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메 동양 박물관( Musée Guimet)이영희 한복전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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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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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메 동양 박물관( Musée Guimet)이영희 한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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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메 동양 박물관( Musée Guimet)



이 박물관은 진귀한 아시아 예술품들을 소장한 세계적 박물관으로 사업가이자 동양학자이면서 페쉬네 그룹 회장을 지낸 에밀 기메(Emile Guimet)가 리옹에 설립한 것을 1884년 파리로 옮긴 것이다. 확장 공사 후 재개관한 이 박물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인도,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그리고 기타 동남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문화를 보여 준다.


에밀 기메가 숨을 거둔 후 1927년에는 모든 유물이 정부에 기증되고, 중앙 아시아와 중국 등에서 가져온 귀중한 예술품들이 박물관에 들어오게 되었고 동시에 트로카데오에 있던 동양 유물들도 모두 기메 박물관으로 이전했다. 박물관은 1997년부터 진행된 대대적인 공사를 마치고 2001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4만 5천 점이 넘는 작품들과 동시에 보기 드문 소장품들로 유명한데, 예를 들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 조각상들이나 1,600점의 히말라야 미술품이 그것이다. 중국 청동기와 칠기, 일본, 인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집한 수많은 불상들도 볼거리이다.


한국의 작품으로는 삼국 시대의 〈반가사유상〉을 비롯한 불상들, 1954년 일본에서 프랑스인이 구입한 신라 금관, 고려 청자, 천수관음보살상, 조선 백자 및 고가구, 이한철의 〈화조도〉와 조만영의 〈초상〉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귀중한 작품인 김홍도의 민화 팔폭 병풍 등이 소장되어 있다.


(enjoy 파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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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내에 있는 동양 전문 박물관인 귀메박물관의  인스타를 팔로우하던 도중 갑자기 한복이 보여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뭘까 찾아 들어가 보니  몇년전 작고한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의 한복전이 12월 초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프랑스 시내 한복판에서 우리나라 한복 전시가 열린다는 뿌듯한 마음과 이참에 동양의 문화재를 소개하는 귀메 박물관을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파리 시내는 교통파업 대란 중이라 또 거의 한시간을 걸어서 도착했다.  그러나  26세미만 학생에게는 비싼 입장료가 면제되어 유학생 녹두는 한시간 걸어온 품이 아깝지 않아 기쁜 마음으로 입장을 했다.



한복전은 지하 전시장에 기획전의 형식으로 열리고 있었는데 상당히 볼 거리가 많았다. 그러나 전시 도입부에 이영희 연표(?)혹은  연대기가 부착되어 있었는데 그 캡션만으로는  대한민국이 아직까지 독재 국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민주 정부 대통령은 언급이 없는 불성실한 설명이었다. 박정희의 독재 정권을 설명해 두고 그 후 민주 정권 이야기는 거의 하나도 없이 박정희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내용만 있었다. 그나마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한 줄 나와 있었는데 김영삼 대통령의 경우는 '김영산'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영희 디자이너 측이 자료를 잘못 제공한 것인지 우리나라 문화원의 실수인지 귀메 미술관의 부주의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떤 통로을 통해서라도 이 사실을 말할까 생각하다가 프로불편러로 남고 싶지 않아 일단 비겁하게(?) 포기했다.



도입부를 지나면서 아름답고 고운 색감의 한복들을 만나며 새삼스럽게 우리 한복의 美에 점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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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복의 품위있는 자태 뿐아니라 어린 아이들의 한복에 이르기까지  정말 곱고 아름다운것이 많아서 입고 싶을 정도였다. 



일반 전통 한복과 오뜨꾸튀르식으로 재탄생한 한복들은 인터내셔날한 드레스로도 손색이 없었다. 우리가 보통 '개량 한복'으로 부르는 스님이나 수도자들이 입는 듯한 한복의 느낌이 아니라 너무도 세련된 요즘 신세대적인 느낌의 한복들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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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촌 경복궁 근처에가면 외국인들 혹은 우리나라의 젊은 사람들도 한복을 빌려 입고 기념사진도 찍고 궁궐을 드나드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사실 한복을 입는 문화 자체는 높이 살만한데 그들이 입고 다니는 국적불명의 이상한 한복이 늘 눈에 거슬렸었다.그 이상한 한복 때문에 우리 한복의 진짜 아름다움이 완전히 퇴색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기생의 복장이 전통 한복으로 여겨지거나 분홍색 반짝이나 싸구려 금박 은박이 박힌 한복들은 오히려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 전시에서 본 이영희 디자이너의 한복은 그야말로 우리 한복의 위상을 높여 줬다는 확신이 들었다. 귀메 박물관에서 한 디자이너에 대한 헌정 전시를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이영희 한복은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를 세계에 알린 대단한 계기임에 분명했다.



한복전을 보고 뮤지엄샵에 들렀는데 한복의 색감을 이용한 아트 상품들도 많이 있었다.  녹두 특파원의 색동 에코백도 쇼윈도우 제품들과 잘 어울려 한 컷 ! ㅎㅎ


한국전통문양의 필통과 열쇠고리 등등 우리나라 인사동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물건들을 팔고 있어 재미있었다. 게다가 한복전 방명록에  한국어과를 다니는 프랑스 학생들이 남긴 후기들도 흐뭇한 웃음을 짓게 했다. 삐뚤삐뚤한 글씨체와 어색한  문어체로 후기를 남긴 모습이 귀엽고 고마웠다. 게다가 평일 낮인데도 한복전을 보러온 프랑스인들이 꽤나 많아 뿌듯하기까지 했다.



기획전을 보고 천천히 귀메 박물관을 둘러 보았는데  무려1~4층까지 전시가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접하지 못하던 캄보디아 인도 태국 등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의 유물들을 많이 구경했다. 물론 중국이 가장 많았고 중국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 문화재의 비중은 그닥 크지 않았지만 이우환방이 있어서 조금 놀랐다. 전시장 각 방마다 유명인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이우환작가 방도 있어서 프랑스에서 이우환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 어머니가 리움에서 도슨트할때 이우환 작가에 대해 설명해 주신적이 있는데 그는 우리나라 작가 중 가장 자신의 작품을 철학적으로 잘 설명하는 작가라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의 철학적 개념과 작품세계가 아마도 프랑스 사람들에게 어떤 동양적 매력을 주는 건 아닐까! 박물관 입장료가 무료인 만큼 한국이 그리울 때면 자주 이 곳에 들러서 향수를 달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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