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2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복합문화예술공간 방도(Bangdo)에서 기획전 《so-and-so》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기획자 김예송이 주최·주관하며, 박규나(nagi), 김동현(0to), 이형은(JA:U)이 작가로 참여한다. 디자인은 김도연이 맡았다.
《so-and-so》는 영어권에서 특정되지 않은 누군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우리 모두를 의미하는 ‘아무개’로 번역될 수 있다. 전시는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불특정한 존재들, 즉 ‘아무개’들의 삶에 주목하며, 삶을 유지하기 위해 반복하는 조정과 균형의 순간들을 ‘돌봄’의 언어로 읽어낸다. 우리는 매일 숨을 고르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누군가와의 거리를 조절하고, 공간을 정돈하며 살아간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눈에 띄지 않는 이러한 행위들은 삶의 적정선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조율의 과정이다. 《so-and-so》는 이러한 일상의 몸짓들을 자신을 향한 돌봄의 실천으로 바라보며, 오늘을 버티는 모든 존재들의 이야기를 예술적 시선으로 풀어낸다.
전시에 참여하는 세 작가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돌봄의 다양한 결을 제시한다. 이형은(JA:U)은 사진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작업 《돌봄의 얼굴》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지키고 유지하는 방식을 기록한다. 인물의 얼굴과 몸, 그리고 일상의 흔적이 남은 공간을 담아내며 각자가 삶을 견디는 시간을 시각화한다. 관람자는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동시에 자신의 돌봄의 방식 또한 되돌아보게 된다. 박규나(nagi)의 영상 설치 작품 《너머》는 관객의 움직임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스크린과 미러 필름 사이에서 관객은 반사되고 왜곡된 자신의 이미지를 따라 움직이며 새로운 시선을 탐색한다. 이러한 신체적 경험은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조정하는 인간의 태도를 드러내며, 돌봄의 리듬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한다. 김동현(0to)의 설치 작품 《얇은 그림자》는 카세트테이프와 철제 침대를 활용해 보호와 취약성, 기억과 소멸이 공존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비어 있는 침대 위에 드리워진 카세트테이프 구조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를 향해 지속되었던 돌봄의 흔적을 환기하며, 부재 이후에도 남아 있는 돌봄의 감각을 가시화한다. 이번 전시는 돌봄을 하나의 정의로 규정하기보다, 서로 다른 세 작가의 작업을 통해 돌봄이 지닌 다양한 의미와 층위를 제안한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마주하며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반복해온 작은 조정과 몸짓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관객 참여형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6월 14일에는 이형은(JA:U)이 진행하는 워크숍 《빛을 쫓는 사진 수업》이 열린다. 사진의 기본 장치와 사진 언어를 이해하는 첫 번째 프로그램과 현대 사진 예술을 탐구하는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사진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공유한다. 또한 김동현(0to)의 작업과 연계된 사운드 퍼포먼스 《얇은 그림자》가 6월 20일과 21일 양일간 진행된다. 《얇은 그림자》는 동명의 설치 작업이 놓인 공간 안에서 진행되는 앰비언트 라이브 퍼포먼스이다. 설치에 사용된 카세트테이프 중 일부는 공연을 위해 다시 기록되고 재생된다. 정지된 상태로 머물러 있던 구조 속에서, 테이프는 잠시 현재의 시간을 통과하며 소리의 매개가 된다.
기획자 김예송은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아무개들”이라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이 자신의 삶을 지탱해 온 작은 돌봄의 순간들을 발견하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so-and-so》는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통해 돌봄의 의미를 새롭게 사유하는 자리이자, 완성되지 않은 삶을 지속하기 위해 반복되는 조정의 순간들을 함께 바라보는 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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