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희 개인전 《깃든 희망》 개최
정수갤러리, 2024년 11월 20일 –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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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가을이 끝나갈 무렵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연희 화가의 작품전이 인사동 정수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오랜기간 천진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통해 어른들의 삶을 그려왔던 정연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까지 자신이 찾고자 했던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일부 종결짓고 있다.
정연희. 쏘리 맘 .23x30cm.장지 위에 혼합채색.2022. © 작가, 정수갤러리
정연희. 공존의 흐름 .162.2x130.3cm.장지 위에 혼합채색.2024. © 작가, 정수갤러리
정연희. 백설공주는 전화기를 들었다. 20.3cm x 23.5cm 장지위에 혼합채색 2023. © 작가, 정수갤러리
그녀의 그림에 등장하는 천진한 아이들의 말썽을 피우는, 조화로운 삶을 비웃는 듯한 아이의 모습에 어른의 고민을 덧붙여 왔다. 아이를 키우는 어른들의 본능에 가까운 천진한 아름다움에 어른의 고민을 관조하게 하였다. 동화의 한 장면이거나 재미있는 아동소설의 삽화로 이해되기 쉽지만 아이의 모습을 한 어른들의 이야다.
이번 전시는 형체도 없고, 모양도 없지만 언제나 사람들의 생활과 늘 함께하는 숨소리, 바람 소리, 선풍기 소리, 바다에서 오는 바람, 산에서 내리는 바람의 이미지를 그린 작품들이다. 바람에 묻어있는 과거의 시간을 거슬러 보고자 하는 추상작품들이다.
사람들의 감정을 담아가면서 그녀가 추구하는 예술의 기본 개념은 지상 생명들의 의지를 찾는 다소 어려운 작업들이다. 자유로운 정신과 어떤 목적에 도달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보이지도 흔적도 찾을 길 없지만 사람들이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과도 같은 무형의 욕망을 바람에 견주어 내고 있다. 그래서 이전 전시의 주제가 감정이나 생각 등이 어려있는 의미인 “깃든”이다. 작품에 희망이 스며있거나 어려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이라면 ‘참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세상 만물의 원리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에 이르기도 한다. 전시되고 있는 작품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근원으로 세상 이치를 통달하려는 듯 세상의 모든 고민을 짊어지기도 한 시간을 기억해 낸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스스로 마음에 묻어둔 시간과 공간, 역사와 자신의 관계를 끄집어낸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삶의 질곡이나 고통의 인생에 대한 해방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시대라는 보통 사람들의 고민을 약간 더 다른 입장에서 바라본다.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의 갈등에서 스스로 헤어날 수밖에 없음을 바라볼 뿐이다. 고민하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시간에 속해있는 자신의 모습을 분해해서 흩뿌리는 작업들이다. 바닷바람에 시간과 신체를 분해하여 섞은 <해풍산수> 시리즈에서 출발한 해체와 분해작업은 현재의 갈등 섞인 경향으로 나타난다.
역사와 함께한 인류의 시간을 화석에서 발견하고 찾아내듯 정연희는 허공에 뜬 바람이나 공간에서 역사와 시간 찾아간다. 지층화석(地層化石)에 빗댄 공층화기(空層化記)로 명해진 기록을 찾는다. 공기에도 아주 오래된 이야기와 우리가 사는 지금 시대의 희망과 애잔한 감정이 섞여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나 미세하게 분해되어 있기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여기에 정연희는 바닷바람에서 옛날 풍경을 찾는다. 어머니가 살았던, 어머니의 어머니가 살아왔을 산수(山水)를 이야기한다. 작품은 2024년 112월 20일에서 12월 3일까지 인사동 정수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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