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갤러리는 2025년 5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김민혜, 양문모의 2인전 《선으로 동작으로 허공으로》를 개최한다.
김민혜, 양문모 2인전 《선으로 동작으로 허공으로》포스터
김민혜, 양문모 2인전 《선으로 동작으로 허공으로》전시전경. © 작가, 파이프갤러리
김민혜, 양문모 2인전 《선으로 동작으로 허공으로》전시전경. © 작가, 파이프갤러리
김민혜, 양문모 2인전 《선으로 동작으로 허공으로》전시전경. © 작가, 파이프갤러리
김민혜와 양문모는 선과 동작, 그리고 허공의 경계를 탐색한다. 이들은 형태를 구축하거나 재현하기보다, 그것이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는 과정을 기록한다. 선은 움직임을 따라 흔들리고, 동작은 형태를 지우며, 허공은 부재와 존재 사이의 틈을 드러낸다. 이 세 가지 요소는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 자체를 드러내는 매개가 된다.
김민혜는 평면 위에 선과 면을 겹치며 깊이를 만들어낸다. 그녀는 재현적 이미지의 무게를 벗어나, 선과 면의 관계를 통해 공간적 감각을 확장한다. 물성이나 구체적 대상을 강조하기보다는, 비워진 공간과 그 너머를 감각적으로 지시한다. 드로잉과 조각 사이를 넘나드는 그녀의 작업은, 경계에 머무르며 열린 구조를 지향한다.
양문모는 반복과 삭제를 통해 회화의 재현성을 질문한다. 드로잉에서 시작된 그의 작업은, 화면 위를 흐르는 손의 움직임과 소거의 몸짓을 통해 공간을 다시 구축한다. 그는 고정된 이미지를 완성하는 대신, 손과 몸의 흔적을 통해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드러낸다. 화면은 완결된 장면이 아니라, 끝없이 수정되고 갱신되는 현장으로 제시된다.
두 작가는 각기 다른 매체를 다루지만, 모두 불완전한 형태와 열린 구조를 지향한다. 선은 고정된 윤곽이 아니라 흐름이 되고, 동작은 화면을 덮는 동시에 밀어낸다. 이들은 형상과 비형상 사이의 경계를 흐리면서, 감각적이고 유동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허공은 이 모든 과정이 남긴 흔적이며, 사라짐과 생성이 교차하는 자리이자,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리는 지점이다.
《선으로 동작으로 허공으로》는 두 작가의 대화이자,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는 손의 기록이다. 이 전시는 고정된 서사를 따르지 않고, 관객 각자의 시선 안에서 끊임없이 열리고 닫히는 하나의 장으로 남을 것이다. 관객은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움직임과 흔적을 따라가며 전시를 경험하게 된다.
김민혜는 서울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한 후, 독일 뒤셀도르프 조형예술대학교에서 수학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입자의 시간》(중간지점, 서울, 2023), 《부분의 조각》(Galvani Gallery, 독일, 2021)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현재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8기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양문모는 홍익대학교와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오베르데르딩겐》(드로잉룸, 2024), 《다중선 그리기》(Materiaux Gallery, 2023) 등의 개인전을 통해 일관된 작가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의 작업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소장되어 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