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50주년 특별전 《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 개최
약 60명 작가 참여… 42개 이야기로 한국미술의 새로운 관계와 가능성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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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미술관(관장 노준의)이 개관 50주년을 맞아 특별전 《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를 2026년 10월 16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이영철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약 60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미술관 전체를 8개 영역과 42개의 이야기로 구성한다.

개관 50주년 특별전 《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 메인포스터

개관 50주년 특별전 《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포스터 바리에이션

개관 50주년 특별전 《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포스터 바리에이션
1976년 서울 동숭동에서 출발해 장흥을 거쳐 평창동에 자리 잡은 토탈미술관은 지난 50년간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실험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역사를 기념하는 회고전에서 벗어나 ‘한국미술은 어디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시 제목의 ‘0’은 무(無)가 아니라 기존의 기준과 질서를 내려놓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출발점을 의미한다. 지난 100여 년의 한국미술을 하나의 연대기나 계보로 설명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대의 작품과 이미지,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사건을 연결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전시는 42개의 ‘스토어프런트(storefront)’를 통해 작품 간의 예상치 못한 만남을 제안한다. 관람객은 정해진 순서에 얽매이지 않고 각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전쟁과 식민지 경험, 분단과 산업화 등 시대적 상처를 마주하면서 예술이 기억과 애도, 회복의 가능성을 어떻게 담아내는지도 살펴본다.
주요 작품들은 이러한 전시의 취지를 구체화한다. 곽덕준의 저울 작업은 돌을 올려놓고도 바늘이 ‘0’을 가리키는 역설적인 장면으로 기존의 측정 기준과 판단 체계에 질문을 던진다. 홍명섭은 스테인리스 선과 색색의 줄을 활용해 정원 공간을 입체적인 드로잉으로 확장하며, 김구림은 일상적 재료와 그래피티를 통해 예술과 시장의 경계를 묻는다.
문형민의 ‘비키니 버진’과 이용백의 ‘피에타’는 대중문화와 핵실험의 역사, 상실과 애도의 이미지를 교차시킨다. 또한 문형민의 미키마우스 형상 작품은 소비문화와 자본주의의 상징이 지닌 성장과 소멸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전시의 마지막은 김범의 영상 회화 작품 〈노란 비명〉이 장식한다. 노란색의 다양한 색조와 붓질을 비명에 비유한 이 작품은 회화와 신체의 목소리, 감정의 관계를 탐색한다. 신미경의 〈코레〉와 주재환의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오줌을 누는 소년)〉도 함께 소개되며, 죽음과 재생, 신화와 일상의 의미를 되짚는다.
《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는 한국미술의 단일한 역사를 제시하기보다 기존의 미술사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던 관계를 새롭게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미술관의 주요 전시와 활동 등 지난 50년의 발자취도 함께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과거를 정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예술이 시대의 상처를 어떻게 기억하고 새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토탈미술관은 ‘0’이라는 출발점에서 한국미술의 다음 50년을 향한 열린 가능성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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