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ée Bourdelle / 부르델 박물관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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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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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ée Bourdelle / 부르델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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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델 박물관은 몽파르나쓰 타워 근처에 위치하고 내가 살고 있는 집과도 멀지않은 거리에 있다. 이 박물관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 찾아와보니 정말 지척이라 놀라웠고, 박물관이 동네 일반 주택가에 아무렇지도 않게 위치한 바람에  제대로 찾아온 것인지 맞나 의아해하며 입구를 찾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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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20세기 초에 활동한 프랑스 조각가 앙투완 부르델은 파리 사립미술아카데미 그랑 쇼미에르 아카데미 (Académie de la Grande Chaumière) 에서 제자를 양성했고 그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비롯한 Germaine Richier, Vieira da Silva, Otto Gutfreund가 있다.  사실 로댕보다는 덜 유명한지라  별 관심이 없었다가 내가 좋아하는 자코메티가 그의 제자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부르델이 다시 보였다.  인간의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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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델은 로댕처럼 자신의 작품을 남기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1928년에 여러 건축 프로젝트를 직접 설계했다고 한다. 그는 심지어 각 조각품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박물관 지리학을  상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상상의 박물관은 그의 생애 동안 실현되지 않았다. 조각가가 거주하며 작업한 아파트에서 느껴지는 친밀감,   현대적 확장성과 대담한 윤곽을 지닌 그랜드 홀의 위엄을 통해 방문자들은 그의 삶과 작품의 여정을 발견할 수 있다.  



부르델의 뜻에 따라 박물관의 컬렉션은  그가 평생 동안 살았고 일했던 작업장에서 그의 모든 작품을 전시하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1949년 5월, 조각가의 상속자인 아내 클레오파트르 부르델(Cléopâtre Bourdelle, 1882-1972) 과 그의 딸인 로디아 뒤페-부르델(Rhodia Dufet-Bourdelle, 1911-2002)이 스튜디오와 그 주변의 땅, 조각 900점, 회화 100점을 기증했다고 한다. 상당한 아카이브 컬렉션 외에도 이  박물관은 약 15,000개의 사진, 3,000개의 조각, 4,000개의 드로잉과 수채화, 150개의 그림과 파스텔 작업을 보존중이다. 부르델의 사위인 미셸 뒤페가 이 유산을 보호하고 보급하기 위해 박물관의 큐레이터로 함께 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역시 결혼을 할 거면 잘해서 우리 아버지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는 남자를 만나야겠다는 사심이 들기도 했다.후훗



박물관 입장 전에는 거주지 한복판에 있는 박물관이다 보니 크지 않고 소박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들어와보니 부르델 박물관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컬렉션을 자랑하고  있어서 놀랐다. 매우 방대한 조각 컬렉션(석고, 청동, 대리석, 돌, 점토, 사암)은 물론이고 그래픽 아트 캐비닛에 보관된 예술가의 드로잉 컬렉션도 있다고 한다. 부르델의 삶과 작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진도 재현되고 있어서 조각가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부르델의 덜 알려진 영역인 그림 작업을 전시하며 작가의 초기 작업을 조명할 수 있는 박물관의 큐레이팅이 돋보였다. 영구 컬렉션 내에서 순환 전시되는 작가의 개인 컬렉션(골동품, 석고 캐스트, 회화, 드로잉 및 판화 등)은  그가 살던 당대에 뿌리를 둔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올해 초 '  샹젤리제 테아트르' 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과 피아니스트 김선욱, 그리고 첼리스트 에드가 모로의 트리오 클래식 연주회에 갔었는데 그 샹젤리제 테아트르 건축물의 미니어처가 전시되어 있어 왜일까 궁금해졌다. 자세히 살펴보니 부르델이 건축가로서 샹젤리제 테아트르 프리즈의 높은 부조 장식 디자인을 담당했던 것이었다. 그의 계획이 완전히 수렴된 결과물은 아니지만 이러한 메토프는 돌출된 조각이나 그 그림자가 매끄러운 벽을 흐리게 하지 않으며 프레임 워크를 숨기지 않게 하는 그의 뜻을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부로 들어가보면 이 음악의 사원이 파르테논 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그리스 사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샹젤리제 테아트르의 사진을 찍어두길 잘한 것 같다.



이번 방문에 기획전은 진행되지 않아 상설전만 보았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또하나의 좋은 뮤제의  발견이었다. 그리고 하나의 조각이 석고나 청동 등 재료를 달리하거나 혹은 크기를 달리하여 다양하게 제작된 작품이 많이 있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한 것을 한 곳에 모아 두니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기마상옆에서 찍은 사진은 조각이 얼마나 큰 지 비교하기 위한 인증샷!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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