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포하우스, 키아프 서울에서 한국 미술의 깊이 선보여
서용선, 허준, 문유선, 김재규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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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리즈와 한국 키아프가 공동 주최하는 미술 축제가 9월 4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에는 21개국 20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다채로운 특별전시와 토크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갤러리 토포하우스(부스 A-90)는 이번 행사에서 한국 미술의 깊이를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세계적인 작가 서용선의 자화상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남농 허건의 손자인 허준 작가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산수화를 선보이며, 여성 단색화의 독보적인 존재인 문유선 작가는 층층이 쌓인 물감의 깊이로 세상의 모든 관계를 표현한다. 더불어, 도자 조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김재규 작가는 동물을 통해 인간 사회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선보인다.
서용선, 23-1129, 생각, 걷기, 148x78.3cm, Acylic on dakpaper, 2023. © 작가, 토포하우스
허 준, 구름속의 산책7, Korean pigments on paper, 120×200cm, 2011. © 작가, 토포하우스
문유선, TARAE-SK2401, 117x91cm, Mixed media on canvas, 2024. © 작가, 토포하우스
김재규, 시시변이(時視變異) 2024-#1(Dancheong), Ceramic, engobe, hand painting, 1250°C oxidation firing, gold, 2024. © 작가, 토포하우스
서용선 작가는 미술대학에 합격하고 처음 그린 그림이 자화상이라고 한다. 캔버스 앞에 당당하게 그림을 그리는 모습의 자화상은 점차 세상을 응시하고, 대면하고, 좌절하며, 받아들이며, 또한 흥분하는 모습으로 변화되고, 그 모습은 격렬하게 그리는 행위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자화상을 통해서 자신이 해체되고 다시 결합되며 새롭게 탄생한다. “자화상은 인간에 관한 것이다. 인간이라는 보편적 개념이 갖고 있는 운명의 핵심이 자아이고, 이것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으니까… 인간 연구를 하는데 자화상은 기본 단위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이미 한국현대회화에서 중요한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수많은 국내외 주요 미술관들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 독일, 일본, 호주 등에서 전시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남종화의 대가 남농 허건의 손자인 허준 작가는 너무나 ‘큰 산’인 할아버지에 누가 될까봐 그동안 손자라는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고 살아왔다. 자칫 작가로서 할아버지의 이름에 가려 자신의 세계를 제대로 펼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었고, 작품으로 승부를 걸고 싶지 남농의 손자라는 이름 뒤에 가려지는 것이 싫어서였다. 작품은 집안의 내력인 산수풍경에 시대적 미감을 더하여 만든 새로운 현대산수화를 비롯하여, 양평에서 살면서 접한 자연과 자신의 내면의 심리상태를 작품에 표현한다.
산수풍경이라고 해서 옛 것의 답습에 머무르려하지 않았고 나름 시대에 맞는 더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 노력을 했었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산행경험을 바탕으로 내 의식 속에 존재하는 풍경들을 기억을 통한 재조합으로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 속에는 산행 중에 겪었던 여러 가지 사건과 그 당시의 심리상태 그때그때 느꼈던 감흥들을 화면의 주된 도구로 활용을 함으로서 작품 자체에 이야기를 구성하는 일종의 산행일기식의 작업들이라 할 수 있다. 수묵과 동양미학을 바탕으로 현대적 산수화 및 자연친화적 감성의 세밀화를 그린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남농허건기념관, 운림산방에 소장되어 있으며, 곧 미국 전시가 계획되어 있다.
문유선 작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관계를 층을 이루는 물감의 깊이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문유선의 화면에서 보이는 물감의 결들은 그녀가 휘두르는 붓이자 몸짓의 결과이다. 그녀의 화면은 물질과 물질이 만나는 지점을 아주 상세하고도 적나라하게 노정한다. 이 세상에 무엇도 고정된 것이 없는 것, 그것을 작가는 관계라고 이름 짓는다.
시간은 기억과 만나 순간이 되어 화면의 표면에서 고착된다. 문유선의 작품에서 기억은 화면에서 언제나 현재이고 영원하다. 길게 길게도 끊어질 듯 이어지는 물감의 실은 액체도 아니고 고체도 아닌 교질인 것이다. 바람에도 날리고 가벼운 공기에도 흔들리지만 시간을 만나면 견고한 고체와 한 덩어리가 되어 캔버스 위에 표면을 만든다. 시간과 기억이 하나가 되는 지점은 언제나 현재여서 미래를 담보한다.
김재규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도자디자인과 도자조형을 공부하였다. 해운대 조선호텔 벽화제작으로 도자조형과 건축과의 상호관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다수의 해외 초청 워크숍, 국내외 미술관 전시 및 현재 공간 설치작업, 공공 미술 프로젝트, 도자기 벽화 등의 작업을 진행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재규의 동물을 인간에 비유하기도 하고 동물을 통해 인간사회를 바라보기도 한다. 인간의 역사를 묵묵히 바라보고 늘 우리 곁에 있어준 이 세상의 동반자들을 무대의 중앙으로 초대하며 우리의 마음을 치유해 준 고마운 벗들을 위하여 만찬을 열어본다. 작가의 작품은 경험에 대한 지각적 현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작품은 포스코 미술관을 비롯하여 인도 국립Lalit kala Academy, Inko Center, Kalaksgentra Foundation, 인도 첸나이 영사관, 경덕진 타우시촨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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