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복 초대전 '바람 색채 그리고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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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칠예가 '전용복'. 전 생애를 옻칠에 바친 거장의 미학을 집결한 전시가 갤러리위 전관에 9월 5일(화) - 10월 28일(토)까지 펼쳐진다.
전용복, 바람소리, 182x182cm, 목판에 삼베옻칠, 나전, 2023(사진=갤러리위)
전용복의 신화는 1991년 일본의 국보급 연회장인 도쿄 메구로(目黑) 지역 ‘가조엔(아서원ㆍ雅敍園)’ 내 5,000여 칠예작품을 완벽히 복원하면서 시작되었다. 제자 300여 명과 불과 3년 만에 1조 원대 국보급 미술품을 성공적으로 복원한 일화는 일본 현지에서 아직도 전설로 회자된다. 작품의 3분의 2는 단순 복원이 아닌 그의 창작품으로 채워졌다.
2004년 세계 최대 옻칠미술관 이와야마(岩山) 칠예미술관 관장 취임, 2005년 APEC 정상회담 작품 전시, 2011년 중국 정부 초청 중국미술관 초대전 개최, 2021년 길이 18.6m 세계 최대 나전칠화 작품 전시. 무수히 많은 선명한 발자취로 기록되는 여정은 일흔의 현재에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는 전통으로 분류되는 옻칠을 현시대 안에 자연스럽게 융화시키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옻칠의 무한한 표현력, 화려하면서도 풍성한 색감을 모던하게 풀어낸 회화 작업으로 전통의 기법을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승화시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연어의 회귀를 강렬한 색채와 생명력 있는 움직임으로 표현한 '귀향', 갈대의 모습을 통해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한 그리움의 정서, 내면의 사색을 전하는 '바람소리' 등 대표 연작을 비롯해 옻칠과 나전으로 점철된 그의 예술 인생 집약을 만나볼 수 있다.
전용복, 귀향, 200x600cm, 금속에 옻칠, 나전, 2021
(사진=갤러리위)
“연어는 초주검이 되면서까지 고향으로 돌아와 산란한다.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느라 몸도 붉게 변한다. 산란을 마치면 호수 바닥에 차곡차곡 쌓여 다른 짐승들의 먹이가 되어 자연의 순환을 돕는다. 미물인 연어가 그럴진대 내가 어찌 그 회귀의 깊은 뜻을 모르겠는가. 나는 육신과 영혼을 바쳐 옻칠 문화 부활에 한 점 빛이라도 되길 기원한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옻칠의 신비한 기운을 듬뿍 쏘여주고 싶다."
전용복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 삶으로, 예술로 K-아트의 역사적 시간성, 지속 가능한 가치를 증명해 온 그의 빛나는 예술혼을 마주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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