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의미가 새롭게 탄생하는지 탐구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넘어서, 현재와 과거가 서로 얽히고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시각적이고 감정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박군제는 공간에 대한 기억을 정치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성찰하며, 개인의 기억과 장소의 역사적 흐름이 어떻게 서로 다른 경로로 재구성되는지를 다룬다. 이를 통해 공간의 사라짐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적 파편들이 어떻게 예술적 형태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 10월 12일과 13일에 열리는 영도다리 축제와 연계된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도 운영된다. 박군제는 영도다리 축제 부스에서 전시의 주요 주제를 더욱 많은 대중과 공유하고, 관람객들에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축제 현장에서 펼쳐지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은 박군제의 작품 속 기억의 조립과 분해 과정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